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이재명 정부가 자본시장 체질개선을 목표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한국거래소가 그동안의 성과를 앞세워 코리아 프리미엄 실현을 위한 다음 단계를 예고했다.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기업의 자발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증시 재평가를 받겠다는 구상이다.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코스피 재도약 한·미 AI 동맹’을 주제로 열린 딜사이트 증권포럼에서 마지막 연사로 나선 조진우 한국거래소 기업밸류업지원부장은 ‘코리아 프리미엄을 향하여’를 주제로 발표했다. 조 부장은 “단순히 숫자나 그래프를 나열하는 게 아니라 한국 자본시장이 어떻게 발전해 왔고 앞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고 발표를 시작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와 올해 기록적인 랠리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상승폭은 75.6%에 달하며 G20 국가 중 1위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두드러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강세장을 이끈 원동력으로는 상장 기업의 실적 급증과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거래소의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등이 꼽힌다. 기업 실적 개선이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여력 확대로 이어지고, 투자자 신뢰가 쌓이면서 밸류에이션도 재평가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조 부장은 “강세장을 뒷받침하는 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라며 “각각 주주가치 존중, 합리적인 지배구조 확립, 그리고 주주환원 확대라는 목표를 갖고 있으며 하나의 큰 그림 안에서 유기적으로 설계돼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는 세 차례에 걸친 상법 개정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을 꼽았다. 정부는 상법 개정을 통해 이사회의 충실 의무 대상을 단순 회사에서 전체 주주로 확대했다. 또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해 지배주주가 경영권 방어나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해 주주환원을 유도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적용해 대주주가 적극적으로 배당에 나서게 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업이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짜여졌다는 설명이다. 기업은 중장기 발전 계획을 자발적으로 공개해서 주주와 소통하고, 투자자는 이러한 기업의 노력을 평가한다.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소위 밸류업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조 부장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이 도입되면서 고질적으로 느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어느 정도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 7월 말 기준 프로그램에 따라 공시한 기업은 누적 747개 기업에 달한다. 코스피·코스닥 합산 시가총액의 84.6%를 차지하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공시한 것이다. 지난해 자사주 취득 규모는 20조1000억원, 소각 규모는 21조4000억원으로 두 수치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해 현금배당 총액은 50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1%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6월 말 기준 자사주 취득 21조원, 소각 44조원에 달해 연간 기준 최대치 경신이 기대된다.
디스카운트 해소를 넘어 프리미엄을 형성하는 것을 다음 목표로 제시했다. 정부가 내놓은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은 신뢰와 혁신, 주주보호, 시장 접근성 등 네 가지 요소다. 거래소는 이에 발맞춰 생산적 금융 전환,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3대 전략으로 삼아 정부를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24시간 거래 체제를 지향하고 결제 주기를 하루 앞당기는 T+1 제도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또 밸류업 공시 확대와 함께 저PBR 기업 리스트도 공표한다. 기업이 스스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조 부장은 “코스피 지수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6000대를 유지하고 있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 나아가 글로벌 프리미엄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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