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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괴롭힌 사법리스크…번번이 막힌 쇄신, "이번엔 다르다"
변한석 기자
2026-08-27 08:00:00
④2023년부터 경영 쇄신 진행했지만 사법 리스크 걸림돌…김도영 '뉴 리더십' 선임 승부수
이 기사는 2026-08-26 18:49:53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사법 리스크 타임라인 딜사변한석  복사.jpg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사법 리스크 타임라인. (그래픽=김민영 기자)

[딜사이트 변한석 기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그간 경영 쇄신과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했지만 매번 사법리스크가 발목을 잡으며 실패로 끝났다. 카카오는 계열사 정리와 그룹 의사결정 체계 개편을 지속적으로 진행했지만 사법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쇄신 작업 동력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이번 인적 분할이 김 창업자의 ‘경영 쇄신’ 승부수로 보고 있다. 그간 수차례 경영 쇄신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논란이 터지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 창업자는 투자·재무 전문가인 김도영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카카오X 대표로 내정하는 등 새로운 인물을 통해 기존 리더십까지 대대적으로 바꾸면서 사활을 걸었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1일 존속법인 카카오X와 신설법인 카카오AI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분할은 지난 2년간 이어진 구조조정을 바탕으로 한 지배구조 재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카카오는 2023년부터 그룹 차원의 쇄신 작업을 이어왔지만 크게 효과는 보지 못했다. 당시 김 창업자는 2023년 12월 경영쇄신위원장을 맡아 그룹 쇄신 전면에 복귀했다. 2024년 1월에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함께 CA협의체 공동의장을 맡고 계열사 투자와 지분 매각, 거버넌스 변경 등 주요 사안을 그룹 차원에서 사전 검토하는 체계를 강화했다. 김 창업자는 경영쇄신위원장을 맡으면서 "회사 이름까지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비핵심 계열사 정리를 지속하던 카카오는 2023년 8월 144개였던 계열사를 올해 8월 92개까지 줄였다. 준법과신뢰위원회도 카카오그룹이 ‘책임경영’과 ‘윤리적 리더십’, ‘사회적 신뢰 회복’ 등 개선안을 이행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김 창업자의 사법리스크가 장기간 이어지고 계열사 구조의 복잡성으로 근본적인 지배구조 재편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김 창업자는 2023년 2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 당시 SM엔터 주가를 공개매수가보다 높게 고정한 시세조종 혐의를 받았다. 이후 서울남부지검은 2024년 7월 김 창업자를 소환 조사한 데 이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면서 김 창업자는 같은 달 구속됐다.


김 창업자는 2024년 10월 보석으로 풀려난 후에도 재판을 이어갔다. 검찰은 2025년 8월 1심 결심공판에서 그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같은 해 10월 시세조종 공모와 목적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검찰이 항소하면서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도 어려움을 겪었다. 2023년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배차 알고리즘을 조정해 자사 가맹 택시인 ‘카카오T블루’에 승객 호출을 몰아줬다고 판단했다.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비가맹 택시의 영업 기회를 제한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271억원을 부과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서울고등법원은 공정위의 시정명령과 과징금 납부 명령을 모두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공정위가 상고하면서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갔고 법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에 김 창업자는 인적분할을 통해 기존 쇄신과는 다른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그동안 CA협의체를 중심으로 하나의 그룹 안에서 사업과 계열사를 관리했다면 이번에는 2개의 별도 법인으로 나눠 각각 독립적인 경영과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도록 한 것이다. 분할 이후에는 기존 CA협의체와 같은 공동 조직도 두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조직을 손보는 수준을 넘어 사업과 책임 주체 자체를 분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풀이다.


실제로 카카오는 최근 5년간 이사회 비경상 안건 85%가 자회사 지원 및 구조개편에 집중됐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할은 복합적인 사업구조를 분리해 사업별 의사결정과 자본배분 효율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며 “분할 이후 각 법인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독립적 성장전략을 추진해 복합기업 할인 해소를 도모한다”고 분석했다.


카카오X의 새로운 수장을 맡긴 것도 승부수다. 그간 카카오는 김범수 창업자 측근 중심의 ‘회전문 인사’로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김도영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 겸 CA협의체 그룹투자전략실장을 내정하면서 조직에 새바람을 넣겠다는 계획이다. 김 내정자는 그룹의 투자 업무를 담당해왔다. 카카오 본사 대표나 CA협의체 의장을 맡았던 기존 경영진과 달리 이번 분할을 계기로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이다.


김 대표의 내정은 김범수 창업자의 결단이다. 특히 카카오X가 주요 계열사 관리와 신규 투자라는 그룹의 핵심 기능을 맡는 만큼 김 내정자의 책임과 권한도 커질 전망이다. 김 내정자는 삼성SDS IT컨설턴트를 거쳐 삼성증권에서 M&A팀장과 기업금융2그룹장 등을 지냈다. 이후 코오롱모빌리티그룹 CFO를 맡았던 그는 지난해 3월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로 합류하고 CA협의체 전략위원회 위원과 그룹투자전략실장을 맡아 그룹 투자전략을 담당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김 내정자가 기업 재무전략과 M&A에 강점을 가진 만큼 계열사 지분 관리와 신규 투자·자본배분을 맡는 카카오X의 역할에 맞다는 평가다”라며 “기존 계열사 정리에 있어서도 과감한 행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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