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기간 설정

원화 2.1조 빠지고 코인 늘고…거래 부진에 고객 대기자금 이탈
조은지 기자
2026-08-31 07:00:00
③예치금 반년 새 36%↓·수수료 매출 반토막…위탁 BTC 7.2%·ETH 21.2%↑
이 기사는 2026-08-28 08:02:01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업비트에 머물던 고객 원화가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 한때 8조원을 웃돌던 원화예치금은 3조원대로 쪼그라들었고, 거래 플랫폼 수수료 매출도 절반 가까이 줄었다. 그런데 같은 기간 고객이 맡긴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은 오히려 늘었다. 원화는 빠지고 코인은 쌓이는 엇갈린 자금 흐름 속에서 두나무의 거래 부진이 선명해지고 있다.

두나무의 거래 부진이 매출에 이어 고객 원화자금에서도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업비트에서 거래를 기다리며 머물던 원화예치금은 올해 들어서만 2조원 넘게 빠졌고, 2024년 말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고객 원화자금 감소와 함께 두나무의 재무상태표 외형도 크게 축소됐다. 거래 플랫폼 수수료 매출까지 절반 가까이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업비트의 거래 활력이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나무의 올해 상반기 거래 플랫폼 수수료 매출은 3955억원으로 전년 동기 7875억원보다 49.8% 감소했다. 전체 영업수익의 96.9%를 거래 플랫폼 수수료가 차지하는 만큼 거래량 위축은 곧바로 두나무의 외형 감소로 이어졌다.


두나무 고객 원화예치금 추이 딜사조은지  복사.jpg
두나무 고객 원화예치금 추이(그래픽=김민영 기자)

거래 활력 둔화는 고객 원화예치금에서도 확인된다. 두나무의 고객 원화예치금은 2022년 말 2조9050억원에서 2023년 말 3조9486억원, 2024년 말 8조4804억원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2025년 말 5조8326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 6월 말에는 3조7352억원까지 감소했다. 2024년 말 고점과 비교하면 1년6개월 만에 4조7452억원(56.0%)이 빠졌고, 올해 들어서만 2조974억원(36.0%) 감소했다.


고객 자금에 대응해 잡히는 예수부채 역시 지난해 말 5조7833억원에서 올해 6월 말 3조6912억원으로 2조921억원 감소했다. 원화 거래를 위해 대기하던 고객 자금 규모가 반년 만에 36%가량 줄어든 것이다.


원화예치금 감소는 두나무의 재무상태표 축소와도 맞물렸다. 연결 기준 전체 자산은 지난해 말 13조1726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0조1910억원으로 2조9816억원(22.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자체 보유 디지털자산의 장부가치 하락 등 다른 요인도 함께 작용했지만 고객 원화예치금이 2조원 넘게 감소하면서 재무상태표 외형 축소에도 영향을 미쳤다.


부채는 같은 기간 6조9705억원에서 4조5412억원으로 2조4293억원(34.9%) 줄었다. 이 가운데 예수부채 감소액만 2조921억원으로 전체 부채 감소폭의 약 86%에 달한다. 고객 원화 대기자금 감소가 부채 축소의 대부분을 설명하는 셈이다.


원화예치금이 급감한 것과 달리 고객이 업비트에 맡긴 디지털자산의 흐름은 정반대였다. 업비트 회원이 위탁한 BTC는 지난해 말 16만2214개에서 올해 6월 말 17만3911개로 7.2% 증가했다. ETH 역시 192만8966개에서 233만8007개로 21.2% 늘었고, XRP도 62억5372만개에서 64억5787만개 수준으로 3.3% 증가했다.

거래를 기다리는 원화는 빠르게 줄었지만 주요 디지털자산은 오히려 업비트 지갑에 더 많이 쌓인 것이다. 두나무는 회원이 위탁한 디지털자산에 대한 통제권이 없다고 판단해 이를 회사 자산으로 계상하지 않고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위탁 디지털자산의 수량 증가가 자산 평가액 증가로 이어진 것도 아니다. 회원 위탁 가상자산의 평가액은 지난해 말 62조2335억원에서 상반기 말 41조9324억원으로 20조3011억원(32.6%) 감소했다.


BTC와 ETH 등 주요 자산의 위탁 수량이 늘었음에도 전체 평가액이 30% 넘게 감소했다는 점에서 고객자산 평가액 축소에는 디지털자산 시세 하락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탁자산 평가액 감소를 곧바로 고객자산 유출로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다. 두나무 역시 자산 수량은 증가했지만 시세 하락에 따라 평가금액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업비트에서는 거래 플랫폼 수수료 매출이 절반 가까이 감소한 가운데 거래를 위해 대기하는 원화예치금도 36% 줄었다. 원화 대기자금과 수수료 매출이 동시에 감소했다는 점에서는 거래 활력 둔화의 흔적이 뚜렷하다. 특히 고객 원화자금 감소는 예수부채를 2조원 넘게 끌어내리며 두나무의 재무상태표 외형 축소로까지 이어졌다.


이를 업비트 고객 자체가 빠져나갔다는 의미로 확대해석하기는 어렵다. 같은 기간 회원이 위탁한 BTC·ETH·XRP 등 주요 디지털자산 수량은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이다. 원화 대기자금은 줄었지만 코인은 더 많이 들어온 셈이다.


두나무 관계자는 “회원의 자산 증가에 대한 출처를 확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시장 거래량 감소에 따라 원화예치금은 줄었지만 디지털자산은 출금 대비 입금이 많아지면서 수량이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 자체의 수량은 늘었지만 시세 하락에 따라 금액은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