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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성과 못 넓혀…짙어지는 ‘북미형 CEO’ 꼬리표
김정희 기자
2026-08-24 07:10:00
올해 유럽·내수 뒷걸음·중국 0%대 성장…기아 판매·수익성 동시 추격해 격차 좁혀
이 기사는 2026-08-18 17:43:2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세 무뇨스 사장 체제 2년차를 맞은 현대자동차.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외형은 커졌으나 이면에서는 5%대 마진의 늪에 갇혀 내실이 흔들리고 있다. 관세 압박과 원재료값 상승이 겹친 국면에서 현대차가 꺼내 든 카드는 오직 전사적 비용 절감뿐이다. 창사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한 지 2년이 지난 지금, 무뇨스 사장의 실질적인 역할과 존재감이 조직 내외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짚어본다.[편집자주]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 양재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공=현대차)

[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호세 무뇨스(José Muñoz) 현대차 사장의 글로벌 판매 성과가 북미지역에 한정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미 성과를 발판으로 지난해 현대차 최초 외국인 최고경영자(CEO)에 올랐지만, 유럽·중국·내수 등 주요 시장에서는 판매가 역성장하거나 제자리걸음에 그치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송호성 사장이 이끄는 기아는 국내외 주요 시장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새로 썼다. 두 CEO의 성적표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 미국만 선방…유럽·중국·내수 뒷걸음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포함해 미국 시장에서 총 48만9656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수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의 미국 판매는 올해 들어 대체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1~7월 가운데 전년 동월 대비 판매가 감소한 달은 3월(-2.8%)과 4월(-1.5%)뿐이었다. 7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8만9427대를 판매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미국 밖으로 눈을 돌리면 분위기는 달라진다. 유럽에서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23만752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했다. 올해 1~6월 가운데 전년 동월 대비 판매가 증가한 달은 3월(6.5%)이 유일했다. 현대차가 재공략에 나선 중국 역시 베이징현대 기준 상반기 판매량이 9만4697대로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안방인 국내 시장의 부진은 더 뼈아프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31만6713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0.8% 감소했다. 7월에도 4만8113대로 전년 동월 대비 14.4% 줄었다. 1월을 제외하면 2~7월까지 6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현대차는 "전체적인 산업수요가 위축되는 가운데 노사 교섭 과정에서 발생한 생산 차질 및 신차 대기 수요 등의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 엇갈린 무뇨스·송호성…기아, 현대차 바짝 추격


무뇨스 사장이 이끄는 현대차가 주춤한 사이 송 사장의 기아는 미국·유럽·국내 등에서 판매를 늘리며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양사의 판매 성적표가 주요 시장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기아는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총 43만727대를 판매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이다. 같은 기간 유럽에서 6.9% 늘어난 29만609대를 팔았다. 같은 기간 국내 시장에선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한 29만5779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미국에 성과가 집중된 무뇨스 사장과 달리 송 사장은 주요 시장에서 비교적 고른 판매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 이어 7월에도 기아는 역대 최대 판매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10개월 연속 판매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판매 격차 축소가 일시적인 흐름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2~3년 내 기아의 실적이 현대차를 앞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기차 전환 속도와 인센티브 부담의 차이가 양사 실적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가 현대차 실적을 앞서는 핵심 요인은 EV 전환 속도 차이와 인센티브"라며 "기아는 EV2~EV5 대중형 풀라인업을 완성해 EV에서의 볼륨 확보와 수익성 개선 속도가 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양사의 미국 인센티브 차이도 대당 1100달러 수준까지 벌어져 단기간에 역전되기 어렵다"며 "2028~2029년 기아 실적이 현대차를 앞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처럼 미국 밖 주요 시장에서 부진이 이어지고 기아의 추격까지 거세지면서, 업계에서는 무뇨스 사장이 북미에 편중된 성장세를 다른 시장으로 확산할 전략을 보여줘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장 취임 이전 미주권역을 담당할 당시에는 북미 실적만 챙기면 됐지만, 현대차 전체를 책임지는 CEO가 된 만큼 글로벌 전체 판매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미국에서는 좋은 판매 성과를 내고 있지만 다른 주요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라며 “북미에서 입증한 경쟁력을 다른 시장으로 확산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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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주요 시장 판매 추이. (그래픽=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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