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고려아연이 장형진 영풍 고문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공세를 물리치며 또다시 웃었다. 주총을 앞두고 양쪽의 날 선 보도자료 공방이 이어졌으나 결과는 싱거웠다.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탄력을 받게 됐다.
고려아연은 9일 오전 10시 서울 몬드리안 호텔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독립이사 4명 선임과 감사위원 1명 선임 안건 등을 두고 영풍·MBK와 표 대결을 벌였다. 독립이사 4명의 경우 고려아연과 영풍·MBK 쪽이 2명씩 양분했다. 고려아연 쪽 이형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서은숙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와 영풍·MBK 쪽 이준봉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심혜섭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가 각각 선임됐다.
핵심 안건으로 꼽혔던 감사위원 선임에서도 고려아연이 웃었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백인규 후보가 선임됐다. 찬성률 82%에 달했다. 반면 영풍·MBK 쪽 박유경 전 APG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책임투자·거버넌스 총괄은 찬성률 28%에 그쳤다.
임시주총이 열리기 전 요란했던 공방은 고려아연의 낙승으로 끝난 것으로 평가된다. 이사 후보 4명의 경우 양쪽이 양분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감사위원의 경우 의결권 자문사 9곳 중 8곳이 백인규 후보 찬성으로 힘을 실어줬다.
영풍·MBK는 임시주총 전날까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엔터 투자의 적정성을 문제삼으며 여론전을 펼쳤으나 먹히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영풍·MBK가 공세하면 고려아연이 맞불을 놓는 소모적인 논쟁 속에서 주주들은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경영 연속성에 힘을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고려아연이 공들이는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경영권 방어를 앞세워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에 74억달러가량(11조원)을 투자해 아연을 비롯한 핵심광물과 비철금속 13종을 생산하는 통합 제련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2027년 착공, 2029년 가동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올해 미국 연방정부의 패스트트랙에 지정되면서 인허가 기간이 약 18개월 단축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최 회장 쪽이 판정승을 거두면서 경영권 불확실성도 완화됐다.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미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 사업에 더욱 힘을 실을 수 있게 됐으며 인허가와 자금조달, 착공 등 후속 절차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영풍·MBK의 경우 이번 주총에서도 판정패하며 경영권 분쟁의 명분 싸움에서 뒤지게 됐다. 영풍·MBK의 경우 크루서블 프로젝트를 막기 위해 지난해 12월 법원에 신주 발행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했다가 기각결정을 받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미국 테네시 주정부 관계자와 지역사회 유력 인사, 언론에 프로젝트 크루서블 명칭을 담은 리셉션 초대장을 배포했다. 같은 달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는 허미티지 호텔(The Hermitage Hotel)에서 프로젝트 크루서블 리셉션을 열었다. 크루서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힘을 싣는 고려아연의 의사결정에 반대했던 영풍·MBK가 사업 주체인 것처럼 행동하는 이율배반의 모습이라는 비판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영풍·MBK는 이번 주총 결과에 대해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새롭게 구성된 이사회가 최윤범 이사 개인이나 특정 주주의 이해가 아닌 회사와 전체 주주의 장기적 이익을 기준으로 투명하고 책임 있게 운영되도록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내용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주세요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