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에너지효율과퍼포먼스를 고려하면 히트펌프가 월등합니다. 제주도 실증 사업에서는 누진세가 아닌 일반 요금제를 활용하는데, 그 기준으로 기존 전기료보다 50% 저렴합니다."
신문선 삼성전자 DA사업부 상무는 10일 제주도에서 열린 'EHS 올인원' 히트펌프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히트펌프 솔루션을 활용하면 기존 화석연료 보일러보다 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정부의 난방 전기화 보급사업에 참여해 제주도 2개 가정 주택과 용인 삼성물산 주거연구소 등에 '히트펌프 필드 테스트 랩'을 마련하고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거주하는 주택에 장기간 제품을 운전하며 제품 성능과 에너지 비용, 사용 편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한다.
히트펌프 솔루션은 공기 중의 열을 활용해 높은 에너지 효율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냉매가 액체에서 기체로, 기체에서 액체로 변하는 과정에서 열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것이 히트펌프 솔루션의 기본 원리다.
히트펌프는 공기를 가열하는 'A2A(Air to Air)' 방식과 물을 가열해 난방하는 'A2W(Air to Water)' 방식으로 나뉜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EHS 올인원 솔루션’은 하나의 실외기로 바닥 난방과 온수는 물론 냉방까지 구현할 수 있어 편의성을 높였다.
삼성 히트펌프는 화석연료보일러 대비 5배가량 높은 에너지 효율을 낼 수 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도시가스(LNG)를 사용하는 가스보일러의 에너지 효율은 0.91 수준인 반면 히트펌프는 4.9 수준으로 약 5배 높다.
정부가 실증 사업에 나선 배경에는 글로벌 탈탄소 정책과 에너지 안보 강화 기조가 있다. 정부는 앞서 난방 전기화 보급사업을 발표하며 2035년까지 화석연료를 대체해 350만대의 히트펌프를 보급하고 518만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제주를 시작으로 경남, 전남 등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전국 확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히트펌프는 열효율뿐 아니라 가정의 냉·난방비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냉·난방이 모두 가능한 EHS 올인원 솔루션의 경우 설치비가 1400만원으로 기존 보일러 설치비인 100만원보다 비싸다. 현재 정부가 설치비의 70%를 보조하고 있어 본인 부담금은 400만원 수준이다. 신 상무는 히트펌프를 사용하면 연간 냉·난방비를 100만원가량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상무는 "제주도 기준 등유, LNG를 쓰다가 히트펌프로 바꾸면 1년에 100만원 정도 냉·난방비를줄일 수 있다"며 "40평 기준 시스템 에어컨 설치비가 1000만원인데, EHS 올인원 솔루션은 냉·난방모두 가능한 만큼 오히려 더 저렴하다"고 말했다.
또한 EHS 올인원이 삼성전자의 스마트 통합제어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와 연동되는 만큼 에너지 관리 분야로의 확장성도 기대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스마트싱스 이용자는 글로벌 기준 5억명 이상이며, 서드파티 제품까지 포함해 3200개 제품과 연결할 수 있다. 향후 가상발전소(VPP), 태양광(PV), 에너지저장장치(ESS) 등과 연계 범위를 넓히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정부는 현재 실증 중인 단독주택을 넘어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도 히트펌프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에 삼성전자는3층 규모의 삼성물산 주거연구소에 EHS 올인원 솔루션을 설치하고 공동주택을 가정한 환경에서 성능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검증 결과는향후 공동주택 대상 히트펌프 보급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다만 공동주택으로 히트펌프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제품 효율뿐 아니라 설치 공간과 하중, 전력 인프라 등 주거환경에 맞춘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현재 실증에 사용되는 온수 저장탱크는 300리터(l) 규모로 제품을 포함한 전체 무게가 약 400㎏에 달해 아파트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제약이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공동주택에 적합한 온수 저장 방식과 탱크 용량, 설치 구조 등을 검토하는 한편 세대별 전력 사용량 증가에 대비한 전력 인프라와 건축 설계 기준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신 상무는 “공동주택에 들어가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며 “하중이나 규제, 전력량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정부와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제주도 히트펌프 보급사업의 설치 품질을 높이기 위한 현장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 사업에 참여하는 파트너사와 설치 관계자 200여명을 대상으로 총 7차례에 걸쳐 사업 개요와 수배관 이론, 제품 설치·점검 과정 등을 교육했다. 태양광 보급과 연계한 사업 특성을 고려해 축열식 설치 교육도 함께 진행하며 현장 시공 역량 강화에 나섰다.
신 상무는 "제주는 국내 난방 전기화 정책이 가장 먼저 추진되는 지역인 만큼, 삼성전자에도 히트펌프 기술과 제품 경쟁력을 실제 주거 환경에서 검증할 수 있는 중요한 테스트베드"라며 "앞으로도 고효율 히트펌프 기술을 기반으로 냉방·난방·급탕을 아우르는 다양한 주거용 HVAC 솔루션을 선보이며 국내 난방 전기화와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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