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에이엘로봇이 실적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에서도 몸값을 높여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지난해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영업손익도 적자로 돌아섰지만 투자유치 과정에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1년여 만에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이번 IPO에서도 미래 실적을 기반으로 2000억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제시하면서 높아진 몸값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엘로봇은 최근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총 240만주를 전량 신주로 모집하며 희망공모가는 1만5700~1만7600원이다. 공모금액은 377억~422억원으로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1900억~2100억원이다.
에이엘로봇은 로봇에 적용되는 힘·토크센서와 모터 제어 기술 등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지난 2023년 80억원이었던 매출은 이듬해 151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다만 지난해 매출은 150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영업이익도 2024년 19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13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84억원, 영업손실 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기업가치는 꾸준히 높아졌다. 에이엘로봇은 지난해 프리IPO에서 약 81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 5월 현대차증권이 운용하는 펀드로부터 50억원을 추가로 유치할 당시에는 프리머니 기준 기업가치가 약 1600억원까지 치솟았다. 실적 성장세가 주춤한 사이 몸값은 두 배가량 뛴 셈이다.
IPO를 앞두고 산출한 평가가치는 한 단계 더 높아졌다. 대표주관사인 대신증권은 에이엘로봇의 주당 평가가액을 2만3108원으로 산출했다. 이를 기준으로 한 평가가치는 2800억원대다. 이후 23.84~32.06%의 할인율을 적용해 희망공모가를 결정했다.
기업가치 산정에는 현재 실적보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반영됐다. 에이엘로봇은 올해 181억원인 매출이 2027년 354억원, 2028년 548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 역시 올해 2억원에서 2027년 37억원, 2028년에는 142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공모가 산정에도 2028년 추정 실적을 활용했다. 대신증권은 2028년 추정 당기순이익 117억원을 연 20% 할인율을 적용해 현재가치 약 78억원으로 환산했다. 여기에 비교기업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37.17배를 적용해 주당 평가가액을 산출했다.
결국 에이엘로봇 입장에서는 향후 실적 개선을 통해 높아진 몸값을 뒷받침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 성장이 정체된 데다 올해 상반기까지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로봇 시장 확대와 고객사 확보를 통해 회사가 제시한 성장세를 현실화할 수 있을지가 IPO 과정에서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로봇 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장성을 기업가치에 반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에이엘로봇도 현재 실적보단 향후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 여부가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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