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기간 설정

인위적 증시부양 아닌…AI 3강 투자로 李코노믹스 실현
김현진 기자
2026-08-26 07:40:00
⑥ 국민성장펀드 규모 150조→200조 이상 확대…정부,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딥테크와 증시 체력 향상
이 기사는 2026-08-25 06:4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넘어섰다. 지난해 4월 9일 2293.70 포인트에서 출발한 지수는 올해 6월 19일 장중 9,385.59 포인트까지 오르면서 4.09배, 309% 상승했다. 하지만 코스피 1만의 문턱에서 고꾸라진 지수는 7월 한 달 새 5500선까지 밀렸고 변동성 지수는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섰다. 급락했던 시장은 7000선을 회복했지만 그 사이 두 가지가 확인됐다. 레버리지 투기수요와 외국인, 기관의 수급은 1만에 오히려 방해가 되고, 그 사이 흔들리지 않은 것은 기업 이익이라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질문은 어떤 조건을 갖춰야 다시 고지를 노려볼 것이냐에 집중된다. 퇴직연금이 바꿔놓은 수급 지형, 반도체 이익 사이클, 글로벌 자본의 달라진 시선, 자본시장 체질개선, 정책자금의 유입까지 코스피 1만을 향한 긍정적인 요소들은 충분하다. 대한민국 증시가 선진 시장의 증표로 받아들일 1만피의 조건을 점검한다.

제목 없음.jpg
(출처=국민성장펀드 홈페이지)

[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로 인공지능(AI) 세계 3강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대규모 자금을 공급하면서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을 뒷받침할 새로운 동력을 만들겠다는 큰 그림을 구상하고 있다. 단순히 증시에 유동성을 공급해 지수를 끌어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과 기업에 자금을 투입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식이다. 정책자금이 민간투자를 유도하고 기업의 실적 성장으로 이어질 경우 코스피의 체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평가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대선공약인 국민성장펀드의 전체 조성 규모를 기존 150조원에서 200조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국민성장펀드는 AI와 반도체, 바이오,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에 정책금융과 민간자금을 함께 공급하기 위해 마련된 자금 공급 체계다. 지원 대상도 기존 12개 첨단산업에서 우주항공 등 미래전략산업으로 확대하고 직접 지분투자 규모 역시 연간 3조원에서 5조원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핵심은 정부가 모든 투자금을 직접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금융을 마중물로 민간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있다.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지만 투자 회수 기간이 길거나 초기 위험이 높은 첨단산업에 정부와 정책금융기관이 먼저 위험을 분담하고 금융회사와 기관투자자 등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는 구조다.


실제 자금 공급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국민성장펀드는 올해 상반기 17개 기업과 4개 인프라 사업 등 총 21건에 14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 공급을 승인했다. 자세히 보면 ▲직접투자 2조5000억원 ▲간접투자 1조2200억원 ▲인프라 투융자 6조8700억원 ▲저리대출 4조100억원 등이다. 당초 올해 공급 목표액이 30조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반년 만에 절반 가까운 규모의 사업을 승인한 셈이다.


지원 대상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네이버를 비롯해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등 AI·반도체 기업에 자금 공급을 결정한 데 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와 리가켐바이오, LS전선, 후성 등 바이오와 전력 인프라, 반도체 소재 분야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신안우이 해상풍력과 국가AI컴퓨팅센터, 스마일게이트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도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정책자금과 민간자본이 함께 투자하는 사례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국민성장펀드는 지난 6월 리가켐바이오의 5000억원 규모 자금조달 가운데 25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나머지 2500억원은 대주주와 국내 기관투자자가 부담한다.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의 5000억원 규모 우선주 투자에서도 정책자금을 마중물로 민간 금융권의 추가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를 택했다.


일반 투자자의 자금도 성장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 5월 출시된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는 모집 예정액 6000억원이 판매 개시 5영업일 만에 모두 팔렸다. 총 3만258명이 가입했으며 1인당 평균 가입액은 1983만원에 달했다. 정부가 정책금융뿐 아니라 시중의 투자자금까지 첨단산업으로 유도하려는 시도에 개인투자자도 호응한 셈이다.

성장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자금 공급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을 이끌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할 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AI와 반도체를 비롯해 전력기기, 바이오, 방산 등 국민성장펀드의 주요 지원 분야에 국내 주요 상장사들이 포진해 있는 만큼 정책자금과 민간투자 확대가 관련 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증시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다.


정부 역시 국민성장펀드를 단순한 기업 지원책이 아닌 금융권 자금의 흐름을 바꾸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금융권 자금이 부동산에서 생산적 분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국민성장펀드 규모를 200조원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미래 원천·핵심기술에 최대 10조원을 장기 투자하는 별도의 투자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 결성 초기에는 대규모 유동성이 유입되면서 증시 상승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며 “정책자금이 기업의 투자 확대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면 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을 강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