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이번 인적분할로 출범될 카카오X의 정체성은 '미래가치 투자회사'다. 카카오는 총 6조4000억원에 이르는 재원을 기반으로 가상자산을 비롯해 피지컬AI·글로벌 팬덤 등 신규사업 발굴 및 육성을 사업 전략으로 제시했다. 관건은 안정적인 현금창출력 유지와 이를 통한 자본배분, 투자 성과를 어떻게 낼지다.
이같은 전략을 이끌 컨트롤타워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에 관심이 쏠린다. 투자사업부문을 제외한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조직은 외견상 흡수합병 형태로 카카오X에 편입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카카오X 사업 전반을 지휘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직접 보유했던 현금성 자산 활용 방안을 어떤 식으로 구체화할지도 주목된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도 카카오X의 대표를 기존 인력이 아닌 ‘뉴페이스’로 선택하면서 쇄신과 리밸런싱에 방점을 찍었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내년 1월 인적분할에 앞서 투자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별도 법인으로 신설한다. 남은 존속법인은 투자·구조조정 자회사 IVG를 합병 후 다시 카카오X에 흡수합병되는 방식으로 재편될 예정이다. 완성된 카카오X는 김도영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 겸 카카오 CA협의체 그룹투자전략실장이 초대 대표로 이끌게 된다.
카카오X의 투자 재원은 현금성 자산 2조3000억원과 계열사가 자체 보유한 재원 4조1000억원으로 나뉜다. 현금성 자산은 모두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보유분으로 두나무 지분 매각 대금 1조5000억원과 일본 카도카와 및 SK텔레콤 지분 자산으로 분류된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 중인 카도카와와 SK텔레콤 지분은 각각 8.44%, 1.79%로, 카카오는 양 지분의 가치를 각각 4000억원, 총 8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자체 보유 재원의 경우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페이증권 등 테크핀 부문이 2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카카오픽코마 등 콘텐츠 부문의 재원은 1조원, 카카오모빌리티는 5000억원 수준의 재원을 보유 중이다.
카카오X는 계열사별 성장전략 수립과 함께 투자 재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데 우선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중 주식 자산을 제외한 두나무 지분 매각 대금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지가 관심사다. 각 회사별 투자계획 및 재무상황 등이 우선 고려돼야 하는 계열사 보유 재원과 달리 해당 재원은 카카오X의 판단에 따라 상대적으로 신속한 집행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다만 당장은 투자 성과를 현실화하는게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카카오X가 신규 투자 영역으로 제시한 사업들은 단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쉽지 않은 분야라는 점에서다. 피지컬 AI의 경우 기술 확보뿐 아니라 설비와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서는 장기적은 투자가 불가피한 영역이다. 가상자산의 경우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지만 가격 변동성 및 규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변수로 남아 있다.
이와 함께 기존 사업에서 창출되는 현금 여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도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장 구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중장기 측면에서는 포트폴리오 재편 필요성도 제기될 수 있어서다.
금융과 모빌리티의 경우 최근 들어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2024년 575억원 적자가 발생했던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504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연간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영업익은 페이·증권의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의 2배에 가까운 908억원의 영업익이 발생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지난해 1155억원에 이어 올해 상반기 681억원 영업익을 내면서 실적 순항 중이다. 택시 외에 주차·퀵·배송 등 사업 영역 확장이 성과로 이어지면서 이익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반면 콘텐츠 분야는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성장 속도는 일부 사업의 부진 속에 상대적 둔화가 관측된다. 올해 상반기 콘텐츠 부문 매출은 1조6560억원을 전년 동기 대비 4%대 증가하는데 그쳤다.
한편 이번 인적분할을 계기로 기존의 계열사 매각이나 불필요한 중복 사업 퇴출 역시 더욱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는 최근 1년 반 동안 30곳이 넘는 계열사를 정리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연결 종속회사는 2024년 말 158곳에서 지난해 말 146곳, 올해 6월 말 125곳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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