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기간 설정

'스마트폰 값' 못 올리는 삼성…마진보다 출하량·점유율
김주연 기자
2026-08-25 10:00:00
글로벌 판매량 상위 5개 스마트폰 모두 A시리즈…"점유율 지키기 위해 손해 감수"
이 기사는 2026-08-25 08:48:06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DX부문 사장이 이번에 출시된 갤럭시Z 폴드8 울트라와 갤럭시Z 폴드8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에도 제품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며 시장점유율 방어에 나서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비용 상승분 상당 부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로서는 점유율 유지를 위해 글로벌 판매량을 지탱하는 갤럭시 A시리즈 등 중저가 제품군을 포기하기 어렵다. 마진 훼손을 감수하더라도 출하량과 점유율을 지키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는 평가다. MX가 마진을 크게 남길 경우 DS(반도체) 부문으로부터 저렴하게 부품을 공급 받을 수 있다는 경쟁사의 오해를 받을 수 있어 제품 마진을 남기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메모리의 평균판매가격(ASP)은 지난해 연간 평균보다 약 220% 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 ASP가 전년 대비 3%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크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이 구매한 모바일용 반도체 가격도 올랐다. 올해 상반기 모바일용 메모리 가격은 전년 대비 211%,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솔루션 가격은 6% 상승했다. 카메라모듈 가격도 같은 기간 5% 올랐다. 핵심 부품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MX사업부의 원가 부담도 한층 커졌다.


올해 상반기 모바일 AP 솔루션 매입액은 7조438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7조7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여기에 올해부터 별도 공시된 모바일용 메모리 매입액 5조426억원이 더해지면서 두 품목의 매입액만 12조원을 넘어섰다. DX부문 전체 원재료 매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모바일 AP 17.9%, 모바일 메모리 12.2%로 총 30.1%에 달한다.


반면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 ASP는 지난해 연간 평균보다 약 7% 오르는 데 그쳤다. 올해 출시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6 시리즈 역시 국내 출고가 기준 인상률이 최대 8.6% 수준이었다.

ChatGPT Image 2026년 8월 24일 오후 06_13_24.png
삼성전자 주요 원재료 매입액, 주요 제품 평균판매가격 변동 추이(사진=챗GPT)

원가와 판매가격 사이의 간극은 MX사업부 실적으로 반영됐다. 삼성전자 MX·네트워크사업부는 지난 2분기 약 7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MX사업부 출범 이후 첫 분기 적자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확대만으로 급격한 부품 원가 상승을 흡수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삼성전자가 가격 인상에 신중한 배경에는 점유율 경쟁이 있다. 특히 글로벌 판매량을 떠받치는 갤럭시 A시리즈는 포기하기 어려운 제품군이다. 중저가폰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만, 점유율 방어를 위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상위 10개 제품 가운데 삼성전자 제품 5개가 이름을 올렸으며 모두 갤럭시 A시리즈였다. 중저가 A시리즈가 삼성전자의 글로벌 판매량을 떠받치는 핵심 제품군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점유율 확대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카운터포인트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4.3% 감소하는 가운데 삼성전자 출하량은 0.8% 늘고 점유율은 22.6%로 세계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자체가 크게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삼성전자는 출하량을 늘리는 셈이다.


삼성전자 역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해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X부문장 사장은 최근 임직원 대상 경영 현황 설명회에서 시장점유율 확대를 주요 경영 전략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 가격 상승 부담이 경쟁사에도 동일하게 작용하는 만큼 이를 시장점유율 확대의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자체 부품 조달 역량과 폭넓은 제품군, 탄탄한 유통망을 바탕으로 원가 부담 속에서도 물량과 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애플과 중국 업체 등 경쟁사들은 원가 상승에 대응해 제품 운영을 조정하거나 수익성 관리에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부품 수급난이 완화될 경우 삼성전자가 수익성 부담을 감수하며 유지한 점유율이 실적 회복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당장은 경쟁사들의 눈치로 인해 부품 가격 상승분을 MX가 흡수하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나아지면 단가 협상에서 유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왕 양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물량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수익성에서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할 수도 있다"며 "그럼에도 하락장을 지나는 동안 대다수 경쟁사보다 유리한 위치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