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올해 7월 국내 ETF 시장에서는 원유 관련 상품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며 국제유가가 급등한 영향이다. 반면 그동안 시장을 주도했던 반도체 ETF는 수익률 상위권에서 자취를 감췄다.
5일 딜사이트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7월 수익률 1위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WTI원유선물(H)로 한 달간 17.5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원유선물 Enhanced(H)가 16.99%의 수익률로 2위에 올랐으며 KB자산운용의 RISE 미국S&P 원유생산기업(합성H)은 10.51%의 수익률을 기록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수익률 상위 5개 ETF 가운데 3개가 원유 관련 상품이었다.
원유 관련 ETF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건 미국과 이란 간 대치가 장기화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공급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국제유가가 상승하며 원유 선물에 투자하는 ETF의 수익률이 덩달아 뛰었다.
실제 국제유가는 7월 한달 간 오름세를 보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월 말 배럴당 68.58달러에서 7월 말 84.67달러로 올랐고 브렌트유 역시 같은 기간 72.92달러에서 90.12달러까지 상승했다.
다만 이들 ETF의 규모는 아직 크지 않다. KODEX WTI원유선물의 순자산총액(AUM)은 508억원으로 가장 크고 TIGER 원유선물 Enhanced(H)는 140억원, RISE 미국S&P 원유생산기업(합성H)는 190억원 수준이다. 모두 순자산 1000억원에 못 미치는 소형 ETF지만 유가 급등에 힘입어 7월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원유 ETF와 함께 고배당 테마 ETF도 강세를 나타냈다. KB자산운용의 RISE200 고배당커버드콜ATM이 16.45%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신한자산운용의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도 각각 5.72% 4.99%의 수익률을 내며 상위 20위 안에 포함됐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상품은 RISE200 고배당커버드콜ATM이다. 이 ETF는 고배당주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하는 동시에 코스피200 지수를 대상으로 콜옵션을 매도하는 커버드콜 전략을 구사한다. 반도체주 중심의 강세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과를 냈지만 7월 들어 반도체주와 코스피가 조정을 받으면서 수익률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고배당 ETF 강세에는 제도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2월 통과된 3차 상법 개정안으로 자사주를 1년 내 소각하도록 의무화하면서 기업들의 주주환원 확대 기대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은행과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김영롱 신한자산운용 ETF컨설팅팀 부장은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금융지주의 견조한 이익 체력과 주주환원 정책이 부각됐고 이러한 모멘텀이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ETF 수익률을 견인한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정의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 본부장은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는 주주환원 수혜가 큰 은행주만 선별 편입하고 있어 주주환원 확대에 따른 효과를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7월 들어 반도체주가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관련 ETF 수익률도 일제히 부진했던 것이다. 실제 7월 한 달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만 봐도 각각 21.41%(33만4000원→26만2500원), 35.09%(265만원→171만8000원)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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