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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게임사 빈자리 커지자…지스타, AI·웹툰으로 눈 돌렸다
조은지 기자
2026-08-13 16:37:07
'크랙' 첫 비게임사 메인스폰서 등장…외연 확장 속 '게임쇼 정체성'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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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조직위원회가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지스타 2026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 시작에 앞서 조영기 지스타조직위원장가 발언을 하고있다. (사진=조은지 기자)

[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가 게임사 중심의 전시 구조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과 웹툰, 모빌리티 등으로 무대를 넓힌다. 콘솔 중심으로 게임산업의 무게추가 이동하면서 신작 개발 주기가 길어진 데다, 대형 게임사의 참가 여부에 따라 볼거리가 좌우되는 기존 전시 모델에도 한계가 나타났다는 판단에서다. 지스타가 자체 콘텐츠를 늘려 참가사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구상이지만, 비게임 영역의 비중이 커질수록 '게임쇼'라는 정체성이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지스타조직위원회는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지스타 2026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업과 타깃 오디언스의 외연 확장'과 '인하우스 콘텐츠 확대'를 올해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핵심은 참가 게임사가 무엇을 출품하느냐에 따라 전시회의 콘텐츠와 흥행이 좌우되는 구조에서 벗어나 지스타 자체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볼거리를 확보하는 것이다.


조직위는 최근 국내 게임산업이 모바일 중심에서 PC·콘솔 등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전시회 운영 환경도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대형 콘솔 게임은 개발에 5~7년이 걸리는 만큼 게임사가 지스타에서 신작을 공개할 수 있는 주기도 자연스럽게 길어졌다는 설명이다.


정승우 지스타조직위원회 실장은 "전시는 산업을 변화시키기보다 이미 완성된 산업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시장의 투영"이라며 "참가사에 따라 전시 콘텐츠가 달라지는 구조에서 벗어나 지스타에 오면 일정 수준의 경험과 재미를 얻을 수 있다는 포지셔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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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26’의 메인스폰서를 맡은 ‘크랙’(사진=조은지 기자)

◆게임사 빠진 메인스폰서…AI·웹툰·모빌리티로 영토 확장


변화는 올해 메인스폰서부터 드러난다. 뤼튼테크놀로지스의 AI 스토리 창작 플랫폼 '크랙(Crack)'이 메인스폰서를 맡는다. 게임사가 아닌 콘텐츠 플랫폼이 지스타 메인스폰서로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조직위는 게임산업의 주요 화두인 AI와 내러티브를 동시에 아우를 수 있다는 점에서 크랙을 파트너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관람객의 범위 역시 기존 게이머층을 넘어 웹툰과 팝컬처 이용자로 넓힌다. 네이버웹툰 '유미의 세포들' 이동건 작가와 협업한 키비주얼을 활용하고, 트렌드 거래 플랫폼 ‘KREAM’을 통해 공식 굿즈가 포함된 스페셜 패스를 판매한다. 오는 9월1일부터 6일까지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지스타 팝업스토어도 운영한다.


게임과 다른 산업을 직접 결합한 전시 공간도 마련한다. 벡스코 제2전시장 1층에는 이종산업과 인디게임을 결합한 특별 전시구역을 조성한다. 현대자동차는 '2026 현대 N 버추얼컵' 그랜드 파이널과 심레이싱 체험 공간을 운영한다. 인텔 신작 체험존에서는 '토탈워: 워해머 40,000'을 비롯해 세가 유럽 스튜디오와 코에이테크모게임스 등의 미출시 작품을 선보인다.


제1전시장 BTC 참가사로는 크랙을 비롯해 구글플레이, 웹젠, 팀42, 호요버스, 넷이즈게임즈, 빌리빌리 게임, 센추리게임즈 등이 1차로 이름을 올렸다. 조직위는 국내 주요 게임사도 추가 라인업에 포함돼 있으며 전체 참가사와 부스 배치도는 9월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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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유미의 세포들' 이동건 작가와 협업한 ‘지스타 2026’ 키비주얼(사진=조은지 기자)

◆참가사 의존 낮춘다지만…'게임 없는 게임쇼' 우려도


지스타의 외연 확장을 둘러싼 시선이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국내 최대 게임쇼라는 상징성과 달리 올해 일부 대형 게임사의 불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게임산업협회 주요 부회장사와 이사사의 참여가 줄어들 수 있는 데다 현재 공개된 해외 게임사 라인업도 중국계 기업의 비중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게임 기업과 콘텐츠를 늘리는 전략이 대형 게임사의 빈자리를 메우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확장이 거듭될수록 지스타만의 게임쇼 정체성이 옅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조직위는 이를 '게임에서 비게임으로의 이동'이 아닌 게임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영역의 확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영기 지스타조직위원장은 "콘솔 게임의 개발 주기가 길어지면서 대형 게임사가 지스타에 선보일 신작이 없는 상황도 맞물려 있다"며 "기존 출품사 위주의 지스타로는 위상을 높이기 어렵다고 판단해 AI와 콘텐츠 간 협업 등을 통한 외연 확장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도 "게임쇼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외연을 넓히는 것"이라며 "게임전시회이기 때문에 반드시 게임사가 메인스폰서를 맡아야 한다는 생각과는 거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참가사에 의존하지 않는 자체 콘텐츠 강화도 같은 맥락이다. ‘G-CON 2026’은 '내러티브'를 주제로 11월19일부터 이틀간 1500석 규모로 열린다. 장항준·이병헌 감독을 비롯해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와 미카미 신지, '파이널 판타지 VII'의 키타세 요시노리와 하마구치 나오키, CD프로젝트레드의 마르친 블라하와 필립 웨버 등이 연사로 참여한다. 게임 개발자뿐 아니라 영화 등 다른 콘텐츠 분야 창작자까지 연사 범위를 넓혔다. 강연 이후 연사와 개발자, BTB 참가자가 직접 의견을 나누는 무료 네트워킹 프로그램 '라운드테이블'도 신설한다.


BTB 전시장은 비즈니스 라운지를 전년보다 두 배 이상 확대하고, 스타트업과 소규모 개발사를 위한 0.5부스 규모의 '라운지 부스'를 도입한다. 투자자와 퍼블리셔를 연결하는 투자마켓도 다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조 위원장은 "올해 지스타는 경계를 넘어 다양한 산업과 연결되는 융합형 콘텐츠를 발굴하고 인하우스 콘텐츠를 강화했다"며 "참가 기업의 구성을 다양화하고 관람객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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