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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결제보다 '3분 송금'…원화코인의 존재 이유
박관훈 기자
2026-09-09 07:30:00
⑤해외송금 수수료 87%↓…결제·보험·STO까지 실사용 확장, 남은 관문은 '제도'
이 기사는 2026-09-08 06:0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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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Gemini)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가상자산을 넘어 결제·송금·정산의 새로운 인프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둘러싼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과 사업·수익구조, 실사용 가능성을 짚어보고, 혁신과 금융안정을 함께 담아낼 제도적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카드로 커피 한 잔을 사는 데 불편함이 없는 한국에서 굳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할까. 국내 금융사들의 잇단 기술검증(PoC)은 이 질문에 답을 내놓기 시작했다. 국내 결제에서는 이미 촘촘하게 깔린 카드·간편결제와 경쟁해야 하지만 해외송금으로 무대를 옮기면 얘기가 달라진다. 며칠 걸리던 송금을 수분 안에 끝내고 중개 비용까지 크게 줄일 수 있어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활용처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커피 한 잔을 사는 결제에서 보험료 납부와 보험금 지급, 토큰증권(STO) 청약까지 기존 금융서비스와의 접점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쓸 수 있느냐'보다 '어디에서 가장 큰 효용을 만들어내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기존 금융망에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영역을 얼마나 빠르게 대체하거나 보완할지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실사용 확산을 좌우할 전망이다.


◆2~3일 걸리던 해외송금 '3분'…수수료도 87%↓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효용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곳은 국경 간 거래(Cross-border)다. 기존 스위프트(SWIFT) 기반 해외송금은 여러 금융기관과 중개은행을 거치면서 시간과 비용이 발생한다. 특히 소액 송금에서는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각종 수수료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이 같은 중개 단계를 줄이고 24시간 자금 이전과 정산이 가능한 구조를 구현할 수 있다. 국내 금융사들의 기술검증에서도 해외송금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KB금융은 KG이니시스, 카이아, 오픈에셋과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부터 오프라인 결제, 가맹점 정산, 해외송금까지 하나로 연결하는 통합 PoC를 완료했다. 특히 해외송금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베트남 현지 실제 은행 계좌까지 3분 이내 송금을 완료했다. 해당 PoC 조건에서 기존 해외송금 방식과 비교한 수수료 절감 효과는 약 87%에 달했다.


국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한 뒤 베트남 현지 파트너를 거쳐 수취인의 은행 계좌에 현지 통화로 입금하는 구조다. 기존 해외송금보다 중간 과정을 단축하면서 시간과 비용을 동시에 줄인 것이다.

◆카드망에 올라탄 원화코인…커피·보험료까지


해외송금과 달리 국내 소매결제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넘어야 할 상대가 만만치 않다. 카드와 간편결제 인프라가 이미 촘촘하게 구축돼 있어 소비자가 단순한 결제 편의만을 이유로 기존 결제수단을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꿀 유인은 크지 않다. 대신 금융권은 기존 결제망을 없애기보다 블록체인을 그 위에 얹는 방식에서 실사용 해법을 찾고 있다.


KB금융의 PoC가 대표적이다. 실생활 결제 모델은 커피전문점 할리스의 오프라인 키오스크에서 구현됐다. 소비자가 별도의 디지털자산 지갑을 설치하지 않고 QR코드로 결제하면 정산 단계에서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가 자동으로 실행된다. 소비자의 기존 결제 경험은 유지하면서 내부 정산 구조에 블록체인을 접목한 것이다.


iM뱅크도 오픈에셋과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충전·결제·정산·소각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 기술검증을 마쳤다. 카이아 블록체인에서 자체 원화 스테이블코인 'iMKRW'를 발행하고 사내 카페 등 통제된 가맹점 환경에서 원화 충전부터 QR 결제와 가맹점 정산까지 80여개 시나리오를 실증했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해외송금과 지자체 연계형 지역화폐 플랫폼을 후속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카드업계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두나무의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람다256은 여신금융협회 및 9개 카드사와 함께 기존 카드사의 회원·가맹점·승인·정산·이상거래탐지(FDS) 인프라를 스테이블코인 환경에 연계하는 공동 PoC를 완료했다.


검증 범위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분배부터 결제 승인과 취소·환불, 가맹점 정산, 정책지원금·카드포인트 활용, 온체인 자금세탁방지(AML)와 FDS까지 카드 결제의 전 과정에 걸쳤다. 카드사가 기존 회원과 가맹점, 승인·정산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블록체인 기반 결제를 붙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이 같은 구조가 상용화되면 카드사는 기존 결제망 사업자에 머물지 않고 스테이블코인의 보관과 송금, 법정화폐와 디지털자산을 연결하는 온·오프램프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다. 가맹점과 PG사 입장에서도 결제·정산 단계가 단축되면 비용 절감 여지가 생긴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카드사의 중장기 수익기반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새로운 수익모델 구축 여부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보험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처가 확인됐다. 교보생명은 블록체인 기업 EQBR과 업계 최초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반 보험료 수납과 보험금 지급 PoC를 완료했다. 디지털 지갑에 보유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보험료를 자동 납부하고 거래 내역이 기존 보험 시스템에 실시간 반영되는 과정까지 구현했다. 기존 보험 시스템과 블록체인을 연결해 보험료 납부와 보험금 지급에 디지털자산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기술적으로 입증한 셈이다.


◆STO 청약에도 원화코인…마지막 퍼즐 '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상품·서비스 결제를 넘어 금융자산을 사고파는 결제수단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아톤, 뮤직카우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K-콘텐츠 STO 청약·유통 PoC를 완료했다.


해외 팬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해 K팝 저작권 STO에 청약·투자하는 시나리오다. 해외 투자자가 기존 금융망을 거쳐 원화를 확보한 뒤 금융상품을 청약하는 과정을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연결해 원화 기반 디지털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의 역할이 단순 결제수단에 머물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원화 기반 STO와 실물연계자산(RWA) 시장이 커질 경우 스테이블코인이 온체인 금융상품을 사고파는 '디지털 현금' 역할을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제와 해외송금에서 시작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처가 금융상품 거래로 확장되는 구조다.


이처럼 국내 금융사들의 잇단 PoC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결제와 송금, 보험, 금융상품 거래에 실제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특히 해외송금에서는 시간과 비용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구체적인 숫자로 확인됐다. 기술적으로 '쓸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상당 부분 답을 찾은 셈이다.


상용화의 다음 관문은 이를 기존 금융법 체계 안에 어떻게 넣을지다. 대표적인 영역이 무역결제다. 현행 외국환 신고체계는 스테이블코인을 새로운 결제·수취 수단으로 명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수출입 기업이 이를 무역대금 결제에 활용하는 데 제약이 있다. 스테이블코인 기반 국경 간 거래가 본격화하려면 디지털자산 제도뿐 아니라 기존 외국환거래 규율과의 정합성을 함께 풀어야 한다.


국내 결제에서도 마찬가지다. 발행과 유통의 법적 근거뿐 아니라 법인 거래, 이용자 보호, 자금세탁방지, 지급·결제 등 기존 금융규제와 스테이블코인을 어떻게 연결할지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 기술검증에서 구현한 서비스가 실제 고객과 가맹점을 대상으로 상용화되기 위해 넘어야 할 마지막 단계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2단계법인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법안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준비자산 관리, 상환, 유통 등에 관한 규율이 담길 전망이다. 정부안 제출과 국회 논의 일정이 구체화되면 국내 금융사들이 PoC를 통해 확보한 기술을 실제 사업으로 옮기는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헌 iM증권 애널리스트는 “9월 금융위원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을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를 토대로 국회 정무위원장인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해 연내 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라며 “향후 디지털자산기본법이 통과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의 법적 근거가 마련돼 결제 및 송금 등 디지털 금융 혁신이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국내 결제에서 기존 금융망과 결합하고, 해외송금에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며, STO 등 온체인 금융에서는 새로운 결제수단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해외송금에서 확인된 효용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결제수단을 단순히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금융망의 비효율을 메우는 인프라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상용화를 가르는 변수는 기술보다 제도다. 발행·유통의 틀과 외국환·지급결제 규율의 접점이 정리돼야 PoC에서 확인된 효용이 실제 금융서비스로 이어진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해외송금에서 어떤 점이 좋은 거야?
기존 방식보다 송금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요. 기존 스위프트(SWIFT) 기반 해외송금은 여러 금융기관과 중개은행을 거쳐야 해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발생하지만,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중개 단계를 줄여 24시간 자금 이전과 정산이 가능해요. 실제로 KB금융이 진행한 기술검증(PoC) 결과,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베트남 현지 은행 계좌까지 3분 이내에 송금을 완료할 수 있었고, 수수료 절감 효과도 약 8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국내 결제나 보험, 금융상품 거래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까?
네, 결제뿐만 아니라 보험료 납부나 STO 청약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로 영역이 넓어지고 있어요. KB금융은 할리스 키오스크에서 QR코드를 이용한 결제 모델을 구현했고, iM뱅크는 자체 원화 스테이블코인인 'iMKRW'를 발행해 결제와 정산 과정을 실증했어요. 교보생명은 보험료 납부와 보험금 지급 PoC를 완료했으며, NH농협은행은 K-콘텐츠 STO 청약과 유통에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는 기술검증을 마쳤어요.
카드사들은 스테이블코인을 어떻게 활용할 계획이야?
기존 결제 인프라에 블록체인을 접목해 새로운 사업 영역을 넓히려고 해요. 람다256은 9개 카드사와 함께 결제 승인부터 가맹점 정산까지 전 과정에 스테이블코인을 연계하는 기술검증을 완료했어요. 이 구조가 상용화되면 카드사는 스테이블코인 보관, 송금, 법정화폐와 디지털자산을 연결하는 온·오프램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어요.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카드사의 중장기 수익기반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새로운 수익모델 구축 여부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어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실제로 쓰이려면 어떤 점이 해결되어야 해?
기술적인 준비는 상당 부분 이루어졌지만, 법적·제도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마지막 과제예요. 무역대금 결제에 활용하려면 외국환거래 규율과의 정합성이 필요하고, 국내 결제에서도 발행·유통에 관한 법적 근거와 이용자 보호, 자금세탁방지 기준이 마련되어야 해요. 이상헌 iM증권 애널리스트는 “9월 금융위원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을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를 토대로 국회 정무위원장인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해 연내 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라며 “향후 디지털자산기본법이 통과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의 법적 근거가 마련돼 결제 및 송금 등 디지털 금융 혁신이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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