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코스닥 상장사 ‘위즈코프’에서 정승환 회장이 지배하는 비상장 투자회사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수년에 걸쳐 위즈코프 주식을 사들인 에스에이치에셋이 정 회장의 개인 지분율을 처음 넘어 최대주주에 올라서면서다. 정 회장의 아들 정재하 이사도 본사와 자회사에서 경영 참여를 넓히고 있어 투자법인의 지배력 확대와 2세 경영 참여가 향후 승계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위즈코프는 최근 최대주주가 정 회장에서 에스에이치에셋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에스에이치에셋은 자기자금 약 1억원을 들여 위즈코프 주식 4만9934주를 장내매수했다.
이번 매수로 에스에이치에셋의 보유 주식은 246만2786주, 지분율은 16.26%가 됐다. 기존 15.93%에서 0.33%포인트 높아지면서 정 회장의 개인 지분율 16.10%를 넘어섰다. 정 회장의 보유 주식은 243만9174주로 변동이 없으며 양측 합산 지분율은 32.04%에서 32.36%로 확대됐다. 특수관계인 사이에서 최대주주가 바뀐 만큼 실질적인 경영권 변동은 없지만, 위즈코프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오너 개인 대신 투자법인이 이름을 올렸다는 점은 눈길을 끈다.
이번 최대주주 변경은 일회성 지분 매입의 결과라기보다 수년에 걸친 에스에이치에셋의 지분 확대 과정에서 나타났다. 에스에이치에셋은 2023년 말 6.15%였던 위즈코프 지분율을 2024년 말 10.34%, 지난해 말 12.30%로 높였다. 올해 들어서도 3%포인트 넘게 추가 매입해 15.93%까지 끌어올린 데 이어 이번 매수로 16.26%까지 높였다. 3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지분율을 10%포인트 넘게 끌어올린 셈이다.
추가 매입도 진행 중이다. 에스에이치에셋은 앞서 위즈코프 주식 50만주를 장내에서 추가 취득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시상 취득 목적은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다. 계획대로 매입을 마치면 에스에이치에셋의 지분율은 19%대로 더 높아질 전망이다. 정 회장이 개인 지분율 16.10%를 유지하는 동안 투자법인 쪽에서 위즈코프 지분을 꾸준히 쌓아온 흐름이다.
새 최대주주인 에스에이치에셋은 정 회장이 지분 39.44%를 보유한 비상장 투자회사다. 김미정 대표가 21.36%를 갖고 있고 정 회장도 사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정 회장이 최대주주이자 임원으로 있는 투자법인이 위즈코프 최대주주로 올라선 구조다. 이 법인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 118억원, 자기자본 116억원으로 부채가 거의 없는 구조다.
지분 관계 외에도 에스에이치에셋과 위즈코프의 연결고리는 확인된다. 에스에이치에셋의 소재지는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429 위즈빌딩 8층으로 위즈코프 본점과 같다. 위즈빌딩은 위즈코프가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다. 사명에 쓰인 '에스에이치(SH)' 역시 정 회장의 영문 이니셜과 일치한다.
위즈코프는 1995년 IT 업체로 출발해 2000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현재는 고속도로 휴게소와 주유소 운영을 주력으로 하며 올림피아드교육과 드림원시스 등 자회사를 통해 교육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547억원, 영업이익은 37억원이다. 전체 매출에서 휴게소·주유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67.37%, 교육 용역매출은 31.55%다.
투자법인이 위즈코프 지분을 늘리는 사이 정 회장의 아들 정재하 이사는 경영 보폭을 넓혀왔다. 1990년생인 정 이사는 공시상 2023년 5월부터 위즈코프 경영지원본부 실장으로 재직했고, 2024년 8월부터는 올림피아드교육과 드림원시스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위즈코프 사내이사로 선임돼 본사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정 이사는 현재 위즈코프에서 경영지원 업무를 담당하면서 자회사 위즈네트웍크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본사 실무에서 시작해 이사회와 자회사 경영까지 역할을 넓히며 경영 참여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온 모습이다.
오너 투자법인의 최대주주 등극과 2세의 경영 참여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승계 구도에서 주목할 대목이다. 에스에이치에셋이 위즈코프 지분을 계속 늘려 지배구조상 비중을 키울 경우 향후 이 투자법인의 지분을 누가 보유하느냐가 위즈코프에 대한 간접 지배력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 이사가 에스에이치에셋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 단계에서 투자법인의 지분 확대를 승계 작업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에스에이치에셋의 주주 구성과 향후 지분 이동은 위즈코프의 중장기 승계 구도를 가늠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딜사이트는 정 이사의 에스에이치에셋 지분 보유 여부와 향후 지배구조 계획 등을 확인하기 위해 위즈코프 측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담당자 부재로 구체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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