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시가총액 200억원의 벽에 걸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코스닥 상장사 ‘지니틱스’가 중국 AI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다. 중국 종속회사를 앞세워 AI서버·네트워킹 사업에 진출하는 가운데 회사 측은 출자 일정이 늦어진 배경도 신규 매출 계약을 위한 사전 작업과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강화된 상장폐지 기준 아래 관리종목에서 벗어나려면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만큼 신사업을 실제 매출과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니틱스는 최근 시가총액 미달로 인해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지난달 26일 기준 보통주 시가총액이 200억원 미만인 상태가 25매매거래일 연속 이어진 데 이어 이후에도 미달 상태가 지속되면서 지난 3일 관리종목 지정이 확정됐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상 시가총액이 200억원에 미달하는 상태가 30매매거래일 연속 이어지면 관리종목 지정 대상이 된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에는 90매매거래일 동안 시가총액이 200억원 이상인 상태가 연속 45매매거래일 이상 지속돼야 지정 해제가 가능하다. 해당 요건을 충족할 수 없는 것으로 확정되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
지니틱스 입장에서는 우선 현행 기준인 시가총액 200억원을 안정적으로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정부가 코스닥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을 300억원으로 높이는 시점을 당초 내년 1월에서 7월로 6개월 유예하면서 추가적인 시간을 벌었지만 이미 현행 200억원 기준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됐기 때문이다.
지니틱스가 기업가치 회복을 위해 꺼내든 카드 중 하나가 중국 AI 시장 진출이다. 반도체 전문기업인 지니틱스는 최근 경영권 갈등이 해소된 이후 AI서버 및 네트워킹 서비스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열고 중국 종속회사(Zinitix IntelliCompute Technology)에 4억5164만원을 출자하기로 결의했다. 회사가 밝힌 출자 목적은 신규사업 및 신성장동력 확보다.
중국법인 출자는 당초 이달 1일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정정공시를 통해 취득예정일이 오는 16일로 연기됐다.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신사업 추진 일정까지 늦춰지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사업 진행 상황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됐다.
회사 측은 이번 일정 변경이 사업 차질보다는 매출 계약 체결을 위한 사전 정비 과정과 관련돼 있다는 입장이다. 홍근의 지니틱스 대표는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취득 일정 연기가 매출 계약을 위한 사전 정비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현재 관련 계약은 최종 확정되지 않은 단계다. 회사 측은 계약이 구체화될 경우 관련 내용을 공시한다는 방침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논의 중인 계약이 성사될 경우 지난해 매출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규모가 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계약 상대방과 금액 등 구체적인 조건은 현재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 AI 사업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지니틱스 최대주주의 사업 방향과 맞닿아 있어서다. 지니틱스 최대주주는 헤일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인터내셔널 코퍼레이션이며 최대출자자는 홍콩 헤일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다.
헤일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인터내셔널 코퍼레이션 대표이사인 타오 하이(TAO HAI)는 최대출자자인 홍콩 헤일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인물이다. 헤일로 측은 최근 'Power for AI'를 핵심 전략사업으로 내세우고 AI서버용 전력관리반도체 분야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수직전력공급(VPD) 아키텍처 관련 기술을 차세대 성장 영역으로 육성하고 있다.
지니틱스가 중국 종속회사를 통해 AI서버 및 네트워킹 서비스를 신규사업으로 추진하는 시점과 최대주주 측의 AI 사업 확대가 맞물리는 셈이다. 향후 지니틱스의 중국 사업이 헤일로 측의 기술·영업 네트워크와 연결될 경우 신사업 안착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주가는 중국법인 출자 결정 이후 한때 2000원대로 올라섰다가 다시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이후 중국법인 취득 일정 연기 공시를 전후해 한때 1472원까지 떨어졌으며 7일 장 마감 기준 1630원으로 소폭 회복하기도 했다.
신사업과 함께 기존 반도체 사업의 실적 개선도 관리종목 탈피를 위한 또 다른 축이다. 신규사업이 실제 실적으로 연결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기존 사업에서 매출과 수익성을 얼마나 끌어올릴지가 단기적인 기업가치 회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홍 대표는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는 단계”라면서도 “구체적인 성과 등이 나타나면 공시를 통해 외부에 널리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존 사업에 대해서도 "작년보다 올해 매출이 늘었고 9월부터 증가폭이 확대돼 4분기에 가장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수익성 개선이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최대주주의 추가 지분 매입도 회사 측이 기업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안정 차원에서 추진하려는 카드 중 하나다. 현재 최대주주 측의 추가 지분 취득에는 지니틱스가 국가핵심기술 보유기업으로 지정돼 있다는 점이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헤일로는 2024년 8월 서울전자통신 등과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지니틱스 지분 30.93%를 확보해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경영권 갈등 과정에서 당시 경영진이 지니틱스의 터치 컨트롤러 IC 관련 기술에 대해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신청했고 이후 해당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됐다.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 등 경영권 변동을 수반하는 거래는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 등 관련 절차가 요구될 수 있다.
홍 대표는 "전 경영진이 회사를 국가핵심기술 보유기업으로 지정해 최대주주가 추가 매입을 할 수 없는 상태"라며 "이 문제를 정부와 협의해 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가총액 300억원 기준 적용 시점이 내년 7월로 연장됐지만 그 전에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관련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니틱스의 관리종목 탈피 여부는 중국 AI 사업에 대한 기대를 실제 매출과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현행 시가총액 200억원 기준부터 넘어야 하는 상황에서 중국 신사업과 기존 반도체 사업의 실적 개선, 최대주주의 지배력 확대가 기업가치 회복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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