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은서 기자] 홈플러스가 법원의 회생계획 인가를 받아 지난해 3월 회생개시 신청 이후 1년 6개월 만에 회사 청산의 위기를 넘겼지만 부채탕감과 영업정상화, 새 인수자 확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새로운 회생안에 따라 1차적인 계획 수행 책임자는 홈플러스 관리인이다. 하지만 구사주인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은 메리츠가 홈플러스에 제공한 2000억원 DIP 대출 전액에 연대보증을 서면서 인수합병(M&A) 책임을 지게 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정준영 법원장)는 전날 관계인집회에서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계획안은 회생담보권자 100%, 회생채권자 75.9%, 주주 100% 찬성으로 가결됐다.
새로운 홈플러스 회생 과정에서 흥미로운 것은 MBK의 지위와 역할이다. 회생계획 인가 이후 MBK가 어떤 법적 근거로 홈플러스 경영에 계속 관여하는가다. MBK는 회생계획에 따라 기존 주주 지위를 포기하지만, DIP 금융 연대보증과 경영 정상화·자산매각·M&A 추진 등에 관여하고 있어 회생계획 이행 과정에서 사실상 핵심적인 역할을 계속 수행하게 됐다.
사실 MBK는 2조5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무상소각하면서 홈플러스와 연을 뗄 수 있었다. 그러나 MBK 법인과 김병주 회장은 메리츠가 홈플러스에 제공한 2000억원 DIP 대출 전액에 연대보증을 섰다. 김 회장이 직접 보증을 서면서 7월 회생절차 폐지 상태는 끝나게 됐다. 결정적으로 채무자회생법 제258조는 법원이 회생계획 수행에 필요한 명령을 할 수 있는 대상에 “회생을 위하여 채무를 부담하거나 담보를 제공하는 자”를 명시하고 있어 MBK의 지위가 확보됐다.
홈플러스 관리인과 MBK는 2028년 2월까지 홈플러스 폐점 점포 가운데 자가점포 19개를 매각한다. 예상 조달 금액은 1조4192억원이다. 해당 금액의 대부분은 메리츠금융그룹의 담보권신탁채권 1조3000억원을 상환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메리츠금융그룹의 담보신탁채권이 선순위인 만큼 다른 담보채권보다 우선적으로 갚는다. 메리츠의 담보권 해제 이후 운영 중인 67개 점포 중 자가점포 38곳을 담보로 2030년 2월과 2037년 2월 부동산 담보 대출을 받을 예정이다. 다른 담보채권 변제를 위해서다.
납품업체에 갚아야 하는 금액은 5032억원에 달한다. MBK는 2028년 2월(0.5%), 2029년 2월(20.3%), 2030년 2월(79.2%)로 분할 변제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금액은 공익채권으로 모두 변제해야 하지만 2030년 2월에 변제 금액이 몰려있어 다 갚을 수 있을지 모호하다.
미지급 급여와 퇴직급에 대한 구상도 나왔다. 금액 규모는 총 633억원이다. 내년 2월까지 69%인 436억원가량을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는 2028년 2월까지 변제할 계획이다. MBK는 인수합병(M&A)도 추진한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관계인집회에서 "폐점점포 매각 이후에도 회사 자체에 대한 M&A를 추진해 채권을 변제하겠다"고 말했다.
관건은 MBK의 위기대응 능력이다. 2만명에 달하던 직원수는 9400명으로 줄었고 점포는 67개다. 납품 대금 등의 문제로 상품을 제대로 진열하지 못하는데 일단 정상영업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공익채권자들의 일시 변제 요구도 변수다. 공익채권자 분할상환 최종 동의율은 66.3%였다. 분할상환에 동의하지 않은 채권자들이 일시 변제를 요구하면 유동성이 부족해져 회생 계획안을 이행하기 어렵다. 법원 관계자는 "변제가 잘 시작되면 조기 종결을 하기도 하는데 변제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 '인가 후 폐지' 가능성이 있다"며 "이후에는 법원에서 의무적으로 파산 선고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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