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중장기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무게 중심을 기존 대표 브랜드인 설화수에서 라네즈와 코스알엑스로 옮기고 있다. 주요 시장이 중국과 면세 채널에서 북미로 옮겨가면서 현지시장에 맞춘 주요 브랜드별 목표치도 조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아모레퍼시픽의 중기 전략에 따르면 회사 경영주기인 전년 7월부터 해당 연도 6월까지를 기준으로 한 2025년 브랜드 매출은 설화수가 8200억원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라네즈가 7800억원으로 2위, 코스알엑스가 4600억원으로 3위다.
다만 현 순위는 중장기 전략이 목표대로 실행될 경우 변동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현재까지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설화수의 경우 2028년에는 라네즈에 1위 자리를 내주고 2030년에는 코스알엑스에도 밀려 3위 브랜드로 내려갈 전망이다.
가장 높은 목표를 부여받은 브랜드는 라네즈다. 라네즈는 2025년 7800억원에서 2028년 1조1300억원으로 매출 1조원대를 넘어서는 것이 목표다. 이후 2030년 1조3500억원, 2035년에는 1조8000억원까지 외형을 키울 계획이다. 2025~2028년 연평균 성장률 목표는 13%, 2028~2030년은 12%다. 현재 설화수와 매출 차이가 400억원 안팎에 불과한 만큼 단기간 내 그룹 최대 브랜드로 올라서는 그림이다.
코스알엑스에도 보다 공격적인 성장 목표가 제시됐다. 아모레퍼시픽은 2025년 매출 4600억원에서 2028년 7700억원, 2030년 1조1000억원, 2035년 1조70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2028~2030년 연평균 성장률 목표는 18%로 주요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인수 이후 매출이 정체 구간에 머물고 있는 코스알엑스를 다시 성장 궤도에 올려 라네즈와 함께 글로벌 핵심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설화수에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성장 목표가 잡혔다. 2025년 8200억원인 매출을 2028년 9500억원, 2030년 1조500억원, 2035년 1조3000억원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연평균 성장률 목표는 모두 5%다. 외형을 빠르게 확장하기보다 럭셔리 브랜드로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역할을 부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트라 역시 새로운 성장 축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2025년 1000억원이었던 매출을 2028년 1700억원, 2030년 2300억원, 2035년 4000억원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025~2028년 연평균 성장률 목표는 19%로 라네즈와 코스알엑스보다도 높다. 최근 해외 시장에서 더마 화장품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에스트라를 국내 중심 브랜드에서 글로벌 더마 브랜드로 키우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아모레퍼시픽을 대표해온 브랜드인 설화수의 위치 변화다. 설화수는 2015년 국내 뷰티 단일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한때 아모레퍼시픽을 대표하는 브랜드였다. 특히 중국과 면세 채널이 급성장하던 시기에는 럭셔리 브랜드인 설화수가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성장과 수익성을 이끄는 핵심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이 성장하는 방식은 달라지고 있다. 중국과 면세점 의존도가 낮아지는 대신 미국 등 서구권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북미에서 소비자 반응을 얻고 있는 라네즈와 코스알엑스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졌다.
실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2024년 미주 매출은 전년 대비 83% 증가하며 사상 처음으로 중화권 매출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중화권 매출은 27% 감소했다. 과거 중국과 면세 채널 확대의 최대 수혜 브랜드였던 설화수가 그룹의 '원톱'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북미와 글로벌 유통망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를 다양하게 키우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브랜드별 세부 목표치는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목표치는 시기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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