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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후유증 대처법
이진철 편집국장
2026-09-16 08:20:00
반도체 호황에 주가·환율 급등락 현기증…경제 건강검진 골든타임
이 기사는 2026-09-15 08:49:24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진철 편집국장] 원·달러 환율이 불과 두 달 만에 200원 넘게 떨어졌다. 지난 7월 초 1550원대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9월 들어 1340원대까지 내려왔다. 최근 고점과 비교하면 낙폭이 210원을 웃돈다. 환율 움직임만 놓고 보면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시장의 화두는 '1500원 환율'이었다. 기업들은 원화 약세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맞춰 사업계획을 다시 짜야 했다. 그런데 지금은 1300원선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주식시장도 다르지 않다. 코스피는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작년 6월4일 2770에서 약 1년 만인 올해 6월22일 9114까지 3배 넘게 뛰었다. 그러나 이후 급락해 7월30일에는 5593까지 밀렸다가 이달 14일 기준 6684까지 회복하며 7000선 언저리에서 등락하고 있다. 코스피는 고점 대비 39% 하락했고, 단기간에 나타난 낙폭과 변동성은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를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


오늘 5% 이상 오르고 내일 5% 이상 떨어지는 시장에서 개인투자자에게 주식은 투자자산이 아니라 사실상 '홀짝 게임'처럼 느껴졌다. 주가 급등락을 지켜보면서 직장인들이 하루 종일 시세창을 들여다보고, 모이기만 하면 주식 이야기를 하는 모습도 낯설지 않았다. 6월 주가 급등기 주변에서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접하면서 '나만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포모(FOMO)가 8월 급락기를 맞자 투자 유행을 따르지 않았다는 안도감의 조모(JOMO)라는 반대말 신조어가 나오기까지 2개월여밖에 걸리지 않았다.


주가가 오를 때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고 프리미엄 시대가 왔다는 자신감이 팽배했는데 하락기에 접어들자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파생금융상품이 롤러코스터의 원인이 아니었냐고 책임소재 따지기가 논란이다.


최근 원화 강세와 증시 변동성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벌어들이는 달러가 국내 외환시장에 공급되고, 반도체 이익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실제로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크게 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약 47조원이었지만, 올해는 증권사 전망이 최대 30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라는 전혀 새롭지 않은(?) 변수가 등장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중동 정세가 악화하면서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고유가는 한국 경제에 결코 가벼운 변수가 아니다. 유가가 오르면 수입물가가 상승하고 물가 부담이 커진다.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면 원화에도 다시 약세 압력이 가해지고 주가 변동성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환율과 주가는 국가 경제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코스피가 6000선 후반의 박스권을 형성하고 원·달러 환율이 새로운 레벨을 찾아가는 지금, 중요한 것은 다음 숫자가 아니다. 지금의 원화 강세와 주가 수준이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을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환율과 주가의 숫자만 좇는다면 또다시 롤러코스터가 시작될 수 있다. 오늘은 반도체를 사고 내일은 반도체를 팔고, 오늘은 원화를 사고 내일은 달러를 사는 시장에서는 기업은 장기계획을 세우기 어렵고 개인도 강심장을 갖지 않는 이상 선뜻 투자에 나서기 쉽지 않다.


롤러코스터는 올라갈 때의 짜릿함보다 내려갈 때의 충격이 더 크다. 그래서 방향을 급격하게 바꾸는 롤러코스터에서 내린 뒤 잠시 어지럽거나 속이 울렁거리는 증상은 흔히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후유증이 오래간다면 건강의 이상 신호일 수 있다.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환율도 새로운 레벨을 찾아가는 지금이야말로 한국 경제의 건강검진을 다시 시작해야 할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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