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김동관 수석부회장 등 한화그룹 삼형제가 인적분할을 통해 설립되는 신설 지주사 출범일에 맞춰 나란히 승진하면서 계열분리에도 가속이 붙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남이 이끄는 방산·조선·에너지는 물론 차남 김동원 부회장의 금융, 삼남 김동선 사장의 테크·라이프부문에서도 각사별 독립경영체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이달 30일 주요 경영진 승진 인사를 통해 ▲김동관 부회장을 수석부회장으로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을 부회장으로 ▲김동선 한화비전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고 밝혔다. 김동관 부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는 것은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한화는 김동관 수석부회장 등 삼형제가 모두 각자의 사업영역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완수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는 등 성과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승진을 계기로 사업 역량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사로 3세 경영체제가 본격화됐다고 평가한다. 단순 승진을 넘어 삼형제가 각자의 사업영역을 진두지휘하는 책임자로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서다. 김동관 수석부회장이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핵심 계열사 사내이사진으로 진입한 것처럼 김동원 부회장, 김동선 사장도 향후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책임경영에 나설 가능성도 존재한다.
승진 인사의 시점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내달 1일부로 진행될 이번 인사는 신설 지주사의 출범일과 같다. 한화는 올해 1월 인적분할을 통해 한화비전·한화모멘텀·한화세미텍 등 테크분야 계열사와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라이프분야 계열사를 아우르는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를 설립할 것이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한화는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 인적분할로 복합기업 기스카운트를 해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각 회사가 시장 상황에 부합하는 경영 전략을 독자적으로 수립하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력을 확보, 사업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골자다.
장기적으로는 삼형제의 계열분리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김동원 부회장이 주도하는 금융 계열사는 금산분리 규제와 조 단위에 달하는 자산 규모로 계열분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이번 승진으로 김동원 부회장은 향후 신설 금융지주 설립을 위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당국 인가 등을 헤쳐나가기 위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결과적으로 향후 추가적인 인적분할을 통해 ㈜한화가 ▲방산·조선·에너지 ▲금융 ▲테크·라이프 3개의 독립된 회사로 나눠지게되면 삼형제 간의 지분 거래가 이어질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한 한화에너지가 IPO를 공식화하면서 차남과 삼남의 경우 한화에너지 지분 매각과 IPO 과정에서의 구주매출을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승진은 삼형제가 각 사업영역의 전면에 나섰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한화그룹의 경영 승계와 계열분리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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