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이수민 인턴기자] 고용노동부가 기업이익과 연동되는 ‘N% 경영성과급’ 요구와 사업경영상 결정을 대상으로 하는 노동쟁의를 의무적 교섭에서 제외했다. 기업의 경영 판단과 주주 권익을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다.
이번 지침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올해 5월 삼성전자 총파업 위기가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지급 상한을 없애는 방안을 요구했다. 노사가 성과급 재원과 배분 방식을 두고 대립하면서 총파업 직전까지 갈등이 이어졌다.
동시에 일명 ‘노란봉투법’ 개정으로 교섭과 노동쟁의의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거나 공장 신설 등 기업의 경영 결정까지 노동쟁의 대상으로 볼수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노동부는 3일에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통해 판단 기준을 구체화했다. 기준에 따르면 성과급 자체를 교섭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기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직접 연동해 배분하도록 요구하는 경우를 의무적 교섭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 배당 등 기업의 경영 판단에 활용되는 재원이다. 노동부는 성과급으로 우선 순위로 두면 영업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노조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를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기업이 반드시 응해야 할 의무는 없다. 또한, 기업이 해당 요구를 거부하더라도 부당노동행위로 간주하지 않는다. 다만 기본급이나 연봉의 일정 비율 또는 정액으로 성과급을 요구하거나 지급 기준 및 시기 등을 협의하는 것은 기존과 동일하다.
쟁의권 확보에도 제약이 생긴다. 노조가 기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를 고수하면 노동위원회가 요구안을 변경하도록 권고할 수 있다.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행정 지도 대상이 된다. 또한 교섭 대상이 아닌 사안을 주된 목적으로 파업할 경우 쟁의행위의 정당성 역시 법적 판단의 대상이 된다.
공장 신설 등 경영상 결정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노동부는 호남 반도체 공장 신설처럼 공장을 새로 짓거나 이전 반대 자체를 의무적 교섭 대상에서 제외했다. 사측이 노조의 제안을 거부해도 이 역시 부당노동행위로 보기 어렵다.
다만 신설 공장으로의 근로 조건이 바뀐다면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 AI나 자동화 설비 등 기술 도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교섭 대상이 아니지만 인력 감축이나 직무 형태가 변경될 경우 고용 안정을 이유로 쟁의 대상이 된다.
이번 지침은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넓어진 노동쟁의 범위의 경계선을 구체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노조가 경영성과급이나 기업의 투자·신기술 도입 등에 의견을 제시하고 자율적으로 교섭하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기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배분하도록 강제하거나 경영상 결정 자체를 쟁의행위로 관철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번 지침으로 노조쟁의 범위에 한층 제약이 생겼다. 노조가 사측에 의견을 제기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를 법적으로 관철할 수 있는 범위는 이전보다 좁아졌다. 이는 향후 노사 협상에서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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