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유리 기판이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소재로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 양산까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유리에 미세한 구멍을 뚫는 유리관통전극(TGV) 공정에서 발생하는 크랙부터 홀 내부 금속 충진, 열팽창에 따른 신뢰성 문제, 대면적 기판 검사까지 공정 곳곳에서 기술적 난제가 남아 있다.
26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산업전(ASPS) 2026'에서는 이 같은 난제를 풀기 위한 국내 소부장 업체들의 기술 경쟁이 눈에 띄었다.
TGV를 직접 가공하는 업체뿐 아니라 금속 충진 방식을 바꾸거나 유리 대신 글라스세라믹을 적용하고, 홀 내부까지 정밀하게 들여다보는 검사장비를 개발하는 기업들도 등장했다.
이중 켐트로닉스는 유리 기판의 핵심 난제인 크랙과 금속 충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나섰다. TGV 내부를 결함 없이 금속으로 채우는 신기술 'CT-MC-0037'을 공개했다. CT-MC-0037은 전극 충진 소요 시간을 1시간 이내로 줄이고 전극 결함(보이드)을 1% 이하로 낮추는 기술이다.
유리 기판 상용화를 위해서는 TGV 공정 안정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유리를 관통하는 미세 홀에 구리 등 금속을 채워 배선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하는데, 충진 과정에서 보이드가 발생하면 전기적 특성과 신뢰성이 저하될 수 있다. 이에 TGV 내부를 균일하게 채우는 기술이 양산을 위한 핵심 과제로 꼽힌다.
켐트로닉스는 TGV 내부에 구리 기반의 메탈 파우더를 충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유리와 구리 간 물성 차이로 생기는 신뢰성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다. 현재 500mm×500mm 패널 사이즈까지 구현했지만 추가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고객사 등에 샘플을 제공하며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켐트로닉스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유리에 비해 구리가 더 늘어나는 성질이 있다 보니 크랙이 발생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런 허들을 넘어야 하는데, 쉽지 않은 문제라 신뢰성 부분에서 검증이 필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신도기연은 유리의 가공성과 세라믹의 강성을 결합한 글라스세라믹 기반 수직배선 기술 'TGCV'를 선보였다.
글라스세라믹은 유리의 가공성과 세라믹의 내열·내구 특성을 동시에 갖춘 하이브리드 기판 소재로, 고출력·고주파·고집적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구체적으로는 일반 유리에 특수 성분을 넣어 빛에 반응하도록 만든 감광유리를 기반으로 공정을 진행한다. 여기에 자외선을 조사해 원하는 패턴을 만든 뒤 나머지 부분을 식각하고 다시 열처리를 거치는 방식이다. 온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최종 강도와 특성이 달라진다.
특히 유리 기판이 열과 충격에 약한 만큼 파워 발광다이오드(LED), 자동차 등 열이 많이 발생하거나 충격이 큰 영역에서 TGCV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신도기연 측은 실제 고객사들도 열과 충격 문제를 애로 사항으로 꼽는 만큼 글라스세라믹 기반 TGCV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도기연 관계자는 "현재 고객사들과 신뢰성 검증을 진행하고 있는데, 2028년에는 양산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열과 충격에 강한 만큼 고객사들도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했다.
큐이미징은 TGV 홀 내부 형상까지 확인할 수 있는 검사장비를 선보였다. 기존 TGV 검사는 주로 기판 위에서 카메라를 수직으로 촬영해 구멍의 크기나 관통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큐이미징은 여기에 45도 방향에서 깊이에 초점을 맞춰 촬영하는 방식을 더했다. 이를 통해 홀의 상·하부뿐 아니라 TGV 홀이 일정한 형상으로 만들어졌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레이저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리 내부의 굴절률 변화도 관찰할 수 있다. 레이저 공정 과정에서 유리가 부분적으로 녹았다가 다시 굳으면서 굴절률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를 통해 레이저 가공이 균일하게 이뤄졌는지 살펴볼 수 있다. 가시광이 통하는 상태라면 레이저 가공 이후부터 홀 형성 이후까지 여러 공정 단계에서 검사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큐이미징 관계자는 "국내에서 TGV를 개발하고 있는 거의 모든 업체 샘플은 다 측정하고 있다"며 "올해 510mm×510mm 면적 글래스를 검사할 수 있는 장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11월에는 양산에 대응할 수 있는 장비를 출하하고 이후 개념실증(PoC)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유리 기판이 아직 대면적 양산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반도체 고집적화가 진행될수록 기존 기판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소재라는 점에서 차세대 패키징의 주요 방향으로 보고 있다.
켐트로닉스 관계자는 “유리 기판은 전기적·열적 특성이 우수하고, 고집적화가 가능한 만큼 기존 기판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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