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송한석 기자] “잉글랜드 축구팀 아스널 경기장에는 몇 명이 들어갈 수 있어?”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26’ 삼성전자 전시관. 축구 경기가 재생되는 TV 앞에서 리모컨을 들고 이렇게 묻자 화면에 곧바로 답이 나타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의 인기 축구 구단인 아스널의 홈구장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의 좌석 수와 함께 경기장과 관련된 영상 콘텐츠까지 한 화면에 펼쳐졌다. 축구를 보다 궁금한 게 생겨도 스마트폰을 찾거나 TV 화면을 벗어날 필요가 없었다.
삼성전자가 올해 IFA에서 보여준 인공지능(AI)의 방향은 이처럼 체험에 맞춰져 있었다. TV를 보다가 궁금한 것을 바로 묻고 매장에서는 대화형 AI와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는다. 냉장고는 식재료를 파악해 요리를 추천하고 세탁기는 AI로 에너지 사용을 줄인다. AI를 제품에 붙이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실제 사용하는 순간에 효용을 느끼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최성민 삼성전자 독일법인 CE리테일담당은 “TV에는 특히 기능들이 많이 들어 있는데 AI 기능들을 고객한테 설명하기는 굉장히 어렵다”며 “우리 TV가 왜 잘하고 왜 AI가 들어 있는지, AI는 하나의 그냥 클레임이 아니라는 것을 더 알려드리기 위해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어 놨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비전 AI 컴패니언’이다. TV를 시청하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리모컨의 마이크를 통해 바로 질문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축구를 보던 중 아스널 경기장의 수용 인원을 묻자 AI가 답변을 내놓고 관련 콘텐츠까지 함께 추천했다.
최 담당은 “TV를 보다가 궁금증이 있을 수 있는데 원래는 휴대전화로 물어볼 수 있지만 이제 리모컨을 통해 LLM이 탑재돼 있기 때문에 마이크를 누르고 궁금한 질문할 수 있다”며 “TV가 LLM을 통해 답변을 즉시 줄 수도 있으며 관련된 콘텐츠도 아예 추천해 드린다”고 설명했다.
AI는 TV를 보는 순간을 넘어 제품을 고르는 과정에도 들어왔다. 삼성전자는 전시장에서 대화형 AI가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해 적합한 TV를 추천하는 시스템을 프로토타입으로 선보였다.
현장에서 최 담당이 영어로 “영화를 보기에 좋은 TV를 추천해 달라”고 묻자 AI는 곧바로 제품 하나를 제시하는 대신 시청 공간이 주로 밝은지 어두운지를 되물었다. 이에 “밝은 공간에서 영화를 보고 100인치보다 큰 TV를 원한다”고 조건을 추가하자 AI는 115인치 마이크로 RGB TV를 추천했다.
대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영어로 진행하던 중 한국어로도 설명해 달라고 요청하자 AI는 같은 내용을 한국어로 바꿔 답했다. 한 번 질문하고 답을 받는 방식이 아니라 앞선 대화의 맥락을 이어받아 소비자가 원하는 조건을 좁혀가는 방식이다.
TV에서 강조한 ‘체험형 AI’는 생활가전으로 이어졌다. 전시장에 놓인 냉장고는 내부 카메라를 활용해 들어오고 나가는 식재료를 인식한다. 냉장고가 파악한 재료를 바탕으로 만들 수 있는 음식과 조리법도 추천한다.
최 담당은 “오늘 저녁에 뭔가 요리를 해야 하고 내 냉장고 안에 이런저런 재료가 있다는 것이 저장돼 있다면 원하는 재료를 정해 AI 앱을 통해 오늘 요리할 수 있는 음식을 추천해 달라고 할 수 있다”며 “원하는 요리를 정하면 재료를 추천하고 요리 방법을 알려준다”고 전했다.
유럽 소비자의 생활환경에 맞춘 제품도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외형 크기를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 내부 용량을 13kg까지 확대한 세탁기를 전시했다. 전시장에도 ‘Bigger inside, Same outside(외부 크기는 그대로, 내부는 더 크게)’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용량뿐만 아니라 에너지 효율도 유럽 공략의 핵심으로 내세웠다. 전시장에는 유럽 에너지 효율 A등급 기준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70% 줄인 세탁기도 별도로 전시됐다. AI가 세탁물의 상태 등을 판단해 세탁 과정과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최 담당은 “AI가 빨래가 얼마나 더러운지, 세제를 얼마나 사용해야 하는지 등을 최적화해서 에너지를 그만큼 더 줄일 수 있다”며 “에너지 자체가 워낙 비싸지고 중요한 쟁점이 되다 보니 독일 소비자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번 IFA에서 보여준 AI 전략은 기능의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축구를 보다가 궁금한 것을 묻고 매장에서는 대화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TV를 찾고 냉장고 속 재료로 저녁 메뉴를 추천받는 식이다. 여기에 제한된 공간과 높은 에너지 비용이라는 유럽 시장 특성을 반영한 제품을 더해 AI를 실제 구매와 사용 경험으로 연결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최 담당은 “중요한 것은 삼성에서는 엔드 커스터머, 진짜 고객한테 어떻게 체험을 더 해줄 수 있는지 강조하는 것”이라며 “우리 거래사에 알려주고 관련 콘텐츠를 통해 성수기에 이를 더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체 내용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주세요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