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호 기자] SK에서 신약개발을 담당하는 바이오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중심으로 매해 실적 경신을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주가는 최근 1년새 최고점 대비 30~40% 내린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을 넘어 유럽이나 아시아 등 기타 글로벌 지역에서 세노바메이트의 시장성을 재차 입증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SK그룹 오너 3세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이 주도하고 있는 미래 신사업 개발의 성패가 회사의 중장기 밸류업을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다.
2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미국 내 세노바메이트(미국 및 한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유럽 제품명 온투즈리) 성장세를 볼 때 SK바이오팜의 매출이 올해 1조원에 근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바이오팜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4753억원, 영업이익은 1869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기간 상반기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누적 매출은 422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89%였다. 회사의 2분기 매출은 2474억원으로 직전 분기(2279억원) 대비 약 8.6%, 영업이익도 같은 분기 971억원으로 1분기(898억원) 보다 약 8%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SK바이오팜은 남은 하반기에도 실적 성장세를 자신하고 있다. 회사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내 세노바메이트 처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2분기 미국 내 해당 제품의 총 처방 수는 약 14만3000건으로 직전 분기 대비 8.4% 늘어났다. 에프엔가이드는 올해 SK바이오팜의 매출 전망치를 9763억원으로 설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SK바이오팜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8만6500원으로 52주 최고가(14만41000)원 대비 약 40% 낮았다. 전반적인 바이오 하락장 영향도 무시할 수 없지만,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시장 성장세만으로는 이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세노바메이트의 글로벌 시장성 입증이 SK바이오팜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미국 내 세노바메이트 매출을 제외한 기타 매출은 총 532억원이었다. 이는 ▲원료의약품 및 완제의약품 매출(264억원) ▲세노바메이트의 추가 국가 승인으로 인한 마일스톤이나 판매 로열티 수익을 포함하는 용역 매출(268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SK바이오팜이 미국보다 1년 늦은 2021년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 주요국에서 세노바메이트의 출시국을 늘리고 있다. 그럼에도 그 매출은 여전히 큰 성장세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최근 회사는 유럽 시장 내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SK바이오팜은 2021년 글로벌 투자사 ‘6디멘션 캐피탈’과 중국 현지에 합작사 ‘이그니스 테라퓨틱스’를 세웠다. 해당 합작사를 통해 지난 3월 중국에서 세노바메이트 기반 뇌전증약 ‘이푸루이’을 출시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에서는 연내 출시하는 것을 예고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세노바메이트의 허가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미국을 제외한 유럽이나 일본, 한국 모두 파트너사를 통해 진출하고 마일스톤, 판매 로열티 등을 받는 구조다”며 “각 지역에서 의미있는 규모의 로열티 수익이 언제 생길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에서는 현지 합작사에 지분을 투자하는 구조로 세노바메이트 진출이 이뤄졌다”며 “로열티 수익 같은 것은 따로 없고 합작사의 상장 등으로 지분가치를 높이는 걸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장기적인 회사의 밸류업을 위해 최 전략본부장이 주도하고 있는 SK바이오팜의 방사선의약품치료제(RPT)나 표적단백질분해제(TPD) 등 신약개발에서 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 세노바메이트의 뒤를 잇는 후속 신약 개발이 본궤도에 올라야 한다는 의미다.
SK바이오팜은 지난 1월 RPT 신약 후보물질 ‘SKL35501’에 대해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1상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승인받았다. 회사가 시도한 신사업 분야 첫 임상 진입 물질이며 연내 첫 환자 투여를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해당 물질의 자력개발 및 직접 판매 전략을 유지하는 만큼 상업화가 가시화되려면 최소 7년 이상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선 회사 관계자는 “RPT 물질을 자력개발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개발 성과를 쌓아가면서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이 있다면 기술수출 등으로 방향을 선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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