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빅웨이브로보틱스가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며 수차례 일정을 순연한 끝에 예상보다 석 달 늦은 시점에 수요예측에 돌입했다. 연초 뜨거웠던 로봇 섹터에 대한 투자심리가 상당히 식은 탓에 공모 결과와 상장 후 주가 흐름을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발행사를 제대로 가이드하지 못한 대표 주관사 유진투자증권도 애가 타는 모습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빅웨이브로보틱스는 지난 7일부터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까지 수요를 확인한 후 결과를 반영해 공모가를 정한다. 희망밴드는 1만5000~1만8000원이다. 공모가액을 확정한 다음 15~16일에는 청약을 받는다. 상장 예정일은 29일이다.
빅웨이브로보틱스는 당초 상반기 내 증시 입성을 목표로 했다. 최초 증권신고서에는 수요예측 일정을 6월8~12일, 청약 일정을 18~19일로 기재했다. 17일에는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로 계획이 틀어졌다. 유진투자증권은 즉각 정정 신고서를 제출했다. 정정 요구 3거래일만에 신고서를 내면서 수요예측과 청약은 각각 6월11~17일, 6월19~22일로 소폭 순연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금융감독원이 재차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1차 정정 요구에서 지적한 부분을 다시 들췄다. 직전 정정 요구보다 더 폭넓은 부분이 도마에 오르면서 증권신고서 전반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결국 유진투자증권은 직전보다 더 긴 시간을 들여 신고서를 고치면서 공모 일정을 조절했다. 6월 예정돼 있었던 수요예측은 7월 말로, 청약과 상장일은 8월로 미뤄졌다. 공모 일정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 미뤄져 끝내 9월로 확정됐다.
이 과정에서 시장 환경도 변했다. 빅웨이브로보틱스가 처음 목표로 했던 시점인 6월 중순만 해도 투자심리가 뜨거웠다. 특히 CES 2026을 기점으로 피지컬AI 테마에 관한 관심도가 높았다. 이는 먼저 증시에 입성한 코스모로보틱스의 주가에서도 나타난다. 상장 초부터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기록했다. 6월 중순에도 공모가(6000원) 대비 3배 이상 오른 2만원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코스모로보틱스는 웨어러블 로봇업체라 결이 다르지만, 올해 상장한 로봇 기업이라는 점에서 신규 로봇주에 대한 투자 가늠자로 여겨졌다.
실제 빅웨이브로보틱스도 훈풍을 누리기 위해 상장을 서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승인일(4월23일)로부터 7거래일만에 최초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IB 관계자는 “주관사가 상장 절차를 서두른 것은 발행사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발행사 측이 최대한 빠른 상장을 원했다”고 전했다.
빅웨이브로보틱스는 결과적으로 녹록지 않은 환경 속에서 상장에 도전하게 됐다. 김민교 대표는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장이 지연되면서 그 사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고 그런 점을 잠재 투자자에게 잘 전달하면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코스닥 지수는 6월까지만 해도 1000포인트 안팎에서 움직였는데 현재 820포인트대로 주저앉았다.
결과에 따라 유진투자증권의 책임론이 다시 부상할 수 있다. 금감원 정정에 발목 잡히면서 일정이 미뤄진 셈인데, 금융당국과의 소통을 전담하는 대표 주관사 책임이 커서다. 실제 1차 정정 후 유진투자증권의 소통 실패와 미숙한 대응이 2차 정정으로 이어졌다는 비판도 상당하다.
하지만 수요예측 마감을 앞두고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빅웨이브로보틱스는 증권신고서 정정을 거치며 두 차례 희망 공모가액을 하향 조정했다. 몸값이 낮아지면서 다수의 기관 투자자들이 상단 가격을 써낸 것으로 보인다. 확약 비율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수요예측 결과만이 아니라 실제 증권발행실적과 상장 후 주가 흐름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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