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영업에서는 돈이 빠졌는데 두나무는 현금 곳간을 오히려 채웠다. 반년 만에 늘어난 현금만 3500억원에 육박한다. 비결은 기존에 묶어뒀던 정기예적금과 금융자산 회수였다.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앞두고 최대 1조2000억원의 현금 유동성까지 확보한 두나무의 자금 움직임에 시선이 쏠린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나무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28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629억원 순유입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반면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4032억원에서 올해 6월 말 7503억원으로 3471억원 증가했다. 영업활동에서 현금이 순유출됐음에도 회사가 당장 활용할 수 있는 현금은 6개월 만에 86.1% 늘어난 것이다.
현금 곳간을 채운 건 투자활동에서 들어온 자금이었다. 상반기 투자활동현금흐름은 5985억원 순유입으로, 전년 동기 3232억원 순유출에서 방향이 뒤집혔다. 투자활동을 통해 총 2조3942억원의 현금이 유입됐고, 금융자산 취득 등에 투입된 현금을 차감한 순유입액이 5985억원이었다.
세부적으로는 정기예적금 감소를 통해 1조3182억원이 유입됐고,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처분으로 7250억원, 단기금융상품 처분으로 2675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기존 금융자산에 묶여 있던 자금 일부를 현금화하면서 가용 현금을 늘린 셈이다.
재무상태표에서도 금융자산의 재배치가 나타난다. 단기 상각후원가측정금융자산은 지난해 말 7조3750억원에서 상반기 말 4조2978억원으로 3조772억원(41.7%) 감소했다. 반면 현금및현금성자산은 7503억원으로 증가했고, 단기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도 지난해 말보다 늘었다.
단기 상각후원가측정금융자산 감소분 전체를 두나무가 자체 투자자산을 현금화한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 해당 계정에는 고객 원화예치금에 대응하는 자산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고객 원화예치금은 지난해 말 5조8327억원에서 상반기 말 3조7352억원으로 2조975억원 줄었다. 고객자금 자체가 많이 감소한 만큼 상각후원가측정금융자산 축소에도 이 같은 영향이 함께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금 유출도 적지 않았다. 두나무는 상반기 주주들에게 약 20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에 따라 재무활동현금흐름에서는 1999억원이 순유출됐다. 기초 현금 4032억원에서 영업활동으로 528억원, 재무활동으로 1999억원이 순유출됐지만 투자활동에서 5985억원이 순유입되면서 반기 말 현금은 7503억원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환율 변동 등 기타 요인도 반영됐다.
두나무가 가용 유동성을 늘린 시점에서 네이버파이낸셜과 추진 중인 포괄적 주식교환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주식교환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두나무가 현금으로 주식을 사들여야 한다. 두나무는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하는 자기주식을 주식교환 전에 최대 273만1916주까지 소각할 계획을 공시한 상태다.
두나무 측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대응해 공시된 최대 한도인 1조2000억원 규모의 현금 유동성을 이미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이는 재무상태표상 현금및현금성자산 7503억원보다 큰 규모다. 두나무는 구체적인 유동성 구성과 자금운용 전략에 대해서는 영업기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상반기 두나무의 현금 증가는 영업활동에서 새로 창출한 현금보다 금융자산 회수 등을 통해 투자활동에서 현금이 유입된 영향이 컸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순유출로 돌아선 상황에서도 기존 자산을 재배치해 현금 곳간을 채운 것이다. 시점상 네이버파이낸셜과의 주식교환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맞물리지만, 상반기 금융자산 회수가 주식매수청구권 대응을 목적으로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두나무 관계자는 “주식매수청구권과 관련해 이미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해두고 있다”며 “내부적인 고려사항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공시된 최대 한도인 1조2000억원 규모의 현금 유동성은 선제적으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리스크 대비를 넘어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번 딜을 안정적으로 완수하고 주주 권리를 확고히 보호하겠다는 회사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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