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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로컬 여신 '36대36'…하나인니, 현지 대형은행과 본격 경쟁
자카르타(인도네시아)=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2026-09-27 07:00:00
본점 중앙심사·사후관리로 NPL 0%대 유지…연간 순익 600억원 정조준
이 기사는 2026-09-23 14:59: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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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인니법인 본사 1층에 위치한 영업점. (사진=딜사이트)

한류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K-금융의 글로벌 행보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진출은 이제 주요 금융사에 단순한 기회 모색이 아니라 핵심 사업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탄탄한 해외 실적은 '생산적 금융'이 강조되는 현시점에서 선순환적 수익 구조를 만들어가는 동력이 되고 있다. 딜사이트는 이번 기획을 통해 세계 각 거점에서 펼쳐지는 국내 금융사의 현지 사업과 전략, 그리고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한다. [편집자 주]


[자카르타(인도네시아)=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한국계 기업을 중심으로 출발했던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하나은행 인니)의 고객 기반이 현지 대기업으로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로컬 대기업 비중은 36%까지 올라 한국계 기업과 같은 수준이 됐다. 고객 기반을 현지화하면서도 부실채권(NPL) 비율은 0%대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나은행 인니가 택한 방식은 ‘영업은 현지에서, 심사는 본점에서’로 요약된다. 현지 인력이 고객을 발굴하되 여신 판단은 본점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로컬 영업 확대와 건전성관리를 함께 꾀하고 있다.


이 같은 영업·심사체계를 기반으로 하나은행 인니는 대출자산 50조루피아를 다음 목표로 잡았다. 올해 상반기 말 43조2305억루피아에서 약 6조7700억루피아를 더 늘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연간 6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하는 은행으로 자리 잡겠다는 구상이다.


◆한국계 중심서 로컬 36%까지…합병 시너지로 고객 기반 확대


고영렬 하나은행 인니 법인장은 최근 자카르타 본점에서 딜사이트와 만나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현지 법인의 성공적인 통합을 거치며 한국계 기업 중심에서 로컬 대기업과 중소기업(SME)으로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는 데 성공했다”며 “외형 경쟁에 치우치기보다 철저한 여신 심사와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외부 충격에도 흔들림 없는 탄탄한 중견은행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인니의 현재 기업금융 포트폴리오는 두 현지 법인의 통합을 거치며 만들어졌다. 한국계 기업 영업과 외환·무역금융에 강점을 지닌 옛 외환은행의 역량에 로컬 영업과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던 옛 하나은행의 노하우가 결합됐다.

하나은행은 2007년 현지 은행을 인수하며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2012년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 따라 두 현지 법인의 통합 작업이 진행됐고, 2014년 현재의 하나은행 인니로 재편됐다.


통합 초기 영업의 중심은 한국계 기업이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대출과 외환·무역금융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후 현지 인력과 영업망을 활용해 로컬 기업으로 고객 기반을 넓히는 작업이 본격화됐다.


고 법인장은 “통합 초반에는 한국계 기업과 외환·무역금융 중심의 영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현지 영업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현재의 수준으로 성장했다”며 “최근에는 BRI와 만디리, BNI, BCA 등 현지 대형은행과도 직접 경쟁할 만큼 고객 기반과 사업 범위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말 하나은행 인니의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로컬 대기업과 한국계 기업 비중은 각각 약 36%를 차지했다. 중견기업과 SME가 각각 약 11%, 리테일이 약 5% 수준이다.


주목할 부분은 두 비중이 같다는 사실 자체보다 한국계 기업 중심이던 포트폴리오에서 로컬 대기업이 36%까지 올라왔다는 점이다. 기존 강점인 한국계 기업금융을 유지하면서 로컬 대기업으로 고객 기반을 넓혀 현지화를 진행한 셈이다.


◆ 영업은 현지에서, 심사는 본점에서…로컬 확대 '안전장치'


로컬 기업을 늘리는 과정에서 하나은행 인니가 가장 중요하게 두는 것은 여신 심사다. 현지 기업에 대한 정보 접근성과 부실 발생 이후 채권 회수 여건 등을 고려하면 외형을 빠르게 늘리는 것보다 우량 차주를 선별하는 작업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 인니는 본점 중심의 중앙집중식 여신 심사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영업점에서 여신을 독립적으로 결정하기보다 본부와 사전 협의를 거친 뒤 신청 금액과 여신 조건 등에 따라 본점 여신위원회가 최종적으로 심사하는 구조다.


현재 전국 약 38개 영업점은 고객을 발굴하고 여신을 신청하는 역할을 맡지만 최종적인 승인 판단은 본점 심사체계 안에서 이뤄진다. ‘영업’과 ‘승인’을 분리해 개별 영업점이 실적 확대를 위해 과도하게 여신을 취급할 가능성을 낮추는 구조다.


심사 과정에서는 담보뿐 아니라 자금 용도와 해당 산업의 전망, 차주의 현금흐름과 상환능력, 담보의 종류와 환가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여기에 내부 신용평가 결과와 금융당국 등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타 금융회사 거래·연체 관련 정보도 교차 검증한다. 외부에서 확보할 수 있는 기업 정보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현지 금융환경을 감안해 한 가지 지표나 담보가 아니라 여러 정보를 함께 확인하는 방식이다.


심사 권한은 본점에 집중했지만 차주 발굴과 정보 수집은 철저히 현지화했다. 현지 디렉터와 직원들은 기업의 과거 거래관계와 산업 특성, 현지에서 축적한 거래정보 등을 바탕으로 차주의 실질적인 신용도를 판단한다.


현지에서 확보한 정성적 정보와 본점의 체계적인 여신 심사를 결합해 로컬 기업을 발굴하되 여신의 질을 관리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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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비즈니스 중심지인 SCBD를 지나면서 촬영한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본점 외관. (사진=딜사이트)

◆ 대출 후에도 차주 계속 본다…NPL 0%대 유지


리스크 관리는 대출 실행 이후에도 이어진다. 하나은행 인니는 여신 규모에 따라 차주의 재무상태와 신용도를 주기적으로 다시 점검하는 사후관리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원화 환산 기준 40억원 이상의 여신은 매 분기, 5억원에서 40억원 사이 여신은 반기 단위로 모니터링한다. 이보다 규모가 작은 기업여신도 정기적으로 재무제표를 확보해 신용등급을 재평가한다.


차주의 신용도에 변화가 생기거나 상환능력에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선제적인 관리에 들어간다. 부실이 현실화된 뒤 대응하기보다 차주의 재무상태가 악화되는 초기 단계에서 위험 신호를 포착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 같은 관리체계는 SME처럼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차주군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도 적용된다. 하나은행 인니에 따르면 SME 여신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보다 경기와 물가, 원자재 가격 등의 영향을 크게 받아 상대적으로 높은 연체율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해진 성장 목표를 맞추기 위해 SME 여신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차주의 상환능력과 포트폴리오 건전성을 우선하면서 경기 상황에 따라 취급 속도를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리스크 관리 기조 속에서 NPL 비율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0.68%였던 NPL 비율은 7월 말 0.4% 수준으로 낮아졌다.


◆ 43조→50조루피아…규모의 경제로 연 600억원 목표


건전성을 바탕으로 하나은행 인니가 다음으로 노리는 것은 ‘규모의 경제’다. 올해 상반기 말 대출자산은 43조2305억루피아로 50조루피아 목표까지 약 6조7700억루피아를 남겨두고 있다.


고 법인장은 50조루피아가 단순한 외형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일정 수준의 자산 규모를 확보해 안정적인 이익을 반복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는 이유에서다.


수익 규모도 이미 커지고 있다. 하나은행 인니는 지난해 연간 순이익 6110억루피아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보다 9.2% 증가한 3608억루피아의 순이익을 거뒀다. 중장기적으로는 원화 기준 연간 6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대기업 여신을 중심으로 확보한 수익 기반 위에 SME와 리테일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약 4조루피아 수준인 SME 대출은 경기 정상화에 맞춰 장기적으로 8조루피아까지 늘린다는 구상이다. 대출자산 50조루피아를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약 16%에 해당하는 규모다.


단순히 기업금융의 외연을 넓히는 데 그치지 않고 예금과 외환·무역금융, 자산관리(PB) 부문도 함께 키울 계획이다. 특정 대출자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하나은행 인니의 목표는 가장 빠르게 몸집을 키우는 은행보다 건전성을 지키면서 꾸준히 이익을 내는 은행에 가깝다. 한국계 기업 중심이던 고객 기반을 로컬 대기업까지 넓힌 데 이어 이제는 대출자산 50조루피아라는 다음 단계로 향하고 있다. 성장 과정에서도 현재의 낮은 부실 수준과 수익성을 유지하는 것이 하나은행 인니가 내건 성장의 전제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의 고객 기반이 어떻게 변했어?
로컬 대기업 비중이 36%까지 올라오며 한국계 기업과 같은 수준이 되었어요. 과거에는 한국계 기업 중심이었지만, 외환은행과의 통합을 거치며 로컬 대기업과 중소기업(SME)으로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는 데 성공했어요.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로컬 대기업과 한국계 기업 비중은 각각 약 36%이며, 중견기업과 SME는 각각 약 11%, 리테일은 약 5%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요.
로컬 기업을 늘리면서도 부실채권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어?
'영업은 현지에서, 심사는 본점에서'라는 원칙을 통해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어요. 현지 인력이 고객을 발굴하면 최종적인 여신 승인은 본점 여신위원회가 결정하는 중앙집중식 심사체계를 운영해요. 이러한 관리 덕분에 NPL(부실채권) 비율은 2024년 6월 말 0.68%에서 7월 말 0.4% 수준으로 낮아졌어요.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의 향후 목표와 성장 계획은 뭐야?
대출자산 50조루피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올해 상반기 말 43조2305억루피아에서 약 6조7700억루피아를 더 늘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계획이에요. 또한 중장기적으로 원화 기준 연간 6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하고, 현재 약 4조루피아 수준인 SME 대출을 8조루피아까지 늘린다는 구상이에요.
고영렬 법인장은 앞으로 어떤 은행이 되겠다고 했어?
외형 경쟁보다는 철저한 여신 심사와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탄탄한 중견은행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입장이에요. 고영렬 하나은행 인니 법인장은 “외형 경쟁에 치우치기보다 철저한 여신 심사와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외부 충격에도 흔들림 없는 탄탄한 중견은행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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