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국내 카셰어링 1위 업체 쏘카가 신규 차량 구독 서비스 ‘쏘픽’을 내놓으며 차량 구독 사업 확대에 나선다. 기존 ‘쏘카구독’과 달리 일정 최소 이용기간을 채우면 별도의 위약금 없이 차량을 바꿀 수 있고, 특정 완성차 브랜드에 묶이지 않고 다른 브랜드 차량으로 갈아탈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차량 교체라는 강점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내달 1일 ‘쏘픽’을 출시할 예정이다. 쏘픽은 기존 차량 구독 서비스인 쏘카구독보다 이용 기간을 대폭 늘리고, 최소 이용 기간을 채우면 위약금 없이 타 브랜드 차량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쏘카구독이 중·단기 이용 수요를 겨냥했다면 쏘픽은 장기간 차량을 이용하면서 필요에 따라 차를 바꿔 타는 구독 서비스를 지향하는 것이다.
쏘픽의 가장 큰 변화는 길어진 이용 기간이다. 이용 기간은 최소 12개월부터 최대 60개월로 파악된다. 기존 쏘카구독이 최소 1주일부터 최대 1년까지인 것과 비교하면 계약 기간이 크게 늘었다. 현대 제네시스 셀렉션은 최대 180일(일부 차종 360일), 기아플렉스는 최대 540일(약 18개월)까지 이용할 수 있어 완성차 업체의 구독 상품과 비교해도 긴 편이다.
차량 선택 폭도 넓다. 현대차 아반떼, 기아 K8, 제네시스 GV70 등 국산차뿐 아니라 테슬라 모델Y, 볼보 XC60 등 수입차도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의 구독 서비스가 자사 브랜드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과 달리 다양한 브랜드의 차량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이용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쏘카가 쏘픽을 내놓은 배경에는 차량을 직접 구매하기보다 빌려 쓰는 수요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렌터카 등록 대수는 2015년 약 54만대에서 지난해 115만대로 10년 만에 112.9%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121만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2015년 약 3조7000억원이던 국내 렌터카 시장이 2019년 6조원 규모로 성장한 데 이어 올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역시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자동차 대여사업’을 추가하는 등 관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쏘픽의 핵심 경쟁력인 차량 교체가 오히려 사업의 가장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차량을 제공하려면 다양한 차종을 확보해야 하지만 실제 수요가 일부 인기 차종에 몰릴 가능성이 있어서다. 다시 말해 원하는 차량과 보유 재고 간 수요·공급 불일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인기 차종 수요에 대비해 차량을 미리 매입하면 자금 부담이 커지고, 확보한 차량의 수요가 이어지지 않으면 유휴차량으로 남는다. 이 경우 차량의 감가상각은 물론 보험·정비·주차·세차·탁송 등 비용이 계속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차량 교체가 차별화 요소지만 소비자들이 장기 이용 과정에서 실제 얼마나 자주 차량을 바꿀지도 검증된 것이 없다. 선호하는 인기 차종을 배정받은 고객이라면 굳이 다른 차로 교체할 유인이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는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원하는 차로 바꿔 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지만 결국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차량을 공급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며 “특정 인기 차종으로 수요가 몰리면 보유 차량만으로 대응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요에 맞춰 같은 차종을 대거 확보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완성차 업체의 법인 판매 계획과 공급 물량까지 고려하면 결국 수요와 재고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맞추느냐가 사업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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