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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인적분할 성공 위해 노조 설득 '절실'
최령 기자
2026-08-27 09:00:00
⑤노조, 분할 반대·공동교섭 요구…국민연금 등 주주 설득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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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노동조합원들이 26일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파업투쟁 결의대회 및 카카오 분할 반대 공동교섭 선포식에 참가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최령 기자)

[딜사이트 최령 기자]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사업회사 카카오AI와 미래가치 투자회사 카카오X로의 인적분할을 추진하는 가운데 노동조합의 반발이 변수로 떠올랐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인적분할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지 닷새 만에 노조가 공동교섭을 요구하는 데 이어 분할 자체에 반대하고 나섰다.


노조는 오는 12월 임시주주총회에서 분할 안건 부결을 추진하고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주주 설득에도 나설 계획이다. 노조가 주총 표결까지 겨냥하면서 김 창업자가 반발을 넘어 예정대로 분할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경기 성남시 판교역 일대에서 카카오 공동체 공동교섭 선포식을 열고 사측에 공동교섭을 공식 요구했다. 이달 21일 카카오가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인적분할을 결정한 이후 열린 첫 대규모 노조 행사다.


카카오는 오는 12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1일 인적분할을 완료할 예정이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과 AI, 광고·커머스 등 직접 사업을 담당하고 카카오X는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모빌리티 등 주요 계열사의 성장을 지원하고 투자와 포트폴리오 관리를 맡는다. 기존 CA협의체와 같은 공동 조직은 없애고 양사가 독립적인 의사결정과 자본 배분에 나선다는 게 회사 측 구상이다.


이번 인적분할은 최근 2년간 비핵심 사업과 계열사를 정리해온 카카오가 다시 성장에 무게를 싣기 위해 내놓은 승부수다. 김 창업자도 분할 발표 당시 카카오AI와 카카오X를 통해 성장 구조를 재설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만 분할을 완료하려면 오는 12월 임시주총에서 주주 승인을 거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공동교섭 요구를 넘어 분할 반대와 주총 부결을 공식화하면서 노사 갈등이 새로운 변수로 더해졌다. 특히 노조가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를 직접 설득해 반대표를 끌어내겠다는 계획까지 밝히면서 카카오로서는 주총까지 노조 반발을 어떻게 풀어낼지도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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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욱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 지회장이 26일 오후 경기 성남시 카카오 사옥에서 기자단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최령 기자)

노조는 이번 분할로 공동교섭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보고 있다. 현재도 다수 계열사가 얽혀 있어 고용과 노동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누구와 협의해야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은데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나뉘면 교섭 상대와 의사결정 구조가 더욱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이날 선포식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와도 도대체 누구와 어떤 식으로 이야기해야 하는지 논의하려고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명확한 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분할 전까지 최대한 논의해 이후 상황을 예측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에 노조는 카카오AI와 카카오X를 별도로 나누지 않고 카카오 공동체 전체를 대상으로 공동교섭을 추진한다. 지난 5월부터 공동교섭을 준비해왔으며 이번 인적분할 발표를 계기로 요구를 공식화했다. 법인별 임금 수준을 일률적으로 맞추기보다 보상체계의 방향성과 책임경영, 복지·근무환경, 고용안정 등 계열사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의제를 중심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카카오 공동체에서는 약 12개 법인이 각각 임금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공통된 사안까지 법인별로 반복해서 협의해야 하는 현 구조가 비효율적이라고 보고 있다. 서 지회장은 "공통된 영역을 개별적으로 논의해 각각 조건을 설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카카오의 경우 교섭을 한꺼번에 진행하면 효율성이 훨씬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분할 이후 고용 불안도 주요 쟁점이다. 노조에 따르면 카카오AI로 이동할 인원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데다 카카오X와 카카오AI에서 기존 CA협의체 기능을 어떻게 나눌지도 구체화되지 않았다. 향후 카카오X 산하 계열사의 지분 매각이나 합병 등 추가적인 사업 재편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AI 쪽으로 이동할 인원이 확정돼 있지 않다고 회사가 이야기하고 있다"며 "카카오X와 카카오AI에서 기존 CA협의체의 역할도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아 구성원 입장에서는 불안이 쌓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조의 반발은 공동교섭 요구를 넘어 분할 자체에 대한 반대로 확대되고 있다. 노조는 기존 경영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에 대한 진단과 개선 방안이 분할 계획에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서 지회장은 "분할 자체를 앞으로 원천적으로 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향에서 제대로 된 쇄신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런 부분이 이번 분할 계획에는 없다고 판단해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오는 12월 임시주총에서 분할 안건을 부결시키는 것을 구체적인 대응 목표로 세웠다. 우선 카카오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과 접촉하고 개인주주를 대상으로도 분할안의 문제점을 알릴 계획이다. 노조가 실제 주주들의 반대표를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카카오 입장에서는 분할 완료까지 노조와의 갈등을 풀어야 하는 부담이 더해진 셈이다.


서 지회장은 "우선적으로 국민연금 쪽을 만나보려고 한다"며 "대주주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지분에 대해 설득하면서 반대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결국 김범수 창업자가 직접 나서서 노조와 주주들을 설득해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 입장에서는 이번 분할이 기습적으로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면서 “노조원들이 납득할만한 수준의 메시지를 고위급에서 내놓지 않는다면 노조의 반대는 끝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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