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변한석 기자] SK브로드밴드가 고성장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사업을 떼어 냈지만 또 다른 성장 축인 엔터프라이즈도 흔들리고 있다. 유료방송은 역성장 국면에 유선통신은 추가 성장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이라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는 엔터프라이즈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하지만 엔터프라이즈 매출 역시 올해 들어 2개 분기 연속 감소하는 상황이다. 분할 이후 1조원 이상의 재무 여력으로 기존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투자처와 규모는 미정이라 매출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존속회사 SK브로드밴드와 신설회사 SK호라이즌으로 인적분할 추진 중이다. 데이터센터와 해저케이블은 SK호라이즌으로 이전하고 존속 SK브로드밴드에는 유선·미디어·엔터프라이즈 사업이 남는다.
SK브로드밴드에 남아있는 엔터프라이즈 사업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전용회선과 음성통신 등 유선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기반으로 IT아웃소싱(ITO),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 클라우드 등 맞춤형 솔루션을 공급한다. 회사는 엔터프라이즈 사업을 유선통신과 IT 역량을 결합해 B2B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드는 영역으로 규정한다. 올해 상반기 엔터프라이즈 매출은 5547억원으로 SK브로드밴드 전체 매출 2조3100억원의 약 24%를 차지한다.
엔터프라이즈 사업은 추가 성장 여력이 있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료방송과 유선통신은 기존 가입자 기반을 중심이라 성장 폭이 작다. 반면 엔터프라이즈는 기업통신에 클라우드·보안·AICC·ITO 등 솔루션을 더해 새로운 매출원을 만들 수 있다. 데이터센터가 빠진 존속 SK브로드밴드가 다시 외형 성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엔터프라이즈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풀이다.
실제로 회사는 엔터프라이즈를 분할 이후 성장 방향 중 하나로 제시했다. 인적분할 발표 당시 회사는 AX 기반 상품·서비스 혁신을 통해 유선·미디어·엔터프라이즈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성수 SK브로드밴드 대표는 분할 발표 당시 SK호라이즌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국내 최고 DC 사업자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신설회사의 성장 목표는 구체화한 반면 존속 SK브로드밴드는 AX 기반 혁신과 B2B 솔루션 확대라는 큰 방향만 제시했다.
분할 이후 성장 역할을 맡을 엔터프라이즈 실적은 오히려 하락세다. SK브로드밴드의 엔터프라이즈 매출은 올해 1분기 2747억원으로 전년 동기 2795억원보다 1.7% 감소했다. 2분기에도 2801억원으로 전년 동기 2906억원 대비 3.6% 줄었다. 두 분기 연속 역성장한 데 이어 감소폭도 확대된 것이다. 데이터센터가 SK브로드밴드 전체 매출 증가를 이끄는 동안 성장 역할을 맡아야 할 엔터프라이즈는 오히려 역성장한 것이다.
관건은 AI 전환(AX) 기반 상품·서비스 혁신을 실제 엔터프라이즈 매출 증가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기존 전용회선과 기업통신 고객에게 클라우드·보안·AICC·ITO 등 솔루션을 확대해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해야 한다. 기업의 AI 도입 확대를 실제 솔루션 수요와 매출 증가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엔터프라이즈의 성장세 회복을 좌우할 전망이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계획은 발표되지 않았다. SK호라이즌 지분 매각과 유상증자를 통해 존속 SK브로드밴드로 직접 유입되는 자금은 현재 확인되지 않는다. SK텔레콤은 SK호라이즌 구주 매각으로 약 1조8811억원을 확보한다. 별도로 SK호라이즌은 신주 발행을 통해 약 1조2000억원을 조달한다. SK브로드밴드 노동조합은 이를 근거로 분할 이후 SK브로드밴드의 성장재원과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분할을 통해 확보되는 재무 여력을 엔터프라이즈를 비롯한 기존 사업의 성장 투자에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와 해저케이블 사업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부담이 신설회사로 넘어갔다”며 “존속 SK브로드밴드에 1조원 이상의 재무 여력이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유선·미디어·엔터프라이즈 사업에 투입하고 내년 1분기에 추가 성장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도 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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