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기간 설정

"ETF 성장 지속…개인 수급 영향력 커진다"
이소영 기자
2026-08-28 09:00:00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 "퇴직연금 중심 장기자금 유입 가능성↑"
이 기사는 2026-08-27 08:35:29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가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코스피 재도약 한·미 AI동맹'을 주제로 2026 증권포럼을 개최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이 'ETF 시장 확대와 주식시장의 변동성'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단기간에 400조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앞으로도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히 퇴직연금을 중심으로 개인투자자의 ETF 활용이 늘어나면서 국내 증시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수급 영향력도 한층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코스피 재도약 한·미 AI동맹'을 주제로 열린 '딜사이트 2026 증권포럼'에서 국내 ETF 시장의 성장 배경과 향후 증시 수급 변화에 주목하며 강연에 나섰다. 하 연구원은 "국내 증시 수급에서 개인이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히 커졌다"며 "앞으로도 국내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면서 ETF 시장 역시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국내 ETF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가파르게 성장했다.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2023년 121조원에서 2024년 174조원, 2025년 297조원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434조원까지 늘었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ETF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하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 ETF 규모가 2024년 42조원에서 2025년 95조원으로 늘었고, 올해 6월에는 191조원까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ETF가 증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코스피 거래대금 대비 ETF 거래대금 비중은 2021년 20%대에서 올해 60% 안팎까지 높아졌다. 하 연구원은 "미국도 ETF 거래대금이 현물 대비 50% 수준인데, 한국은 이미 거래대금 비중으로는 미국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를 뒷받침하는 핵심 축으로는 퇴직연금이 꼽힌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2018년 188조원에서 올해 2분기 553조원으로 늘었고, 퇴직연금 계좌에 담긴 ETF 잔액도 2023년 9조원에서 2024년 21조원, 2025년 48조7000억원으로 급증했다.


퇴직연금은 장기 투자 성격이 강해 ETF 시장에 안정적인 자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 연구원은 "퇴직연금 계좌에 담긴 자산은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두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오래 보유하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처럼 극적인 자금 유입이 계속되지는 않더라도 퇴직연금과 같은 장기 투자성 자금은 앞으로도 꾸준히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출처=NH투자증권)

장기자금의 유입은 ETF 시장의 외형을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증시 수급 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하 연구원은 "수급 주체가 외국인에서 개인으로 바뀌는 모습"이라며 "앞으로 개인이 국내 주식시장을 이끄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개인투자자의 ETF 매수가 받아내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7월 말까지 외국인은 순매도를 이어간 반면 금융투자와 개인의 매수세는 확대됐다. 하 연구원은 금융투자 수급으로 잡히는 매수 물량 가운데 상당 부분이 ETF 유동성공급자(LP)의 헤지 매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증권사가 자기자본으로 주식을 살 이유는 사실 없다"며 ETF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헤지 수요가 금융투자 수급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 연구원은 개인의 ETF 투자 확대가 곧 분산투자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과제로 지적했다. 올해 7월 말 기준 개인투자자의 국내 주식형 ETF 순매수액은 69조1000억원에 달했지만, 상위 순매수 종목 대부분은 반도체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등에 집중됐다.


하 연구원은 "ETF 투자라고 하면 통상 분산 투자를 떠올리지만, 실질적으로는 굉장히 집중된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라며 "운용사들도 이런 상품을 선호하는 개인 수요에 맞춰 계속 출시하고 있어 관련 종목으로 수급이 집중되고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반도체 ETF인 SOL AI반도체TOP2플러스의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SK스퀘어·삼성전기 등 4개 종목의 비중이 90%에 육박한다. ETF 내 특정 종목의 편입 비중이 높은 만큼 지수 리밸런싱 과정에서 개별 종목의 수급 충격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6월 리밸런싱을 전후로 HANARO Fn K-반도체 내 삼성전기 비중은 34.53%에서 26.79%로,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의 삼성전기 비중은 38.30%에서 18.05%로 낮아졌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역시 한때 특정 종목에 대한 수급 쏠림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지난 5월 말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기존 지수형 레버리지 상품의 자금이 이동하면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주와 코스닥 종목에 매도 압력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에는 해당 상품의 규모와 개인 매수세가 함께 줄면서 하 연구원은 관련 수급 쏠림은 상당 부분 완화한 것으로 평가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