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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자본의 시대…증권에 조단위 증자, 신종자본 보강
김광미 기자
2026-07-31 07:35:00
우리·KB·신한·하나 잇달아 2700억원 규모 발행…기타기본자본 인정돼 BIS 자기자본비율 관리 수단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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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최근 5년 신종자본증권 발행 현황 (제작=김민영 기자)

[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를 비롯한 주요 금융지주들이 계열 증권 자회사에 조단위 자금을 증자해 주고서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 있다.


현재 BIS 비율 자체는 안전한 수준이지만 금융지주사들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늘리며 방어벽을 치는 데는 몇 가지 리스크 요인이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다음 달 4~6일 수요예측을 거쳐 13일 2700억원 규모 공모 신종자본증권(제21회)을 발행할 예정이다. 만기 5년 콜옵션(조기상환권) 조건이며 희망금리 밴드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30bp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이 가능하다.


같은 시기 주요 금융지주들도 잇달아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다. KB금융지주는 다음 달 27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으며,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도 각각 2700억원 규모 발행을 추진 중이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기타기본자본 확충을 통해 BIS 자기자본비율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하며, 자본적정성 관리를 위한 수단으로 신종자본증권 시장을 활용하는 모습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과 주식의 성격을 동시에 가진 하이브리드 증권으로, 통상 만기 30년 이상의 영구채 형태로 발행된다. 금융당국 기준상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BIS 자기자본으로 인정돼 금융사들이 보통주자본(CET1) 비율 등 자본비율 관리 수단으로 활용한다.


국내 5대 금융지주 BIS 비율 현황은 평균 15.9% 수준이다. 금융당국 규제 수준은 총자본비율 기준 11.5%로 5대 금융 모두 이를 3~4%p 이상 웃돌고 있다. KB금융이 약 16.3% ~ 16.7% 선으로 독보적인 1위 자본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신한금융이 약 15.8% ~ 16.2%, NH농협금융이 약 15.7% ~ 16.1%, 우리금융이 약 15.6% ~ 16.0%, 하나금융이 약 15.2% ~ 15.4% 수준이다.


수치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금융지주들은 잠재적 위험성을 갖고 있다. 최근 급락한 증시처럼 위험가중자산(RWA)의 급격한 증가가 우려된다. 이재명 정부가 국민성장펀드 등에 대한 투자를 RWA 400% 규제에서 예외적으로 제외해주면서 실질 RWA 증가가 이번 정부 내내 예고돼 있다. 여기에 1500원을 넘어선 원달러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하며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 가치가 불어났다. 기업 대출 익스포저가 확대돼 분모인 위험가중자산이 커져 BIS 비율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게다가 자산건전성 악화로 연체율과 부실채권이 늘어나고 있다. 경기 회복 지연과 고금리 여파로 소상공인, 중소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NPL) 비율이 상승 추세다. 은행들은 충당금 적립 부담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와 부실 채권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대거 쌓아야 하기 때문에 이는 금융지주의 최종 순이익(ROE 등)을 갉아먹는 요인이 된다.


우리금융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총 8000억원 규모를 발행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발행을 올해 초 단행한 우리투자증권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 부담을 보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한다. 우리금융은 지난 4월 우리투자증권에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 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 확보를 위한 조치로, 지주 차원의 자본 여력 소요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김봉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자회사 지원 부담이 큰 편이며 당분간 부채비율 상승이 예상되지만 부담은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며 "그룹 차원의 리스크 관리와 지속적인 이익 시현,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매우 우수한 자본적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지주는 지난 5월 433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이어 추가로 내달에 2700억원 규모를 계획했다. KB금융은 지난달 KB증권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는데 여기에 소요한 자금을 보충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KB증권은 확보한 자금으로 투자은행(IB) 사업확대와 경쟁력 강화에 투입할 예정이다. 증권사의 자기자본 확대를 통해 초대형 IB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지주 차원에서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본 부담을 관리하는 전략이다.


다른 금융지주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이어지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1월 1600억원, 신한금융지주는 3월 5000억원, KB금융지주는 5월 4330억원, 하나금융지주는 같은 달 3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각각 발행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지주들이 증권사를 중심으로 조 단위 자본 투입에 나서면서 지주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며 "신종자본증권은 기본자본(Tier1)으로 인정받는 만큼 대규모 증자 이후 자본 여력을 보완할 수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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