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골프존홀딩스가 자진 상장폐지를 위한 2차 공개매수를 시작했지만 순자산가치에 훨씬 못 미치는 주당 6700원의 가격을 둘러싼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핵심 자회사인 골프존카운티의 매각 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모회사의 상장폐지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주 간 법적 분쟁 가능성이 골프존카운티 잠재 인수자들의 의사결정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스제이투자홀딩스는 지난 10일부터 골프존홀딩스 잔여 지분을 대상으로 2차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공개매수 기간은 오는 9월 2일까지이며 매수가격은 1차와 동일한 주당 6700원이다. 에스제이투자홀딩스는 지난달 1차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85.2%까지 높였지만 코스닥 시장의 자진 상장폐지 기준인 발행주식 총수의 90%를 충족하지 못했다. 이에 추가 프리미엄 지급 없이 1차와 동일한 가격을 유지하며 약 384억원 규모의 2차 공개매수에 나섰다.
앞서 마감된 1차 공개매수 과정에서는 공개매수가 산정 기준을 두고 주주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미국계 투자사 터톤캐피탈은 골프존홀딩스의 주당 장부가치(BPS)가 1만9076원이라는 점을 들어 6700원이 회사의 자산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6700원은 BPS의 약 35% 수준으로 지난해 말 기준 투자부동산 장부가액과 외부 평가기관이 산정한 공정가치 사이에도 약 2500억원의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 "알짜 자산 숨기고 상장폐지 수순"
실제 골프존홀딩스의 장부상 주당순자산가치(BPS)는 1만9000원을 웃돈다. 여기에 장부가격보다 높은 부동산 가치와 매각이 진행 중인 골프존카운티 지분가치를 현실화하면 주당 순자산가치는 보수적으로 따져도 2만원 안팎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순자산 2만원짜리 회사를 주당 6700원에 사들여 비상장회사로 만들겠다는 셈이다.
터톤캐피탈이 특히 문제 삼은 것은 핵심 자회사인 골프존카운티의 기업가치다. 골프존홀딩스가 보유한 골프존카운티 지분(43.16%) 가치가 공개매수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터톤캐피탈은 골프존카운티 기업가치를 약 2조원으로 가정할 경우 골프존홀딩스 보유 지분 가치가 약 4000억원에 달하지만 공개매수 총액은 약 1037억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골프존홀딩스 핵심 자회사인 골프존카운티는 현재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으로 시장에서는 골프존카운티 기업가치를 최대 2조원 안팎으로 평가하고 있다.
가격 논란은 공개매수 절차와 정보공개 문제로도 번졌다. 터톤은 1차 공개매수 당시 독립적인 특별위원회 구성과 외부 전문가를 통한 가격 공정성 검토, 골프존카운티 매각 절차 및 가치평가 정보 공개 등을 요구했다. 이후 공개매수신고서와 이사회 의견을 둘러싼 문제를 제기하며 금융감독원에 진정을 제기했고 최근에는 특별위원회와 이사회 관련 의사록 열람·등사를 요청하는 등 주주권 행사에 나섰다.
◆ 공개매수가 보다 높은 주가 = 계획 실패 가능성
골프존 최대주주 측은 추가 프리미엄 지급 없이 기존 가격인 주당 6700원으로 2차 공개매수를 강행했다. 1차 공개매수에 실제 응모된 주식은 974만2319주로 목표 수량의 약 62.9%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지배주주 측이 매수가 인상 없이 자진 상장폐지 절차를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이나 추가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수주주들이 이번 매수에 추가로 응할 유인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실제 주주들의 선택은 주가에 나타나고 있다. 1차 공개매수에서 당초 목표 물량의 62.9%만 응모했다. 2차 공개매수가 시작된 이후에는 골프존홀딩스 주가가 오히려 공개매수가인 6700원을 넘어섰다. 지난 20일 골프존홀딩스는 7600원에 거래를 마치며 8거래일 연속 공개매수가를 웃돌았다. 장내에서 7000원대에 팔 수 있는 주식을 주당 6700원을 받고 공개매수에 넘길 이유가 사라진 셈이다.
이번 공개매수의 최종 목적은 단순한 지분 투자가 아니라 소수주주 지분을 정리한 뒤 회사를 상장폐지해 최대주주의 완전자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시장 관계자는 "자진 상장폐지 과정에서 직전 주가에 얼마의 프리미엄을 줬느냐뿐 아니라 소수주주가 포기하게 되는 기업의 순자산과 미래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도 함께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특히 대규모 자산을 보유한 지주회사의 경우 단순 주가 프리미엄만으로 공개매수가의 적정성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장부가 보다 비싼 부동산…숨겨진 가치는
골프존홀딩스의 실제 자산가치를 들여다보면 논란의 실체를 가늠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게 부동산이다. 골프존홀딩스가 보유한 투자부동산의 장부가액은 약 3170억원인 반면 공정가치는 약 5675억원으로 평가된다. 단순 차액만 약 2500억원이다.
골프존홀딩스 발행주식 약 4284만주로 나누면 장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부동산 평가차익만 주당 약 5800원에 해당한다. 이를 현재 장부상 BPS에 단순 합산하면 주당 자산가치는 2만5000원 수준까지 올라간다. 다만 지주회사의 순자산가치를 계산할 때는 보유 상장주식의 시장가격 하락 등도 함께 반영해야 한다. 골프존홀딩스가 보유한 상장사 골프존 지분은 지분법 장부가액보다 현재 시장가치가 낮다. 이를 보수적으로 시가평가하면 앞서 발생한 부동산 평가차익 일부가 상쇄된다.
최대주주 측인 에스제이투자홀딩스가 완전자회사 편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식매도청구권이나 포괄적 주식교환 등 추가적인 지분 확보 방식을 활용할 수 있지만 터톤캐피탈 측이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한 만큼 상장폐지 과정이 길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공개매수가격을 결정한 이사회와 지배주주 측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만큼 소수주주 보호와 이사회의 독립적인 판단 여부를 둘러싼 법적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 골프존카운티 매각까지 영향 받을 수도
일각에서는 골프존홀딩스의 상폐 논란이 골프존카운티 매각에도 부담으로 번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골프존카운티는 홀딩스의 자회사 형태인데 현재 경영권 지분 68.4%는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갖고 있고 골프존홀딩스는 잔여 지분 31.6%를 보유하고 있다.
MBK는 2018년 특수목적회사(SPC)인 한국골프인프라투자를 통해 경영권 지분을 취득했고 8년 만에 이를 매각하려고 한다. 시장에서는 거래 기업가치(EV)로 최대 2조원 안팎이 거론된다. MBK는 지난 5월 29일 예비입찰을 마쳤으며 현재 복수의 적격예비후보들이 본입찰 참여를 위해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2대주주 골프존홀딩스 보유 지분에 대한 드래그얼롱을 갖고 있어 매각 대상은 사실상 회사 지분 전량이다. 골프존홀딩스 지분이 매각 대상에 포함되는 만큼 현재 진행 중인 상폐 절차와 소수주주 분쟁 역시 이번 거래에서 완전히 떼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골프존카운티가 실제 2조원에 가까운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매각될 경우 골프존홀딩스가 보유한 지분가치 역시 장부가격보다 높아진다. 골프존카운티의 순차입금 등을 감안해 지분가치를 계산하고 골프존홀딩스의 유효지분율을 적용하면 보유 지분가치는 약 4000억원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 현재 장부에 반영된 지분가치보다 2000억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을 공정가치로 평가하고 골프존카운티의 매각가치를 반영하되 상장사 골프존 지분은 현재 시장가격으로 낮춰 잡는 방식으로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골프존홀딩스의 조정 순자산가치는 주당 2만원 안팎으로 추산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골프존카운티 기업가치를 1조5000억~2조원으로 높여 잡을 경우 조정 NAV는 대략 주당 2만2000~2만6000원까지 올라갈 여지도 있다. 공개매수가인 6700원과 비교하면 그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는 목소리에 설득력이 더해진다.
원매자 입장에서는 골프존카운티 인수 과정에서 골프존홀딩스 상폐를 둘러싼 주주 분쟁이 이어질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셈이다. 조 단위 거래를 추진하는 원매자들에게 모회사와 관련된 법적 분쟁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대주주 측이 목표한 지분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후속 상장폐지 과정에서도 소수주주와의 가격·절차 공방이 이어질 수 있어 골프존홀딩스의 상폐 작업은 당분간 순탄치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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