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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 위기' 육일씨엔에쓰, 주인 그대로인데 경영권은 새판
박준우 기자
2026-09-28 08:00:00
신규 이사 4인 이사회 과반 가능…구자옥 대표 31% 최대주주 유지
이 기사는 2026-09-23 09:46:54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육일씨엔에쓰’가 최대주주는 그대로 둔 채 이사회 주도권을 재편한다. 지분 31%를 쥔 구자옥 대표가 최대주주로 남는 반면 30억원을 투자해 13%를 확보한 김승준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서는 구조다.

시가총액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상황에서 60억원의 외부 자금을 수혈받은 데 이어 이사회 재편까지 추진하면서다. 당장의 상장폐지 위험을 낮추는 동시에 신규 경영진을 앞세워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승부수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육일씨엔에쓰는 오는 10월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신규 이사 후보는 김승준·조현선·이정호 씨 등 사내이사 3인과 한정훈 사외이사 1인 등 총 4인이다.


육일씨엔에쓰는 신규 이사 선임과 함께 이사 수를 기존 '3인 이상'에서 '3인 이상 7인 이하'로 제한하는 정관 변경안도 상정했다. 현재 이사회가 4명으로 구성돼 있어 정관 변경안과 신규 이사 선임안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하려면 기존 이사 가운데 최소 1명이 물러나야 한다. 이 경우 신규 후보 4명이 전체 이사의 과반을 차지할 수 있다. 최대주주 지분에는 변화가 없지만 이사회 무게중심은 신규 인사 쪽으로 이동할 수 있는 구조다.


육일씨엔에쓰 임시주총 핵심 안건. (그래픽=김민영 기자)

이사회 재편의 중심에는 김 후보가 있다. 그는 현재 코넥스 상장사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 대표를 맡고 있다. 최근 육일씨엔에쓰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도 직접 참여해 30억원을 투입했다. 주당 1301원에 신주 230만5918주를 인수했으며 신주 상장 후 지분율은 13.05%다. 김 후보는 주식 대량보유보고에서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명시했다. 신주에는 1년간 의무보유도 설정돼 있다.


같은 시기 또 다른 30억원의 외부 자금도 들어왔다. 정한섭 씨가 주당 1500원에 신주 199만9999주를 인수했다. 정 씨의 지분율은 취득 당시 발행주식수 기준 13.02%였지만 김 후보에게 발행된 신주까지 반영한 현재 발행주식총수 기준으로는 11.32%다.


두 투자자의 성격은 뚜렷하게 갈린다. 김 후보가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신고하고 이사 후보에도 오른 것과 달리 정 씨는 단순투자를 목적으로 신고했고 이사 후보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의무보유기간도 김 후보는 1년, 정 씨는 6개월이다. 같은 30억원을 넣었지만 김 후보는 경영 참여, 정 씨는 재무적 투자에 무게가 실린다.

60억원을 수혈했지만 최대주주는 바뀌지 않았다. 유증 전 1335만7701주였던 발행주식총수는 신주 430만5917주가 추가되면서 1766만3618주로 늘었다. 현재 육일씨엔에쓰의 최대주주는 구 대표로, 이달 11일 기준 552만1401주를 보유하고 있다. 유증 후에도 지분율은 31.26%로 김 후보의 13.05%를 크게 웃돈다. 결과적으로 31.26%를 보유한 구 대표는 최대주주 지위를 지키는 반면 13.05%를 확보한 김 후보가 경영 전면에 나서는 이례적인 구도가 만들어졌다. 구 대표와 김 사내이사 후보자, 정 씨는 모두 특수관계자로 엮여있지 않은 상태다.


지분구조에서는 구 대표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지만 이사회에서는 신규 인사들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최대주주=경영 주도세력'이라는 통상적인 구조와 달리 지분 지배력과 이사회 주도권이 분리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육일씨엔에쓰 유증 후 지배구조. (그래픽=김민영 기자)

육일씨엔에쓰가 이 시점에 외부 자금을 끌어들인 배경에는 상장 유지라는 급한 불이 자리 잡고 있다. 에듀테크 사업을 영위하는 육일씨엔에쓰는 지난 7월21일 시가총액 200억원 미달을 이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 90거래일 동안 시총 200억원 이상을 45거래일 연속 유지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


유증은 시총 기준 충족 여력을 단기간에 높이는 효과를 냈다. 주가가 동일하다는 전제에서는 신주 발행으로 상장주식수가 늘어난 만큼 시가총액도 커지기 때문이다. 이번 60억원 유증으로 총 430만5917주의 신주가 발행되면서 전체 발행주식수는 기존보다 32%가량 증가했다.


신주 상장 전인 지난 18일 209억원이던 육일씨엔에쓰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280억원까지 늘었다. 전날(22일) 종가 기준 시총 200억원 이상을 18거래일 연속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27거래일을 더 연속해 기준 이상을 유지하면 시가총액 요건에 따른 상장폐지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유증으로 당장의 상장폐지 위험을 낮출 시간을 번 셈이다.


김 후보 역시 30억원을 투입해 코스닥 상장사의 경영에 직접 참여할 발판을 마련했다. 지분율은 구 대표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이사 선임안이 통과되면 이사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가 생긴다. 최대주주에 오를 만큼 지분을 확보하지 않고도 경영 참여가 가능한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대신 김 후보도 상장폐지 위험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김 후보가 취득한 신주는 1년간 의무보유돼 있어 회사가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갈 경우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 30억원으로 경영 참여의 기회를 확보한 대신 향후 상장 유지와 기업가치 회복이라는 과제도 함께 떠안은 셈이다.


경영진 교체는 사업 방향 변화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후보는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 대표를 맡고 있으며 육일씨엔에쓰는 이번 임시주총에서 의약품 등을 비롯한 신규 사업목적을 대거 추가할 예정이다. 김 후보가 이사회에 합류하면 기존 에듀테크 사업과 별개로 바이오·의약품 관련 신사업 추진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유증만으로 상장 유지 문제가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시총 약 280억원은 현행 시가총액 기준인 200억원을 웃돌지만 2027년 7월부터 적용될 300억원 기준에는 아직 못 미친다. 당초 2027년 1월로 예정됐던 기준 상향 시점이 6개월 늦춰지면서 시간을 벌었지만 신주 발행을 통한 시총 확대를 넘어 신사업과 실적을 통해 기업가치 자체를 끌어올려야 한다.


결국 육일씨엔에쓰는 60억원 수혈로 시총 방어 시간을 벌고 이사회 재편이라는 승부수까지 띄웠다. 31.26%를 보유한 구 대표가 최대주주로 남은 가운데 13.05%를 확보한 김 후보가 경영 전면에 서는 만큼 임시주총 이후 실제 경영 주도권이 어디로 향할지가 지배구조 재편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딜사이트는 육일씨엔에쓰 측에 유증과 이사회 재편의 배경, 임시주총 이후 구 대표와 김 후보의 역할 및 경영구조 등을 문의했다. 육일씨엔에쓰 관계자는 "현재 임시주총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관련 질의에 대한 답변이 어렵다"고 말했다.

육일씨엔에쓰의 지배구조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 거야?
최대주주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이사회 주도권이 재편될 수 있는 구조예요. 지분 31.26%를 보유한 구자옥 대표가 최대주주로 남는 가운데, 30억원을 투자해 13.05%의 지분을 확보한 김승준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서는 형태예요.
이번에 투자한 사람들은 누구고, 투자 목적도 다 달라?
김승준 대표와 정한섭 씨가 각각 30억원씩 투자했어요. 김승준 대표는 주당 1301원에 230만5918주를 인수해 지분율 13.05%를 확보했으며,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명시했어요. 반면 정한섭 씨는 주당 1500원에 199만9999주를 인수해 지분율 11.32%를 확보했으며, 단순투자 목적으로 신고했어요.
10월에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어떤 안건들을 다룬대?
신규 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안을 다룰 예정이에요. 신규 이사 후보로 김승준·조현선·이정호 사내이사 3인과 한정훈 사외이사 1인 등 총 4인이 올라와 있어요. 또한 이사 수를 기존 '3인 이상'에서 '3인 이상 7인 이하'로 제한하는 정관 변경안도 상정했어요.
상장폐지 위험은 어떻게 관리하고 있어? 시가총액은 어떻게 변했어?
유상증자를 통해 시가총액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어요. 육일씨엔에쓰는 지난 7월 21일 시가총액 200억원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되었는데, 이번 60억원 유증으로 시가총액이 209억원(18일 기준)→약 280억원까지 늘어났어요. 현재 시가총액 200억원 이상을 18거래일 연속 유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27거래일을 더 유지하면 상장폐지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다만 2027년 7월부터 적용될 시가총액 300억원 기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상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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