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한화가 대전사업장 폭발사고에도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인수 등 굵직한 방산 이벤트를 연이어 터뜨리며 성장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이 지배하는 주요 계열사의 입지가 더욱 탄탄해지는 행보로 평가된다.
한화오션은 7조8000억원 규모의 KDDX 사업에서 선도함 수주를 사실상 확정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AI 지분을 추가로 사들였다. 한국판 스페이스X 도약이 필요하다며 사업역량 통합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사실상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KDDX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에서 우선협상자로 사실상 결정됐다. HD현대중공업이 보안 감점 1.2점으로 경쟁에서 밀린 것으로 파악됐다. 방사청 출범 이후 18차례 사업에서 기본설계를 맡은 업체가 상세설계, 선도함 건조까지 도맡아온 관행은 이번 KDDX로 깨질 전망이다.
상세설계 업체로 유력한 한화오션은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 방산 계열사와 손잡고 함정에 무기체계 도입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전반의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 미국 함정시장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KAI 인수 의지도 또다시 드러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지난 16일 나란히 KAI 지분을 추가 매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HAUSA)가 보유한 1.01%까지 합산하면 한화그룹이 소유한 KAI 지분은 총 9.04%에 달했다. 수출입은행(26.41%)에 이은 2대 주주 자리를 굳혔다. 한화그룹은 연말까지 5000억원을 투입해 지분율을 12%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난 1일 대전사업장 폭발 참사를 겪으며 가라 앉은 그룹 분위기는 굵직한 방산 이벤트에 힘입어 2주 만에 반등하는 모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고 당일 김승연 회장의 사과 메시지를 담은 입장문을 내놓는 등 한화의 대응과 수습 노력은 대체적으로 업계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에게 KDDX 사업 수주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AI 지분 확대는 자신이 지배하는 핵심 계열사에서 입지를 더 키우는 과정으로도 평가된다. 그룹 차원에서 사고 수습에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영토 확대로 국면이 전환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KDDX 사업과 KAI 지분 인수 등에서 나타난 한화의 행보는 적극적인 대관 활동을 앞세운 결과로 해석되기도 한다. KDDX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시절 사업의 주도권이 사실상 HD현대중공업으로 기울었으나 한화그룹으로 오너십이 바뀐 뒤 판을 뒤집는데 성공해서다. 정부가 최대주주인 KAI 지분 인수에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주사업 통합 역량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이는 인수에 대한 당위성을 뜻하기도 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화가 적극적인 대관 활동을 앞세워 그동안 정부, 정치권 등에 뿌리내려온 폭넓은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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