[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코인원과 디지털엑스가 원화마켓 거래 수수료를 없애며 이용자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거래 수수료 무료화 이후 두 거래소 모두 거래대금과 시장점유율이 상승하면서 중소형 거래소의 점유율 경쟁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늘어난 거래대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면서 수수료 무료화로 끌어올린 거래량을 실제 이용자 확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코인원에는 한국투자증권과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OKX가 주요 주주로 합류했고, 디지털엑스는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전통 금융회사와 글로벌 거래소를 새 우군으로 확보한 만큼 무료화 기간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서비스 경쟁력을 높여 이용자를 붙잡겠다는 전략이다.
2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코인원은 지난달 26일부터 원화마켓 전 종목을 대상으로 거래 수수료 0%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앱과 웹에서 30일짜리 수수료 무료 바우처를 발급받는 방식으로, 만료 이후에도 다시 발급받을 수 있다.
코인원이 코인마켓캡(CMC)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 거래대금 기준 시장점유율은 8월 한 달 평균 3.62%에서 이달 1~27일 평균 6.04%로 2.42%포인트 상승했다. 무료화 이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평균 점유율이 6%대로 올라선 셈이다.
디지털엑스는 코인원보다 이틀 앞선 지난달 24일부터 1년간 원화마켓 전 종목의 거래 수수료를 면제했다. 별도의 신청 없이 지정가와 시장가 거래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디지털엑스가 집계한 무료화 이전 2주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120억원, 시장점유율은 0.6%였다. 무료화 직후 2주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1000억원으로 8배 넘게 늘었고 점유율도 3.6%까지 뛰었다. 이 기간에는 수수료 무료화뿐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리플USD(RLUSD) 거래 이벤트 효과도 더해졌다.
이벤트 효과가 줄어든 이후에도 거래대금과 점유율은 무료화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7일 기준 최근 2주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700억원, 점유율은 2.3%였다. 최근 1주간으로 범위를 좁히면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900억원, 점유율은 2.6%를 기록했다. 초기 급등세에서는 내려왔지만 무료화 이전과 비교하면 거래대금과 점유율 모두 높은 수준이다.
두 거래소의 거래대금 증가에는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디지털엑스에 따르면 무료화 이전 전체 거래대금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대였지만 최근 2주간에는 약 70%까지 상승했다. 최근 거래의 대부분은 테더(USDT)에 집중됐다. 회사는 USDT/KRW 마켓의 오더북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거래대금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외부 집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디지털엑스의 스테이블코인 거래 비중은 무료화 이전 11일간 평균 46.9%에서 이후 11일간 평균 71.2%로 24.3%포인트 상승했다. 코인원 역시 무료화 이후 지난 3일까지 9일간 스테이블코인 거래 비중이 평균 53.4%로 절반을 넘어섰다.
수수료 무료화가 거래대금과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내고 있지만 두 거래소 입장에서는 비용도 감수해야 한다. 거래가 늘더라도 무료화 기간에는 거래 수수료 매출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무료 거래로 확보한 유동성과 이용자를 수수료 정책이 끝난 뒤에도 얼마나 붙잡아둘 수 있느냐가 이번 경쟁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새 주주와의 협력도 이런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코인원에는 한국투자증권과 OKX가 각각 지분 19.6%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합류했다. 디지털엑스는 미래에셋컨설팅이 지분 97.15%를 확보하면서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금융회사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가 주주로 들어오면서 두 거래소 모두 서비스 고도화와 사업 확장에 활용할 수 있는 우군을 확보한 셈이다.
다만 디지털자산 관련 제도 정비가 진행 중인 만큼 새 주주와의 시너지를 스테이블코인 등 본격적인 금융·가상자산 결합 사업으로 확장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당장은 무료화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디지털엑스는 무료화에 따른 거래 수수료 감소분을 비영업수익 등으로 보완하면서 이용자 기반 확대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엑스 관계자는 "수수료 무료화 기간 중 오더북 유동성 확보, 신규 업데이트나 AI 서비스 출시 등을 바탕으로 거래소의 경쟁력을 높이고 이용자를 모으는 데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인원 역시 무료 수수료 자체보다는 새 주주와의 협업을 포함한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수수료 혜택이 끝난 뒤에도 이용자가 남을 수 있도록 기술적 편의성과 전통 금융 수준의 신뢰성을 갖춘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코인원 관계자는 "수수료 무료 정책에만 의존한 단순한 출혈 싸움으로 변질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국투자증권, OKX 등 각 분야 최고 파트너사들과 함께 본질적인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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