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한화비전의 재무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신사옥 매입과 자회사 투자 확대로 총차입금이 1년 반 만에 3배 가까이 불어난 데다, 신설 지주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한화M&S)의 핵심 계열사로서 향후 배당 정책 변화까지 맞물릴 경우 현금흐름 압박이 한층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비전의 총차입금은 2024년말 2657억원에서 2025년말 4215억원, 올해 6월말 7035억원으로 늘었다. 1년 반 만에 164.8% 증가한 규모다. 실질적인 차입 부담을 보여주는 순차입금 증가폭은 더욱 가파르다. 같은 기간 567억원에서 5356억원으로 9.4배 불어났다. 부채비율도 92.93%에서 136.80%로 43.87%포인트 상승했다.
차입 급증의 직접적인 원인은 대규모 자산 취득과 자회사 지원이다. 한화비전은 지난해 창원 통합공장 설립과 반도체 전공정 장비 R&D 등에 약 11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신사옥 매입에 약 2800억원, 자회사 한화세미텍 유상증자에 50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한화비전 측은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신규 사옥 매입과 한화세미텍 유상증자 참여 등 투자 집행, 매출 증가에 따른 운전자본 소요 등이 더해지며 차입금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향후 투자 소요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화비전은 본업인 시큐리티 사업의 R&D 투자를 이어가고 있고, 한화세미텍 역시 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장비인 열압착본더(TC본더) 시장 공략을 위한 추가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경쟁사인 한미반도체가 최근 1300억원을 들여 신규 생산거점 구축에 나서는 등 반도체 장비업계의 투자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산업용 장비 부문의 수주와 매출이 예상보다 지연될 경우 재무부담 완화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지주사 핵심 계열사로서의 위상이 현금흐름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다. 한화M&S는 오는 2030년까지 총 4조70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혔는데, 지주사 소속 계열사 중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는 곳은 한화비전과 아워홈 정도에 불과하다. 지주사의 투자 재원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환화비전이 상당 부분 짊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향후 배당정책 변화에 따라 추가적인 현금 유출이 발생할 경우 재무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화비전 관계자는 “재무 건전성과 성장 투자 재원 확보를 균형 있게 관리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현금흐름과 투자 여력, 차입금 등 재무 현황을 종합적으로 점검·운용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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