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뤼튼테크놀로지스가 지난해 매출을 15배 이상 키웠지만 영업손실도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외형 성장과 함께 비용도 빠르게 불어나 지급수수료와 광고선전비만 905억원으로 매출의 1.9배에 달했다. 외형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매출 증가액보다 비용 증가액이 더 컸고, 영업활동에서 빠져나간 현금도 500억원을 넘어섰다. 외형 성장을 수익성 개선과 현금창출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뤼튼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수익 4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31억원보다 1433% 증가한 규모다. 크랙을 비롯한 AI 콘텐츠 유료화와 사업 확대가 외형 성장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매출보다 비용이 더 빠르게 불어났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영업비용은 332억원에서 1059억원으로 219%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440억원 늘어난 반면 영업비용은 727억원 증가했다. 외형 확대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비용이 매출 증가분보다 287억원 많았던 셈이다. 이에 영업손실은 2024년 302억원에서 지난해 589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연간 매출보다 118억원 많았다. 매출 1원당 약 2.25원의 영업비용을 인식한 셈이다.
◆지급수수료·광고비 905억…매출의 1.9배
비용 증가를 주도한 것은 지급수수료와 광고선전비다. 지난해 지급수수료는 611억원으로 전년 154억원보다 약 네 배 늘었다. 이는 전체 영업비용의 57.6%에 해당한다.
뤼튼은 지급수수료 611억원의 세부 구성과 항목별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AI 서비스 기업의 사업구조를 고려하면 외부 AI 모델이나 클라우드 이용료, 앱마켓 결제수수료 등이 지급수수료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뤼튼의 비용 구성을 확인할 수 없어 지급수수료 증가분을 크랙의 이용량 증가와 직접 연결하기는 어렵다.
지급수수료가 연간 매출을 웃도는 규모까지 늘어난 만큼 외형 성장 과정에서 관련 비용을 얼마나 통제할 수 있을지가 수익성 개선의 변수로 꼽힌다. 뤼튼의 실제 지급수수료 구성을 확인할 수 없어 이를 크랙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AI 서비스는 이용자와 대화량이 늘어날수록 모델 추론과 서버 사용에 필요한 비용도 함께 증가할 수 있는 구조다. AI 모델 이용료나 앱마켓 수수료처럼 이용량·결제액에 연동되는 변동비 비중이 높다면 매출이 증가하더라도 이익 개선 속도가 제한될 수 있다.
광고선전비도 2024년 61억원에서 지난해 294억원으로 4.8배 증가했다. 뤼튼은 지난해 지드래곤을 모델로 기용하는 등 대규모 브랜드 마케팅을 진행했다. 같은 기간 광고선전비는 233억원 늘었다. 지급수수료와 광고선전비를 합친 금액은 905억원으로 전체 영업비용의 85.4%를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 471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올해도 비용 부담을 살펴봐야 한다. 뤼튼은 지스타 2026과 G-CON 메인스폰서 참여에 이어 일본에 이은 미국 시장 진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스타·G-CON 후원과 해외 사업 확대 과정에서도 관련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이용자와 해외 매출 확대를 통해 이에 수반되는 비용 증가를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가 중요해진 이유다.
특히 뤼튼이 핵심 수익화 서비스로 키우고 있는 크랙은 이용자가 유료 재화를 구매해 AI 캐릭터와 대화하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구조다. 이용자와 결제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관련 변동비가 어느 정도 함께 증가하는지에 따라 외형 성장과 실제 수익성 개선 사이에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영업현금 512억 빠졌다…커지는 외부자금 의존도
현금흐름에서도 성장에 따른 자금 부담이 나타났다.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은 512억원으로 전년 249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당기순손실 581억원이 발생한 가운데 미지급금 증가 등 운전자본 변동이 현금유출 규모를 일부 줄였다.
뤼튼은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788억원을 조달했다. 이에 힘입어 연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77억원으로 전년 말 90억원보다 증가했다. 단기금융자산 50억원까지 포함한 유동성 자금은 약 327억원이다.
연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자산을 합친 327억원은 지난해 연간 영업활동 현금유출액 512억원을 밑돈다. 지난해에는 유상증자로 유입된 자금이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현금유출을 보완하면서 연말 현금 보유액을 늘릴 수 있었다. 올해 영업현금흐름이 얼마나 개선되는지에 따라 외부 자금조달 필요성도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뤼튼은 현재 시리즈C 투자유치를 진행하며 추가 성장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투자 전 기업가치로 1조원 안팎이 거론되는 가운데 1000억원대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즈C를 통해 확보하는 자금을 실제 매출 확대뿐 아니라 현금흐름과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도 주목된다.
뤼튼의 과제는 매출 성장 자체보다 외형이 커질수록 손실과 현금유출이 줄어드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지난해 매출은 15배 이상 늘었지만 영업손실과 영업활동 현금유출도 함께 확대됐다. 크랙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이용자와 결제를 실제 이익과 현금창출로 연결하지 못한다면 가파른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 개선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딜사이트는 뤼튼 측에 지급수수료의 세부 구성과 크랙의 이용자당 획득비용, 수익성 지표 등에 대해 문의했으나 답변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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