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2년 연속 '도쿄게임쇼(TGS) 2026'에 참가한 스마일게이트가 일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서브컬처를 포함한 애니메이션풍 게임을 향후 2~3년 안에 전체 포트폴리오의 절반 이상까지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백영훈 스마일게이트 최고사업책임자(CBO)는 18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TGS 2026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일본 사업 성과와 향후 포트폴리오 전략 등을 밝혔다.
백 CBO는 향후 2~3년 안에 애니메이션풍 게임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특정 장르에 집중하기보다 각 게임의 세계관과 캐릭터, 게임성이 이용자에게 얼마나 공감을 얻을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작품을 선별한다는 방침이다.
백 CBO는 지난해 TGS 출전 당시 일본을 '확장된 내수시장'으로 규정하고 현지 사업 확대 구상을 밝힌 바 있다. 1년이 지난 현재 성장세는 분명하지만 아직 목표 달성 단계는 아니라는 평가를 내놨다.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카제나)의 현지 안착으로 전체 매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2위까지 올라섰다. 백 CBO는 "카제나가 일본에서 일정 수준 안착했다고 본다"며 "'데드 어카운트 : 두 개의 푸른 불꽃'과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까지 이어진다면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예상보다 시간이 걸리고 있어 아쉽다"며 "지속적으로 공을 들여야 하는 시장인 만큼 한국 사업·개발팀도 일본 이용자가 어떤 요소를 좋아하는지 계속 학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 CBO는 일본 사업의 핵심성과지표(KPI)로 이용자 리텐션(잔존율)과 충성도를 꼽았다. 특정 지식재산권(IP)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일본 시장에선 단기 매출보다 이용자가 얼마나 오래 남아 팬덤으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일본은 한 번 IP에 마음이 가면 로열티가 강한 이용자가 많고, 매출은 그 결과물"이라며 "출시 30일 이후에도 리텐션이 높다면 더 공격적인 마케팅이 가능하고 팬층이 쌓이면 '에픽세븐'·'카제나' 같은 IP 확장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시장 공략은 현지 유명 IP 활용과 오리지널 IP 육성을 병행하는 '투트랙'으로 전개한다. 일본 IP는 초기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지만 원작자·판권사와의 협의로 라이브 서비스 자유도가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오리지널 IP는 초기 투자 부담이 크지만 팬덤 형성 이후 이용자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백 CBO는 "굉장히 유명한 IP라 해도 게임화하기 적절하지 않은 경우가 있고, 반대로 인지도가 다소 낮더라도 게임화에 좋다면 과감히 선택할 수 있다"며 "IP 성장 가능성과 인지도, 수수료, 해당 세계관이 우리가 만들려는 게임에 적합한지 등을 종합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TGS에서 선보인 신작도 이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일본 만화 원작의 '데드 어카운트 : 두 개의 푸른 불꽃'은 마지막 내부 테스트를 거쳐 출시 시점을 확정할 예정이며, 오리지널 IP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는 내년 여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흥행 이후에는 굿즈·애니메이션 등 미디어믹스를 통한 IP 확장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백 CBO는 "오프라인 굿즈도 단순 마케팅 목적을 넘어 캐릭터에 애정을 가질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들고 안정적으로 판매하는 체계를 고민하고 있다"며 "'미래시'까지 잘 된다면 애니메이션화나 이용자의 2차 창작을 활성화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을 짰다고 하기엔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일본 게임사들이 서브컬처 시장에서 경쟁을 확대하는 가운데 스마일게이트는 '이용자 중심' 전략을 차별화 카드로 내세웠다. 기술적 우위를 앞세우기보다 이용자의 불편과 수요를 읽어 게임 기획과 서비스에 반영하는 데 방점을 찍겠다는 의미다.
백 CBO는 "단순히 '20~30대 남성'처럼 타깃을 규정하기보다 실제 이용자가 어떤 게임을 즐기고 어떤 성향을 갖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며 "특히 일본 이용자에게는 '익숙하지만 새로운 제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게임 플랫폼 '스토브'도 일본 공략의 한 축으로 활용한다. 단순 입점을 넘어 인디 게임 퍼블리싱을 강화하고 스팀과 스토브 양쪽에서 이용자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백 CBO는 "플랫폼을 퍼블리싱의 레버리지로 활용해 좋은 인디 게임들이 들어오도록 하려 한다"며 "일본 개발사들과도 계속 접촉하고 있지만 스팀 진입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곳도 많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사업 확대에 따라 현지 법인 규모도 지난해 9명에서 현재 10명대 중반으로 늘었다. 당초 두 배 확대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조직 규모는 꾸준히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백 대표는 "일본은 시차도 없고, 지정학적으로도 가까우며, 많은 교류가 있는 만큼 일본에서도 성과를 가져가야 회사의 포트폴리오도 보다 안정화될 것이라 본다"며 "일본을 확장된 개념의 내수라고 보고, 진정성 있게 사업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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