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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까지 갔지만 실패"…마이크로LED, 삼성전자의 '통곡의 벽'
송한석 기자
2026-08-12 08:05:00
AUO와 공동개발 후 생산라인까지 구축…본딩·가격 문제로 생산성 난항
이 기사는 2026-08-11 18:50:19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마이크로LED TV.(제공=삼성전자)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삼성전자가 차세대 TV로 낙점했던 자발광 마이크로LED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고도 양산과 사업성이라는 마지막 벽을 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만 AUO와 수년에 걸쳐 공동개발을 진행한 데 이어 베트남에 생산라인까지 구축했지만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산성이 떨어졌고 삼성전자의 초대형 TV 전략도 최근 마이크로 RGB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상업용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더 월(The Wall)’을 선보이며 마이크로LED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이후 가정용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며 마이크로LED를 기존 LCD와 OLED를 잇는 차세대 초프리미엄 TV로 키우는 데 나섰다. 초소형 LED 소자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구조를 활용해 높은 밝기와 명암비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제품을 실제 TV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마이크로LED 소자를 개별적으로 구동할 TFT(박막트랜지스터) 백플레인이 필요했다. 삼성전자는 관련 기술을 내부에서 확보하지 못하면서 외부 업체로 눈을 돌렸고 대만 디스플레이 업체 AUO와 손을 잡았다.


협업 규모도 작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AUO 연구인력 약 20명이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에 머물며 삼성전자 측과 마이크로LED 기술을 공동 개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양사는 약 2~3년에 걸쳐 개발을 진행했고 이후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초기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TFT를 소싱해야 했기 때문에 여러 업체를 알아봤고 그중 AUO가 협력하기로 한 것”이라며 “AUO와 2~3년 정도 같이 개발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생산 단계에 접어들면서 문제가 나타났다. 연구개발 단계에서 제품을 구현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일정한 품질로 반복 생산할 수 있는 수준까지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앞선 관계자는 “양산이 충분히 검증된 방식의 생산라인이 아니다 보니 문제점이 많았다”며 “소량으로 생산되다 보니 가격도 너무 높았다”고 말했다.


양산 과정에서는 본딩 공정이 발목을 잡았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구축한 초기 생산라인에서는 전도성 볼을 테이프에 분산시켜 열로 접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별도의 정렬(얼라인)이나 패터닝 공정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마이크로LED 칩과 기판을 접합한 뒤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유리 기판과 LED 칩 간 열팽창률 차이가 문제로 지목된다. LED에서 발생하는 열로 유리 기판과 LED 칩이 서로 다른 정도로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면서 접합부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초도 생산과 베트남 생산라인 구축까지 성공했지만 이 같은 문제로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낮은 생산성이 가격과 사후관리 부담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초고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중동 등 일부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졌지만 수요를 넓히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마이크로LED가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제품이기는 했지만 이를 하나의 TV 사업으로 키우기에는 생산성이 지나치게 낮았던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 달에 패널 하나를 만드는 시기도 있었다”며 “150인치 같은 제품을 중동에 보내고 고장이 나면 패널 자체를 바꿔주는 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도 수요가 없다”며 “수익을 전혀 못 내는 모델이 지금 조금씩 돌아가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의 초대형 TV 전략은 최근 달라지고 있다. 자발광 마이크로LED와 별개로 RGB LED를 백라이트로 활용하는 ‘마이크로 RGB’를 새로운 초대형 프리미엄 TV 축으로 키우고 있다. 마이크로 RGB는 LED 소자 자체가 화소 역할을 하는 자발광 마이크로LED와 달리 LCD 패널 뒤에 초소형 적·녹·청(RGB) LED를 광원으로 배치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115형 마이크로 RGB TV를 처음 출시한 데 이어 55·66·75·85·100형을 추가해 라인업을 6종으로 확대했다. 자발광 마이크로LED가 초대형·초고가 시장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마이크로 RGB는 출시 4개월 만에 다양한 크기로 제품군을 확대하며 프리미엄 TV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UO 패널을 사 오고 협력을 계속하는 상태이지만 AUO가 상주하면서 마이크로LED를 연구한 사실은 없다”며 “현재는 마이크로 RGB로 가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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