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삼성전기의 유리기판 양산 준비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TSMC에 제출한 유리관통전극(TGV) 모듈의 신뢰성 평가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관련 장비 발주 일정도 밀린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기는 그동안 2027년 유리기판 양산을 목표로 파일럿 라인 구축과 고객사 평가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신뢰성 검증에 예상보다 시간이 걸리면서 양산 준비 일정도 계속 뒤로 밀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TGV 모듈에 대한 신뢰성 검증을 받기 위해 TSMC에 샘플을 제출했다. 샘플을 넘긴 지 두세 달가량 지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평가 일정은 한 달 이상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는 최근 TGV 모듈에 대한 신뢰성을 평가 받기 위해 TSMC에 샘플을 제출했지만 평가가 늦춰지고 있다"며 "2~3개월 전 샘플을 제출했지만 TSMC가 평가를 늦추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가 TSMC에 샘플을 제출한 것은 향후 첨단 패키징 공정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TSMC는 파운드리뿐 아니라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등 첨단 패키징 사업도 함께 하고 있다. 유리기판이 실제 패키징 공정에서 안정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한 만큼 삼성전기도 TSMC를 통해 관련 신뢰성 검증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삼성전기가 협력사들과 준비해온 일부 TGV 관련 장비 발주 일정도 당초 계획보다 늦춰진 것으로 파악된다. 앞선 관계자는 "양산 일정도 늦춰지고, 삼성전기로부터 장비 발주도 조금 더 늦춰달라는 요청을 받은 업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삼성전기는 당초 2027년께 유리기판 양산을 목표로 파일럿 라인 구축과 고객사 평가를 진행해왔다. 이후 올해 들어 본격 가동 목표를 2028년으로 조정했지만 신뢰성 검증과 양산 공정 안정화에 시간이 더 걸리면서 장비 투자 역시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양산 일정이 늦어지면서 유리기판 기술 개발과 공급망 구축에 참여해온 국내 장비·소재 업체들의 사업 일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삼성전기는 그동안 TGV를 비롯해 유리 가공과 도금, 검사 등 주요 공정에서 다수의 소부장 업체들과 기술 협력과 샘플 검증을 진행해왔다. 삼성전기의 공정과 투자 일정이 늦어질 경우 이들 업체의 장비 개발과 발주, 납품 계획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 유리기판 장비업체 관계자는 "국내 유리기판 양산 투자가 늦어지는 것은 아직 공정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어떤 공정으로 갈지에 대한 방향은 결국 삼성전기에서 잡아줘야 관련 업체들도 그에 맞춰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리기판 상용화 일정이 늦어지는 것은 삼성전기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유리기판 사업에 뛰어든 SKC 역시 자회사 앱솔릭스를 통해 당초 이른 시점의 양산을 추진했지만 고객사 신뢰성 평가와 공정 보완에 시간이 걸리면서 상용화 일정이 늦어지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기존 임베딩 방식과 함께 논임베딩 방식의 유리기판 개발을 병행하며 고객사 인증과 수율 개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도 유리기판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시점을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 주요 업체들이 당초 제시했던 양산 목표를 잇달아 늦추고 있는 데다 고객사 평가와 공정 검증도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당초 예상했던 시점에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양산 단계에서는 아직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들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관련 공정들이 안정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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