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두나무의 상반기 성적표는 본업에서 이익을 냈음에도 회사가 보유한 디지털자산의 가치 하락이 반영되면서 총포괄손익이 손실로 돌아섰다. 디지털자산을 처분해 손실이 현실화한 것이 아니라 시세 하락에 따른 재평가가 기타포괄손익과 자본에 반영된 결과다. 가상자산 거래소라는 본업의 실적과 별개로 자체 보유 코인의 가격 변동이 두나무 재무제표의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가 다시 한번 드러난 셈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나무의 2026년 상반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1084억원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기타포괄손익에서 4707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총포괄손익은 마이너스(-) 3623억원으로 돌아섰다. 기타포괄손익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재평가잉여금으로, 상반기에 4872억원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흑자를 냈지만 이를 포함한 총포괄손익은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이 같은 괴리의 배경에는 두나무가 무형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자산의 가치 하락이 자리한다. 두나무가 무형자산으로 보유한 비트코인(BTC)은 지난해 말 1만6643개에서 올해 6월 말 1만6587개로 56개 줄었다. 수량만 보면 사실상 제자리다. 하지만 같은 기간 장부금액은 2조1359억원에서 1조4804억원으로 6555억원 감소했다. 보유 수량은 0.3%가량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장부가액은 30.7% 감소했다.
여기에 이더리움(ETH)에서는 가격 변화의 영향이 더욱 선명하게 나타났다. ETH 보유량은 지난해 말 1만1278개에서 올해 6월 말 1만2329개로 9.3% 증가했지만, 장부금액은 489억원에서 294억원으로 39.9% 감소했다. BTC와 ETH 모두 보유량 변화보다 시세 하락이 장부가치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뿐만이 아니다. 두나무의 무형자산 장부금액은 지난해 말 2조3326억원에서 상반기 말 1조6400억원으로 6926억원(29.7%) 감소했다. 상반기에 인식한 무형자산 재평가 감소액도 6878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디지털자산 재평가 감소 등의 영향으로 기타포괄손익에서는 4707억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1084억원의 순이익에도 총포괄손익은 3623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이처럼 순이익과 총포괄손익이 엇갈리는 것은 두나무가 보유한 디지털자산의 회계처리 방식과 관련이 있다. 두나무가 실제 보유한 디지털자산은 무형자산으로 분류돼 재평가모형이 적용된다. 디지털자산 시세가 변하면 보유 수량에 큰 변화가 없어도 재평가 과정에서 장부가액과 기타포괄손익, 자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다.
디지털자산 재평가 영향은 자본 항목에서도 확인된다. 두나무의 재평가잉여금은 지난해 말 9556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601억원으로 4955억원(51.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자본총계도 6조2021억원에서 5조6498억원으로 5523억원(8.9%) 줄었다. 자본 변화에는 디지털자산 재평가뿐 아니라 상반기 순이익과 배당 등 다른 요인도 함께 반영돼 있다.
두나무의 상반기 재무제표는 거래소에서 벌어들이는 이익만으로 회사의 재무성과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자체 보유 디지털자산의 수량이 크게 변하지 않아도 시세에 따라 기타포괄손익과 자본이 수천억원 단위로 움직일 수 있어서다. 이는 디지털자산 보유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곧바로 현실화됐다는 의미라기보다 시장 가격 변화가 재평가를 거쳐 재무제표의 변동성을 높이는 구조에 가깝다. 이 때문에 디지털자산 가격이 회복되면 향후 재평가 결과 역시 달라질 수 있다.
두나무는 이 같은 재무제표 변동성을 별도의 리스크로 규정하기보다는 디지털자산에 적용되는 회계처리의 결과라는 입장이다.
두나무 관계자는 “디지털자산을 무형자산으로 분류하고 재평가모형을 적용한 회계처리의 표기 방식으로, 달리 리스크로 식별하지 않는다”며 “디지털자산 시세 하락에 따른 일시적인 평가는 달라질 수 있지만 단순 회계처리에 따른 자본 및 손익의 계정 분류를 리스크라고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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