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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는 부산 대신 쾰른·도쿄로…'참가 명분'이 없다
이태민 기자
2026-08-28 09:00:00
①게임스컴·TGS로 향하는 주요 게임사…글로벌 접점·플랫폼 연계서 효용 격차
이 기사는 2026-08-27 14:12:28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스타(G-STAR) 2019~2025년 참관객 수 이태민.jpg
지스타(G-STAR) 2019~2025년 참관객 수 추이. (그래픽=김수진 기자)

[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G-STAR)’가 주요 게임사들의 불참 기류와 비게임사의 메인스폰서 등판이 맞물리며 중대한 기로에 섰다.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게임스컴과 도쿄게임쇼(TGS) 등 해외 게임쇼에는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반면 지스타에서는 발을 빼는 모습이 나타나면서다. 업계에서는 지스타가 ‘국내 최대 게임쇼’라는 상징성을 넘어 비용을 감수하고 참가할 만한 실질적인 효용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게임사 이탈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올해 지스타 메인스폰서는 뤼튼테크놀로지스가 운영하는 캐릭터 기반 AI 챗봇 서비스 ‘크랙’이 맡는다. 현재까지 공개된 주요 참가사 명단에는 웹젠, 구글플레이, 팀42, 호요버스, 넷이즈게임즈 산하 조커스튜디오, 빌리빌리게임, 센추리게임즈 등이 이름을 올렸다. 지스타조직위원회는 올해 행사의 핵심 방향으로 외연 확장과 자체 콘텐츠 강화를 제시했다.


비게임사가 지스타 메인스폰서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임과 AI·웹툰·영상 등 인접 콘텐츠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비게임 콘텐츠의 참여 자체를 지스타의 경쟁력 약화로 보기는 어렵다. 조직위 역시 게임산업의 영역이 확장되는 흐름에 맞춰 참가기업과 관람객의 저변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비게임사의 참여보다 국내 주요 게임사의 빈자리다. 게임사가 중심을 잡은 상태에서 AI나 웹툰·영상이 더해지는 것은 외연 확장으로 볼 수 있지만, 주요 게임사가 빠진 자리를 비게임 콘텐츠가 채우는 형태가 굳어질 경우 게임쇼로서의 정체성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현재까지 지스타 참가를 확정하지 않은 국내 주요 게임사 상당수는 해외 게임쇼에서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엔씨(NC)와 크래프톤, 펄어비스 등은 지난 26일 독일 쾰른에서 개막한 게임스컴에 참가했다. 넥슨과 엔씨,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등은 다음달 열리는 도쿄게임쇼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게임쇼 참가 여부는 각사의 신작 출시 일정과 마케팅 전략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스타조직위도 주요 게임사들의 불참 가능성을 두고 올해 선보일 신작 자체가 많지 않은 점을 배경으로 꼽았다. 그러나 일부 게임사가 지스타에는 아직 참가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해외 게임쇼에서는 신작 공개와 시연, 비즈니스 미팅 등에 나서면서 지스타가 글로벌 마케팅 일정에서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임사들이 지스타 참가 여부를 선택적으로 판단하게 된 배경에는 비용 대비 실질적인 효용에 대한 고민이 자리한다. 게임쇼에 참가하려면 전시장 임차뿐 아니라 부스 설계·시공과 시연 장비, 운영 인력 등에 상당한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지스타가 국내 이용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행사라는 상징성과 장점은 여전하지만,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게임사가 늘면서 같은 비용으로 해외 이용자와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 퍼블리셔 등을 만날 수 있는 해외 게임쇼의 상대적인 매력이 커졌다는 것이다.


지스타 2026 참가 안내에 따르면 BTC관(벡스코 제1전시장) 독립부스 임차료는 9㎡당 200만원, 조립부스는 300만원이다. 단순 추산으로 100개 규모의 독립부스를 꾸릴 경우 공간 임대에만 약 2억원이 든다. 여기에 부스 설계 및 시공, PC·콘솔 등 시연 장비, 전기·통신 설비, 인건비와 체류비 등이 추가되면 실제 투입 비용은 공간 임차료를 크게 웃돌 수 있다.


해외 게임쇼라고 비용 부담이 작은 것은 아니다. 게임사들이 따지는 것은 참가비의 절대적인 수준보다 같은 비용을 투입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성과다. 해외 게임쇼는 글로벌 미디어와 이용자, 플랫폼 사업자, 퍼블리셔, 투자자와 직접 맞닿을 수 있다는 점을 강력한 무기로 내세운다. 오프라인 전시가 해외 기사와 영상 콘텐츠, 글로벌 플랫폼의 프로모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게임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스타의 역사성이나 상징성을 감안하면 참가하는 것이 맞지만 글로벌 네트워크 접점 확장이나 사업 기회까지 고려하면 실리를 따져볼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라며 "전시장별 최소 신청 규모와 부스 위치, 시공비, 확보 가능한 참관객·바이어를 고려하면 예산을 좀 더 얹어 도쿄게임쇼를 가거나 자체 쇼케이스를 꾸리는 게 현실적으로는 낫다는 판단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BTB·BTC 간 부스 구성 격차와 그로 인한 참관객 쏠림 현상 등을 해소하는 것도 관건"이라며 "대형·중견 게임사 대비 예산 규모가 한정적인 중소·인디 게임사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더 높게 느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프라인 전시를 온라인 이용자와 연결하는 플랫폼 연계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해외 주요 게임쇼에서는 출품작을 스팀(Steam) 등 글로벌 플랫폼과 연계해 행사장을 찾지 않은 이용자도 게임을 검색하고 체험하거나 관심작을 확인할 수 있는 구조를 확대하고 있다. 게임쇼에서 발생한 관심을 온라인 노출과 실제 이용으로 이어가는 방식이다.


지스타 역시 인디쇼케이스를 ‘Powered by Steam’으로 운영하는 등 글로벌 플랫폼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인디쇼케이스에도 스팀덱을 비롯한 글로벌 플랫폼·퍼블리셔가 참여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연계가 인디게임을 넘어 지스타 전체 출품작의 글로벌 노출을 끌어올리는 구조로 확장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스타의 외형이 축소됐다는 점도 기업들의 참가 유인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2025년에는 44개국 1273개사가 참여해 3269개 부스를 꾸렸다. 이는 2024년(1375개사·3359개 부스) 대비 참가기업은 7.4%, 부스는 2.7% 감소한 수치다.


참관객 수 역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9년 24만4300명에 달했던 참관객은 2024년 21만5000명까지 회복세를 보였으나, 2025년 20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6% 감소했다. 2019년과 비교하면 17.3% 적은 규모다.


결국 지스타가 마주한 과제는 해외 게임쇼보다 규모를 키우거나 참가비를 낮추는 데만 있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글로벌 시장을 주요 무대로 삼는 국내 게임사들이 비용과 인력을 투입하면서까지 부산을 찾아야 할 사업적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최종 참가사와 부스 규모는 다음달 중 공개될 예정이다. 국내 대형 게임사의 추가 합류 가능성도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지스타가 게임사들의 지속적인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국내 최대 게임쇼’라는 역사성과 상징성을 넘어 글로벌 이용자·미디어·플랫폼과 연결되는 실질적인 효용을 보여줘야 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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