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무뇨스 사장 체제 2년차를 맞은 현대자동차.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외형은 커졌으나 이면에서는 5%대 마진의 늪에 갇혀 내실이 흔들리고 있다. 관세 압박과 원재료값 상승이 겹친 국면에서 현대차가 꺼내 든 카드는 오직 전사적 비용 절감뿐이다. 창사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한 지 2년이 지난 지금, 무뇨스 사장의 실질적인 역할과 존재감이 조직 내외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짚어본다.[편집자주]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현대자동차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 기대를 모았던 호세 무뇨스(José Muñoz)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2년차에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 핵심 사업과 밸류체인은 장재훈 부회장과 최영일 부사장 등 여전히 한국인 경영진이 쥐고 있는 가운데, 10년 만의 전면파업 위기와 글로벌 실적 둔화라는 복합 위기 속에서도 'CEO'로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내부에서도 불거지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안팎 사정은 악화일로다. 현대차 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은 이달 19일부터 근무조별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 21일에는 전면파업도 들어갔다. 현대차 노조의 전면파업은 2016년 단체교섭 이후 10년 만이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을 제외한 한국, 유럽, 중국 등 주요 거점에서 판매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노사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지만 협상 국면에서 무뇨스 사장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국내 생산과 노사 문제는 최영일 부사장이 사실상 전담하고 있다. 최 부사장은 최근 노조를 향한 담화문을 직접 내고 해고자 복직과 정년 연장 등 핵심 쟁점에 대한 회사 입장을 전달하는 등 노사관계 전면에 서 있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의 자동차 사업 밸류체인 전반을 총괄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 없이 비용 통제를 통한 수익성 관리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차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무뇨스 사장이 취임 2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조직 내에서 리더십이나 존재감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노조 파업과 주요 시장 판매 둔화 등 산적한 위기 앞에서 무뇨스 사장이 CEO로서의 돌파구 마련 보다는 강도 높은 비용 절감을 주문하는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무뇨스 사장은 푸조·시트로엥과 대우자동차, 도요타, 닛산 등을 거치며 굵직한 글로벌 경험을 쌓은 뒤 2019년 4월 현대차 북미·중남미 담당 사장(COO)으로 합류했다. 이후 2023년 3월 그룹 사내이사에 올랐고, 24년 11월 현대차 창사 이래 첫 외국인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영입 당시에는 글로벌 감각을 조직에 이식할 적임자로 기대를 모았으나, 한국 특유의 기업 문화와 노사 관계를 끝내 넘어서지 못했다는 평가다. 구성원을 설득하고 비전을 공유하기보다 단기 수치 중심의 관리에 치중하면서 내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닛산 재직 시절 무뇨스 사장은 ‘코스트 킬러’로 불린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의 측근 그룹으로 분류 됐는데, 일각에서는 그가 몸 담았던 시기 닛산 특유의 공격적인 실적 드라이브와 쥐어짜기식 경영 방식이 현재 현대차에서도 감지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CEO가 외국인인 경우 우리나라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실질적으로 파행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 대표적인 완성차 수장은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까지 아우를 역량이 필요한데 자국 사람을 임명하는 이유가 문화적 공감대 부족으로 집행부와 이견이 생겨 통일된 흐름을 주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