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분할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공공주택의 발주처가 주택도시개발공사(가칭)로 변경될 전망이다. 택지조성과 주택건설 등 개발 기능이 신설 개발공사로 넘어가는 만큼 시공사와 맺은 공사계약과 공사비 지급 의무도 함께 이관되는 구조가 유력하다.
다만 현재로선 정부가 기능 분리 원칙만 제시했을 뿐 개별 계약과 채무, 건설 중인 자산의 구체적인 승계 기준은 아직 마련하지 않아 향후 분할 과정에서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LH는 분할과 별개로 기존 추진 중인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LH를 택지개발과 주택건설 등을 담당하는 주택도시개발공사와 주거복지·자산비축을 담당하는 주택도시자산공사(가칭)로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세부 개혁안 마련과 입법, 신설 법인 설립 등의 절차를 거쳐 기능별로 조직과 자산·부채 등을 나눌 예정이다.
건설업계의 이목은 현재 LH가 발주해 공사가 진행 중인 사업의 계약상 지위를 어느 공사가 이어받느냐에 쏠린다. LH는 공공주택 건설공사를 비롯해 택지조성, 턴키 등 다양한 형태로 건설공사를 발주하고 있다. 분할이 추진되면 기존 발주자인 LH가 사라지고 신설된 조직이 계약상 지위를 넘겨받아야 한다.
현재 제시된 기능 분리 방향을 기준으로는 개발공사가 기존 건설공사의 계약상 지위를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 택지조성과 주택건설 등 직접 시행 기능 자체가 개발공사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공사에 지급하는 기성금과 잔여 공사비 역시 개발공사가 부담하는 구조가 예상된다.
LH 관계자는 "현재 사업구조와 정부가 제시한 기능 분리 방향을 보면 개발 관련 사업은 개발공사 쪽에 무게가 있다"며 "사업비와 공사대금을 지급한 뒤 분양 등을 통해 발생한 개발이익을 자산공사 쪽으로 돌리는 구조인 만큼 사업의 시작점은 개발공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건설공사 계약과 준공 이후 자산의 귀속 주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현재 건설 중인 공공임대주택은 개발공사가 건설사업과 공사계약을 이어받더라도, 준공 이후에는 자산공사가 주택을 넘겨받아 보유·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준공 전후로 사업의 주체가 갈린다. 개발공사가 건설 중인 자산과 시공사 계약, 공사비 지급 의무 등을 승계해 사업을 마무리한 뒤 완성된 임대주택을 자산공사에 이관하는 방식이다. 신축 매입임대 등 사업 성격에 따라 귀속 구조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LH 관계자는 "임대주택이 포함된 사업도 준공 이후 이관 형태로 자산이 자산공사에 넘어가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며 "현재 사업구조를 기준으로 보면 시공사 등 협력사와 맺은 개발 관련 계약은 대부분 개발공사 쪽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현재 기능 분리안을 토대로 예상한 구조일 뿐 구체적인 승계 기준은 결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LH를 두 기관으로 나눈다는 방향을 제시했지만 개별 사업의 계약상 권리·의무와 자산·부채를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지는 후속 논의 과제로 남아 있다.
LH 역시 현재 공사계약뿐 아니라 채권·채무 등의 배분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향후 세부 개혁안이 마련되면 조직 구성과 법인 설립 등을 거쳐 사업별 자산과 채권·채무, 계약상 권리·의무를 나누는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특히 시공사 입장에선 LH의 분할이 계약서상 발주자 명칭 변화 이상의 의미가 있다. 공사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성금 지급부터 설계변경,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공기 연장, 준공정산 등은 모두 발주처의 판단과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공사비 증액 협상이나 소송·분쟁이 분할 시점까지 이어지는 사업은 관련 권리와 의무, 당사자 지위를 어느 신설 공사가 승계할지도 정해야 한다.
LH는 계약 승계 과정에서 건설현장이나 공사비 지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조직 분할과 별개로 기존 사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되도록 제도를 설계한다는 것이다.
LH 측은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분할 때문에 대금 지급이나 공사현장이 중단되는 방향으로 설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택 공급과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기존 사업비 지급 등은 정상적으로 추진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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