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인제니아테라퓨틱스가 기업공개(IPO)를 위한 공모 절차를 마무리했지만 상장을 남겨둔 기관 투자자 사이에서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기관이 물량을 나눠 받았는데 각자 몫이 커진 상황에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공모주의 첫날 가격 하락이 우려돼서다. 상장 후 주가 흐름에 따라 후폭풍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증권이 투자자에게 부담을 떠넘겼다는 지적과 함께 후속 딜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나타나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인제니아테라퓨틱스는 전날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닥 신규상장 승인을 받았으며 오는 18일부터 주식 거래를 개시할 예정이다. 최종 확정된 공모가는 1만2000원, 공모를 통한 자금 조달 규모는 600억원이다.
인제니아테라퓨틱스는 글로벌 빅파마를 대상으로 기술이전을 하면서 시장의 기대를 모았지만 실제 공모 과정에서는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수요예측에서는 국내외 307개 기관을 모으는 데 그치면서 50.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초 상장한 카나프테라퓨틱스와 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각각 2300개 이상 기관의 주목을 받은 것과 대비된다. 절반 이상의 기관이 희망밴드의 하단 이하 가격을 써내기도 했다.
실제 청약률은 수요예측보다 더 부진했다. 당초 기관 몫의 물량은 전체의 75%(375만주)였으나, 최종 배정된 물량은 74.1%(370만5496주)에 불과했다. 미달된 4만4504주는 실권주로 처리돼 삼성증권이 인수했다.
인제니아테라퓨틱스가 시장의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기관들의 짐이 커진 모습이다. 최종적으로 물량을 받은 기관은 214개, 금액으로는 444억6595만원이다. 문제는 규모가 작은 기관에도 상당한 물량이 배정됐다는 점이다. 삼성증권이 완주를 위해 기관 투자자들에게 리스크를 전가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IB 관계자는 “운용사만이 아니라 자문사 등에도 2억원 이상이 배정됐다”며 “소형 기관에게 이 정도 금액은 자금 회수를 하지 못할 경우 기관 자체가 휘청댈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상장 후 주가 흐름이다. 주가가 공모가보다 높은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이번 배정을 둘러싼 잡음도 크게 부각되지 않겠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가 하락 가능성을 키우는 요소는 수요예측 외에도 또 있다. 인제니아테라퓨틱스는 일반청약에서도 균등배정 물량으로 62만5000주를 배정했으나, 이중 36.7%가 추가 청약에 나서지 않아 비례배정으로 재배정됐다. 기관만이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소극적인 태도가 감지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코스닥 시장, 특히 바이오 섹터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른바 장이 좋을 때는 서로 물량을 더 받으려고 경쟁하지만, 최근처럼 장이 출렁거릴 때는 상장 전까지 물량의 리스크가 더 커보이는 셈이다.
상장일 주가급락으로 기관 투자자들이 실제 손실을 떠안게 되면 화살은 대표 주관사인 삼성증권으로 향할 수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기관과의 관계에 흠집이 난다면 삼성증권이 주관하는 후속 딜에서 기관 참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사례가 장기적으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IB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다소 무리하게 진행했다는 느낌이 있다”며 “상장 후 주가 추이를 봐야겠지만 후폭풍이 걱정될 만큼 불안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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