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서울 주요 정비사업 대어로 꼽히는 성수2지구와 목동12단지 시공사 선정 입찰이 나란히 유찰됐다. 현장설명회에는 복수의 대형 건설사가 참여했지만 본입찰에서는 각각 DL이앤씨와 GS건설만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건설사들이 출혈 경쟁을 피하고 수주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을 선별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3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날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 성수2지구에는 DL이앤씨만 단독 응찰했다. 앞서 지난달 15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DL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이 참석했지만 실제 입찰에는 DL이앤씨만 참여했다. 이에 따라 경쟁입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첫 입찰은 유찰됐다.
성수2지구는 서울 성동구 성수2가1동 506번지 일대 13만1980㎡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주택용지에는 지하 6층~지상 65층, 복합용지에는 지하 5층~지상 44층 규모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 등이 들어선다. 예정 공사비는 약 2조137억원으로 성수전략정비구역 4개 지구 가운데 성수1지구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목동12단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날 양천구 신정동 목동12단지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에는 GS건설만 단독 응찰했다. 지난달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을 비롯해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 4개사가 참석했지만 실제 입찰에 참여한 건 GS건설 한 곳에 그쳤다.
목동12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최고 43층, 22개동, 총 2810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예정 공사비는 약 1조7888억원이다. 기존 1860가구에서 2810가구로 규모가 확대되는 사업으로, 3.3㎡당 예정 공사비는 980만원 수준이다.
이번 두 사업장의 유찰로 목동 재건축 사업장에서는 단독 입찰에 따른 경쟁입찰 불발이 잇따르게 됐다. 앞서 목동6단지는 1·2차 입찰에 DL이앤씨만 참여한 뒤 수의계약 절차를 거쳐 시공사를 확정했다. 목동10단지도 현대건설이 두 차례 단독 참여하면서 경쟁입찰이 성립하지 않았다. 목동10단지는 기존 2160가구를 4248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예정 공사비가 약 2조6000억원에 달한다.
건설사들이 대형 사업장에서도 경쟁을 꺼리는 배경에는 수주 비용과 사업 수행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정비사업의 공사비와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여러 사업장에 동시에 수주 역량을 투입하기보다 수주 가능성이 높은 곳을 선별해 집중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특히 서울 주요 정비사업이 한꺼번에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가면서 건설사 간 경쟁보다 각사가 공들여온 사업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현행 도시정비법상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경쟁이 성립하지 않을 경우 조합은 재입찰 절차를 밟게 된다. 두 차례 경쟁입찰이 무산될 경우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다. 성수2지구와 목동12단지 조합 모두 재입찰 공고를 내고 후속 절차를 진행할 전망이다.
경쟁입찰이 반복해서 무산되면 조합 입장에서는 여러 건설사의 공사비와 금융·설계 조건을 비교할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특히 단독 응찰이 이어질 경우 조합의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수의계약 과정에서의 조건 조율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착공 현장이 몰리면 인력과 장비 투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며 “앞으로 2년 동안 수도권 시공사 선정 물량이 줄줄이 나오는 만큼 공사 시기를 분산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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