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우리만의 장르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기존 게임의 틀에 외형만 바꾸는 수준을 넘어, 아트·전투 측면 모두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조순구 컨트롤나인 PD가 신작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를 개발하며 세운 목표다. 첫 시험대였던 지난해 도쿄게임쇼(TGS)에서는 오히려 적지 않은 숙제를 받아들었다. 3D 캐릭터 표현과 전투 템포,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에 이용자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개발진은 이를 인정하고 지난 1년간 관련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손봤다. 올해 같은 무대에서 개선된 게임을 다시 선보이며 ‘미래시만의 장르’를 만들기 위한 재검증에 나섰다.
조 PD는 18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도쿄게임쇼(TGS) 2026’ 현장에서 진행된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 미디어 간담회에서 “지난 1년 동안 개선 방향을 실제 게임에 반영하는 작업에 주력했다”며 “대폭 개선됐다고 표현하기보다는 당시보다 많이 나아졌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스마일게이트가 서비스하고 컨트롤나인이 개발하는 ‘미래시’는 모바일·PC 크로스플랫폼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시간’을 핵심 소재로 실시간 전투와 턴제를 결합했다. 전투가 실시간으로 진행되다가 캐릭터의 턴이 돌아오면 시간이 멈추고 이용자가 이동 위치와 스킬 방향 등을 선택한다. 앞선 선택과 캐릭터의 위치가 이후 전투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로 실시간 대응과 턴제 전략성을 동시에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부분은 3D 캐릭터다. 첫 공개 당시 캐릭터가 넓적하게 보이는 등 화각과 모델링을 둘러싼 지적이 나오자 개발진은 지난 1년간 얼굴과 표정, 명암 표현 등을 전반적으로 다시 다듬었다.
조 PD는 “첫 공개 당시 화각 설정부터 기술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당시에도 개선 방향과 수정 모델은 준비돼 있었고, 지난 1년 동안은 이 같은 방향을 실제 게임에 반영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폭 개선됐다고 표현하기보다는 당시보다 많이 나아졌다고 말씀드리고 싶었다"며 "올해는 3D 모델링에 대한 지적이 확실히 줄었다”고 설명했다.
김형섭 컨트롤나인 아트디렉터(AD·혈라)는 원화 특유의 화풍을 3D에서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지난해 피드백이 많았던 대화 장면을 중심으로 셰이더와 명암 표현을 다시 다듬었고, 색감과 재질, 피부·머리카락 등의 표현도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도 병행한다. 미래시는 전투 도중 이용자의 턴이 돌아오면 시간이 멈추기 때문에 캐릭터가 어떤 동작을 취하고 있더라도 특정 프레임에서 그대로 정지할 수 있다. 어느 순간 화면을 멈춰도 관절이나 신체 표현이 부자연스럽지 않도록 세부 동작까지 다듬는 이유다.
김 AD는 “화풍 특유의 셰이딩(명암 표현)을 3D에서 얼마나 정교하게 구현하느냐가 관건이었고, 아직 작업이 완료된 것은 아니어서 계속 R&D를 진행할 것”이라며 “전투 도중 어느 순간에도 캐릭터의 움직임이 멈출 수 있는 게임 특성상 특정 프레임에서 관절이나 신체 표현이 부자연스럽게 보이지 않도록 애니메이션의 세부 완성도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투 역시 지난해 이용자 피드백을 집중적으로 반영한 영역이다. 늘어지는 템포와 부족한 타격감을 보완하기 위해 전투 흐름을 조정하고 이펙트와 사운드를 개선했다. 자신의 턴이 언제 돌아왔는지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반영해 관련 연출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손봤다.
개발진이 지향하는 전투는 ‘MOBA의 5대5 한타를 프레임 단위로 끊어 장기처럼 즐기는 경험’이다.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전장에서 자신의 턴이 돌아오면 시간이 멈추고 이용자가 캐릭터의 위치와 스킬 방향을 결정한다. 이후 다시 시간이 흐르면서 앞선 선택이 다음 전투 상황으로 이어진다.
권세웅 컨트롤나인 공동대표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는 “스토리를 즐기고 싶은 이용자가 전투라는 장벽 때문에 이야기를 보지 못하는 일은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한 방향”이라며 “적진 점령 게임(MOBA)의 5대5 한타를 프레임 단위로 끊어 장기처럼 즐기는 경험을 주고자 실시간과 턴제를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전략성을 강조하면서도 일반적인 스토리 진행에서는 전투 부담을 낮춘다. 전투력이 충분한 구간에서는 자동 전투를 활용하고 한계에 부딪히거나 고난도 콘텐츠에 도전할 때는 직접 조작과 전략을 통해 돌파하도록 설계한다. 스토리를 즐기는 이용자에게 전투가 진입장벽이 되는 것을 막으면서 고난도 콘텐츠에서는 전략 게임의 깊이를 살리겠다는 취지다.
특정 캐릭터 한 명이 모든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도 지양한다. 각 캐릭터의 장단점을 조합해 같은 전투에서도 여러 해법을 만들 수 있도록 밸런스를 조정해 나갈 예정이다.
캐릭터와 이용자 간 관계를 보여주는 콘텐츠도 지난해보다 구체화했다. 대표적인 것이 이번 TGS 시연에서 공개한 ‘피규어’ 시스템이다. 전투 중 마음에 드는 순간을 포착해 3D 형태로 저장하고 캐릭터의 공격·이동 등 인상적인 장면을 기록·조합할 수 있다. ‘시간을 멈춘다’는 미래시의 핵심 소재를 캐릭터 감상과 수집 경험으로 확장한 셈이다.
플레이어가 원하는 캐릭터를 불러 대화할 수 있는 ‘의원실’도 선보였다. 향후 캐릭터와의 관계성과 호감도에 따라 대화와 행동을 확장해 단순 수집을 넘어 관계를 쌓는 경험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캐릭터 서사를 강조하는 ‘메멘토’도 차별화 요소 중 하나다. 하나의 일러스트에 캐릭터 보이스와 사운드, 배경음악(BGM), 이펙트를 결합해 캐릭터의 과거와 이야기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조 PD는 “2D와 3D 모두 양보다 질로 승부하려 한다”며 “캐릭터의 표정과 애니메이션, 관계성까지 함께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개발진은 이 같은 개선과 신규 콘텐츠가 궁극적으로 ‘미래시만의 장르’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서브컬처 핵심 이용자는 김 AD 특유의 아트로 끌어들이고, 이후에는 실시간과 턴제를 결합한 전투와 캐릭터 조합의 전략성을 앞세워 전략 게임 이용자까지 외연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개발진은 TGS에서 확인한 이용자 반응과 피드백을 토대로 완성도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이후 비공개 테스트(CBT)를 거쳐 최종 출시 시점을 확정할 방침이다.
조 PD는 “CBT에 필요한 스펙을 만들고 퀄리티와 분량을 계속 다듬고 있다”며 “사업 부문 담당자들과 조율을 거친 후 구체적인 CBT 일정과 출시 시점을 공유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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