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채권을 섞은 이른바 '삼전·닉스 채권혼합 ETF' 시장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출사표를 던진다. 이 상품은 퇴직연금 DC형 가입자들이 채권 포트폴리오를 의무적으로 할당해야 하는 규제에 맞게 채권형으로 설계됐지만 삼성닉스를 주로 추종하게 구성된 것이라 수요가 크다.
올 들어 운용사 네 곳이 관련 상품을 연이어 내놓으며 경쟁이 과열된 가운데 KB자산운용의 RISE 상품이 4조원에 육박하는 순자산을 모으며 독주하고 있다. 후발주자로 참전하는 ACE는 기존 삼성·닉스 2종에 AI반도체 관련 한 종목을 추가하는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오는 25일 ACE 삼성전자SK하이닉스플러스채권혼합50 ETF를 신규 상장할 예정이다. 이로써 삼전·닉스 채권혼합 ETF 시장은 기존 ▲KB자산운용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삼성자산운용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하나자산운용 1Q K반도체TOP2채권혼합50 ▲키움자산운용KIWOOM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에 ACE 상품까지 더해져 5파전으로 확대된다.
현재 시장의 선두는 KB자산운용의 RISE다. 지난 2월 26일 가장 먼저 상품을 내놓은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의 순자산은 3조9261억원으로 약 4조원에 달한다. 이어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도 1조4514억원을 기록하며 추격하고 있다. 1Q와 KIWOOM 상품도 2000억원대 순자산을 확보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다만 최근 자금 유입 흐름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의 추격세가 두드러진다. 최근 한 달간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에는 699억원이 순유입되며 경쟁 상품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았다. 같은 기간 RISE가 219억원, KIWOOM이 216억원, 1Q가 4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 속에서 후발주자인 ACE의 승부처는 단연 차별화다. 전체 자산의 50%를 주식, 나머지 50%를 채권에 투자하는 기본 포트폴리오 구조는 기존 상품들과 같다. 핵심 차이점은 주식 50%를 채우는 방식에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0%씩 담고, 남은 10%는 AI 반도체 연관도가 높은 종목을 선별해 투자한다.
첫 번째 추가 편입 종목으로는 삼성전기가 낙점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된 기존 상품들과 달리 AI 반도체 관련주를 추가하면서 주식 부문의 수익원을 넓힌 셈이다. 해당 종목은 매년 3·6·9·12월 3주차 첫 영업일에 정기 변경된다. 전월 마지막 영업일을 기준으로 종목을 선정한다.
채권부문의 경우 잔존만기 1개월 이상 2년 이하의 국고채 및 1년 초과 2년 이하의 통화 안정 증권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구성종목은 총 24종목이며 정지기적으로 매월 마지막 영업일의 채권 평가 가격(시가평가가격) 기준으로 종목을 교체한다.
시장에 먼저 진입한 상품들의 성과는 조금씩 엇갈리고 있다. 5월 2일부터 8월 19일까지의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가 7.39%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KODEX(6.98%), 1Q(6.09%), KIWOOM(2.80%) 등이 뒤를 이었다. 보수 경쟁에서는 RISE와 1Q가 앞선다. 두 상품의 총보수는 연 0.01%로, KODEX와 KIWOOM의 0.07%보다 낮다. ACE 상품의 경우 보수는 0.07%로 책정됐다.
시장에서는 ACE가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상장 시점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최근 고점 대비 조정을 받은 만큼 신규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아진 가격에서 진입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삼성전자의 6월 평균 종가는 32만8322원, SK하이닉스는 243만5750원이었지만 8월(3일~20일)들어 평균 종가는 각각 24만7541원, 155만1461원으로 낮아졌다. 결국 ACE의 성패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의 주가 반등 여부와 함께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운 10%의 추가 편입 종목이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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