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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쌓인 공익채권 1조…홈플러스 회생재원 집어삼킨다
배지원 기자
2026-08-11 07:00:00
DIP 자금 운영비 충당에도 빠듯…영업 정상화 실패 시 채권 회수율 악화 우려
이 기사는 2026-07-29 07:0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 주요 공익채권 및 DIP 자금 명목·구성 내역-3.jpg
(그래픽=오현영 기자)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홈플러스 회생절차에서 공익채권이 1조원을 넘어서면서 채권자 회수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신탁재산으로 선순위를 확보한 메리츠금융은 독자적인 회수 경로를 갖고 있지만, 영업 정상화 실패 시 담보가치 하락이라는 간접 영향을 피하기 어렵고, 후순위 채권자와 무담보채권자는 회수 가능성 자체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채권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공익채권은 올해 5월 말 기준 1조999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생절차 개시 이후 발생한 임금과 퇴직금, 국세·지방세,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료를 비롯해 협력업체에 지급해야 하는 상거래채권 등이 포함된 규모다. 회생절차에서는 공익채권이 회생채권이나 담보권보다 우선 변제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협력업체에 대한 상거래채권이다. 지난 4월 말 기준 홈플러스의 미지급 납품대금은 4100억원이며, 공익채권 가운데 상거래채권 규모만 794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최근 메리츠금융 3사(메리츠증권·메리츠캐피탈·메리츠화재)는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2000억원 규모의 홈플러스 DIP(Debtor-in-Possession) 금융을 승인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해당 자금만으로는 67개 점포를 정상 운영하고 밀린 납품대금까지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DIP 자금이 공익채권 상환과 운영자금으로 대부분 소진될 경우 영업을 통한 새로운 현금창출이 이뤄지지 않는 한 공익채권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회생절차가 장기화될수록 점포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품대금도 새로운 공익채권으로 누적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신탁담보 외 자산 처분으로 확보한 현금은 공익채권 변제에 우선 사용되면서 후순위 채권자의 회수 재원이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더 나아가 점포 폐업 시 명도·유치권 문제와 헐값 매각 리스크까지 겹치면 신탁담보 가치도 영업권 프리미엄이 빠진 단순 폐점 부지 수준으로 하락해 메리츠의 회수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DIP 금융을 공익채권 변제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기존 방식은 아니지만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DIP 채권 관련 부분은 공익채권에서 제외하는 방향을 정부에 전달하는 방식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DIP 자금이 공익채권 상환에 대부분 소진될 경우 회생기업 정상화라는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다만 업계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반론이 나온다. 한 채권업계 관계자는 "DIP 대출 조건에 해당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이상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이야기"라며 "공익채권의 변제 순위는 법으로 정해진 사항인 만큼 사실상 법의 영역 밖에 있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담보채권 회수 여부도 결국 공익채권 증가 속도에 달렸다는 평가다. 부동산 신탁재산으로 인해 선순위 담보권자 지위를 가진 메리츠금융은 홈플러스에 약 1조3000억원을 대출하면서 전국 점포 61곳을 담보로 확보했다. 이 가운데 44곳은 전체의 72.1%를 차지하는 핵심 영업점으로 영업 중단 직전까지 매출을 견인했던 우량 점포들이다. 이후 일부 점포 매각으로 대출금이 상환되면서 지난해 말 기준 대출 잔액은 약 1조원 수준이다. MBK파트너스 측은 부동산 담보가치가 최소 2조8000억원 이상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메리츠보다 후순위 담보를 지닌 채권자나 무담보채권자는 회수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담보가치뿐 아니라 영업 정상화가 되지 않으면, 회생기간이 길어질 수록 공익채권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점포 운영을 통해 현금흐름을 회복하지 못하면 공익채권이 계속 늘어나 담보가치가 충분하더라도 실제 채권 회수 금액은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채권업계 관계자는 "공익채권은 담보채권보다 우선 변제되는 만큼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변수"라며 "영업에서 흑자를 내지 못하면 물품대금 등이 계속 공익채권으로 누적되고 회생절차가 길어질수록 담보채권은 물론 무담보채권의 회수 순위도 계속 뒤로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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