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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대신 ‘발품’ 택한 IBK인니…로컬 SME서 답 찾았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2026-09-11 07:00:00
점포·인력 슬림화에도 자산·순익 성장…현지기업 대출 65%로 확대
이 기사는 2026-09-10 10:25:16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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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인도네시아은행 본사 입구. (사진=딜사이트)

한류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K-금융의 글로벌 행보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진출은 이제 주요 금융사에 단순한 기회 모색이 아니라 핵심 사업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탄탄한 해외 실적은 '생산적 금융'이 강조되는 현시점에서 선순환적 수익 구조를 만들어가는 동력이 되고 있다. 딜사이트는 이번 기획을 통해 세계 각 거점에서 펼쳐지는 국내 금융사의 현지 사업과 전략, 그리고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한다. [편집자주]


[자카르타(인도네시아)=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점포와 인력은 줄였지만 자산과 이익은 늘었다. 올해 창립 7주년을 맞은 IBK인도네시아은행(IBK인니)이 외형 확대보다 비효율을 걷어내고 현지 중소기업(SME)을 키우는 ‘선택과 집중’에 나서고 있다. 현지 대형은행과 리테일 시장에서 정면승부하기보다 IBK기업은행의 강점인 중소기업금융을 앞세워 한국계 기업에 치우쳤던 고객 기반을 현지 기업으로 넓히는 전략이다.


IBK인니는 2019년 9월 기업은행이 아그리스은행과 미트라니아가은행의 경영권을 확보해 합병하면서 출범했다. 기업은행 창립 이후 처음으로 해외 은행을 인수합병(M&A)한 사례이자, 국내에서 축적한 중소기업금융 모델을 해외 현지은행에 본격적으로 이식하는 첫 시험대라는 의미가 있다.


◆지역·업종 쪼개 SME 공략…로컬기업 대출 65%


이성윤 IBK인니 부법인장은 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본점에서 딜사이트와 만나 “인도네시아 영토는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기 때문에 지역마다 주요 산업과 문화, 종교가 확연하게 다르다”며 “대형 현지 은행과 동일한 방식으로는 경쟁이 어려운 만큼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SME 금융지원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IBK인니가 택한 방식은 지역과 업종을 세분화한 ‘밀착형 SME 영업’이다. 자카르타(제조업), 수마트라(팜농장), 수라바야(가구공장), 발리(관광) 등 각 지역 특성에 맞춰 업종별 심사역과 현지 지역 전문가를 세분화해 배치했다.


IBK인니 측에 따르면 현지 주요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4~5% 수준인 데 비해 IBK인니는 3%대를 유지하고 있다. 현지 대형은행보다 조달 여건이 불리한 상황에서도 SME 고객에게 경쟁력 있는 대출금리를 제시하면서 고객 기반을 넓히는 전략을 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법인장은 “IBK만의 기업대출 노하우를 활용해 여신 심사체계 고도화와 빠른 여신 결정을 위한 프로세스 개편 등 다양한 제도와 시스템을 개선했다”며 “경영진과 실무자가 한 팀이 돼 현지 기업뿐 아니라 한국계 기업을 적극 찾아가서 금융니즈에 필요한 상담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발로 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전략은 고객 구성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대형은행과 달리 영업점장들이 직접 현장을 누비는 대면 마케팅을 확대하면서 올해 상반기 로컬 기업 대출 비중은 65%까지 높아졌다. 한국계 기업 중심이던 고객 기반을 현지 기업으로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IBK인니는 현지 영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영업점 전결 여신 한도를 현재 20억루피아(약 1억5000만원)에서 50억루피아(약 3억8000만원)까지 상향한다는 계획이다. 본점에 집중됐던 여신 의사결정 권한을 현장으로 넘겨 SME 고객에 대한 대응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IBK인니의 현지화는 영업전략에 그치지 않고 조직 운영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금융당국(OJK)은 외국인 인력이 맡을 수 있는 직위와 업무, 사용기간 등을 제한하고 외국인 인력 활용에 사전 승인과 현지 직원에 대한 지식 이전 등의 요건을 적용하고 있다.


IBK인니에 따르면 이 같은 규제로 한국인 주재원이 담당할 수 있는 업무에도 제약이 있다. 회사 측은 영업점 대면 업무와 인사·컴플라이언스 등 일부 업무에 한국인 주재원을 배치하기 어려운 만큼 현지 직원에게 권한을 적극적으로 이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체 21개 부서 가운데 한국인 주재원이 부서장을 맡은 곳은 여신과 IT전략 등을 포함해 5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조직의 책임자를 현지 직원으로 채우면서 본사 인력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현지 인력이 직접 영업과 조직 운영을 주도하는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 점포 줄이고 여신심사 단축…비효율 걷어낸다


조직 운영에서는 현지 직원에게 권한을 넘기는 동시에 기업은행이 축적한 업무·인사 노하우를 접목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현지 중소은행 두 곳을 합병해 출범한 만큼 서로 다른 업무 관행을 정비하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작업이 필요했다는 게 IBK인니 측 설명이다.


대표적인 변화가 여신 의사결정 속도다. 소액 여신에 대해 영업점 전결 한도를 20억루피아까지 부여하고 ‘심플론(패스트트랙)’ 프로세스를 도입해 과거 최장 두 달가량 걸리던 여신 심사 기간을 2주 안팎으로 단축했다.


잦은 이직을 줄이기 위해 인사 일정이 불투명했던 기존 비정기 인사 관행도 바꿨다. 2023년부터 한국 본사와 유사한 정기인사제도를 도입해 승진과 보상 시기를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우수 직원에게 성과에 따른 보상을 제공하는 체계를 강화하면서 업무 몰입도를 높이고 이직률을 낮췄다는 게 IBK인니 측 설명이다. 조직의 연령 구조를 낮추기 위한 인력 재편도 병행하고 있다.


점포 효율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29곳이던 영업망 가운데 올해 상반기 2곳을 통합해 현재 27곳을 운영하고 있다. 정규직 직원도 지난해 말 536명에서 올해 6월 말 523명으로 줄었다. 하반기에도 영업점 2곳을 추가 통합해 연말까지 25곳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비용 절감보다는 영업망의 밀도를 높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임차료 등 고정비를 줄이는 대신 수도 자카르타를 포함한 자바섬에 역량을 집중해 우선 성장한 뒤 이를 기반으로 인도네시아 전역으로 영업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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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인도네시아은행 본사 1층에 위치한 영업점. (사진=딜사이트)

IT 투자의 우선순위도 단순한 비대면 채널 확대보다 여신 리스크와 금융사고 예방에 두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신용정보만을 활용한 여신 심사에 한계가 있는 데다 은행이 실물 담보를 직접 확인하고 관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현장 확인과 내부통제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IBK인니에 따르면 전체 임직원 가운데 IT 인력은 약 70명이다. 회사는 IT 하드웨어 교체와 보안 모니터링 등 시스템 안정성과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비대면 금융의 외형을 키우기보다 여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와 운영 리스크를 줄이는 데 IT 역량을 우선 투입한다는 전략이다.


◆ 자산 4배·순익 20%↑…非기업은행 출신 법인장 선임


점포와 인력을 줄이는 효율화 작업 속에서도 외형과 이익은 성장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IBK인니의 총자산은 25조4251억루피아로 출범 첫해인 2019년 말 6조4000억루피아와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말 23조4067억루피아와 비교해도 반년 만에 8.6% 증가했다.


이익 성장도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268억루피아로 전년 동기보다 20.1% 증가했다. 점포와 인력의 비효율을 줄이는 가운데 자산과 이익은 오히려 성장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과로 연결되고 있는 셈이다.


건전성은 풀어야 할 과제다. 총여신 기준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지난해 말 1.92%에서 올해 6월 말 2.86%로 0.94%포인트 상승했다. 로컬 SME 영업을 확대하면서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자산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IBK인니는 출범 이후 처음으로 기업은행 출신이 아닌 인사를 새 수장으로 맞았다. 장지규 IBK인니 법인장은 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인 KB뱅크에서 전략담당 이사와 KB뱅크샤리아(이슬람금융 전문 자회사) 부행장 등을 역임한 인도네시아 금융시장 경험자다. 기업은행의 SME 금융 노하우를 현지에 이식해온 IBK인니가 현지 경험을 갖춘 외부 출신 수장을 택했다는 점에서도 현지화에 한층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IBK인니가 7년간 인도네시아에서 찾은 해법은 대형은행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었다. 점포는 줄이고 현장에 권한을 더 주는 한편, 영업점장이 직접 기업을 찾아가고 지역과 업종에 밝은 현지 직원에게 고객을 맡기는 방식이다. 2억8000만명의 거대 시장에서 IBK인니가 택한 길은 ‘더 크게’가 아니라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에 더 깊게’였다.

IBK인니는 왜 대형은행과 경쟁하는 대신 현지 중소기업(SME)에 집중하는 거야?
현지 대형은행과 리테일 시장에서 정면승부하기보다 IBK기업은행의 강점인 중소기업금융을 앞세워 고객 기반을 넓히려는 전략이에요. 지역과 업종을 세분화한 ‘밀착형 SME 영업’을 펼치고 있는데, 자카르타(제조업), 수마트라(팜농장), 수라바야(가구공장), 발리(관광) 등 각 지역 특성에 맞춰 업종별 심사역과 현지 지역 전문가를 세분화해 배치하고 있어요. 이 덕분에 올해 상반기 로컬 기업 대출 비중이 65%까지 높아졌어요.
영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어?
비효율을 걷어내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우선 영업점 전결 여신 한도를 20억루피아(약 1억5000만원)에서 50억루피아(약 3억8000만원)까지 상향하고, '심플론(패스트트랙)' 프로세스를 도입해 과거 최장 두 달가량 걸리던 여신 심사 기간을 2주 안팎으로 단축했어요. 또한, 점포 수를 지난해 말 29곳에서 올해 상반기 27곳으로 줄였으며, 연말까지 25곳으로 추가 통합할 계획이에요. 조직 운영 면에서는 현지 직원에게 권한을 적극적으로 이양하여 현지 인력이 영업과 조직 운영을 주도하는 구조로 전환하고 있어요.
실적은 어때? 혹시 위험한 부분은 없어?
자산과 이익은 성장하고 있지만, 자산건전성 관리는 과제로 남아있어요. 올해 6월 말 기준 총자산은 25조4251억루피아로, 2019년 말 6조4000억루피아 대비 4배 가까이 늘어났고 지난해 말 23조4067억루피아와 비교하면 반년 만에 8.6% 증가했어요. 상반기 순이익은 1268억루피아로 전년 동기보다 20.1% 증가했고요. 다만, 총여신 기준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지난해 말 1.92%에서 올해 6월 말 2.86%로 0.94%포인트 상승했어요.
새로 부임한 법인장은 어떤 사람이야?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에 경험이 풍부한 외부 인사를 수장으로 맞이했어요. 장지규 IBK인니 법인장은 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인 KB뱅크에서 전략담당 이사와 KB뱅크샤리아 부행장 등을 역임한 전문가예요. 이와 관련해 이성윤 IBK인니 부법인장은 “경영진과 실무자가 한 팀이 돼 현지 기업뿐 아니라 한국계 기업을 적극적으로 찾아가서 금융니즈에 필요한 상담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발로 뛰고 있다”고 강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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